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시 겨울

조회수 : 649
작성일 : 2012-12-20 02:16:53

피곤하고 기운이 빠져 아이 옆에서 잠들었습니다.

세수도 안 하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아이가 엄마 배고파 하고 문 밖에서 나를 부릅니다.

꿈 속에서 나는 문을 열고 꾀죄죄한 내 아이를 얼른 데려다가 고기를 구워 먹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았습니다.

지루한 오년, 다시 견뎌야 할 오년이 우리 앞에 있구나.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목욕하고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립니다.

정신을 차려야 할 이유.

내 삶과 내 남편과 내 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박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나도 약게 살아야겠구나.

내 자식에게 더 사교육시키고,

돈이나 악착같이 모아서 온몸에 기름이나 반지르르 바르고 다니자.

 

그러면서 잠이 들었더랬지요.

그런데요...

애초에 그리 생겨먹지를 못한 걸 어쩝니까..

속이 상하지만, 시간 흐르면 박정희 사진 치켜든 노인네들 모두 가고

그 때는 내가 그 자리에 있겠지요.

 

그 때가 되면, 상식과 도덕과 예의가 있는 세상이 도래하겠지요.

누구 말대로 유신 때도 살아졌고, 오공 때도 살아졌어요.

세상 사람들 다 종북이니 어쩌니 해도

저는 여전히 좌파로 살아갈랍니다.

그깟 대선 패배 하나로 내 자존심 팽개치진 않겠다는 말씀이지요.

 

어쨌거나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가진 나라..

국민이 그 수준인 나라에서 살아가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문재인이나 안철수 같은 사람들

노회찬, 유시민, 심상정, 그리고 사랑하는 나꼼수 멤버들

그런 사람들과 서로서로 기운 내면서 살아볼랍니다.

 

겨울가고 또 겨울이 왔습니다.

몸단속 잘들 하세요.

 

IP : 110.12.xxx.5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2.12.20 3:15 AM (219.255.xxx.208)

    초겨울이 가고 한겨울이 온거 같네요.
    내일은 기운차게!!!!!! 살아내야지요.
    배신감과 *팔림과 멘붕이 동시에 왔지만......
    그래서 꼴도 보기 싫고 망해버렷!!! 라고 한번 외쳐보지만......진심은 못되는거.......
    어쩌나요 그렇게 생겨먹은걸..
    다시 질기게 버텨야죠...그 때가 오기를 기다리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8841 세대간 이야기 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거 같군요... 7 Common.. 2012/12/20 679
198840 너무 어르신들...뭐라고 하지 마세요...ㅠㅠ 그래도 다들 자식.. 15 고양이2 2012/12/20 2,467
198839 저 제주도 여행 취소 합니다 12 .. 2012/12/20 2,614
198838 아~~꿈이 아니었구나... 2 그래그래 2012/12/20 525
198837 20 대,30대는 90만명이 줄고 ,50대,60대는 150만명이.. 3 ... 2012/12/20 1,340
198836 빨리 한 세대가 후다닥~~~~지나 가 버렸으면 좋겠어요. 3 일편단심 2012/12/20 570
198835 문재인님 위로하는 광고라도 실어드리고 싶군요.. 282 믿음 2012/12/20 13,719
198834 박근혜 공약을 프린트합니다. 1 반드시 2012/12/20 1,547
198833 대한민국 경상남도 소도시 30대 후반 20 생각하기 나.. 2012/12/20 2,154
198832 힘내시구여! 펌글 하나 링크 합니다 _ 눈물나네요 8 풍산개 2012/12/20 1,178
198831 어제 결과가 좋아서(펌) 2 ... 2012/12/20 798
198830 저 10대때 제3공화국 이런 드라마 공부하듯 봤는데요 멘붕극복 2012/12/20 423
198829 특히 생각나는 나쁜엑스 1은 박명기 인거 같아요... 2 2012/12/20 583
198828 이승만과 친일파 미국에게 암살당한 김구선생과 독립투사들이 떠오르.. 3 계속 2012/12/20 628
198827 실비보험 2 천사 2012/12/20 642
198826 중고생들 요즘 노쓰 안입나요? 6 학교입구 2012/12/20 994
198825 생일 선물로 받은 돈 시사인, 오마이 뉴스에 기부 했어요 5 참언론 2012/12/20 786
198824 일하러 왔는데... 1 힘내요 2012/12/20 481
198823 나꼼수팀들 도울 수 있는 방법 뭐가 있을까요? 7 알려주세요~.. 2012/12/20 1,330
198822 없는 분들이 오히려 朴을 찍었네요- 지지율표 나와 있음 39 하늘 2012/12/20 3,398
198821 박근혜 당선축하 꽃다발을 준 아나운서의 남편이 해직기자 ㅠㅠ 9 차차 2012/12/20 3,532
198820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3 후레쉬맨 2012/12/20 641
198819 나이든 사람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쳐요.. 18 ㄴㄴㄴㄴ 2012/12/20 2,292
198818 전 계속 다카키에 저항하는 좌파아줌마로 남을겁니다. 13 ... 2012/12/20 845
198817 표창원 교수님 2시~4시까지 프리허그 8 ** 2012/12/20 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