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여아를 키우는 맘이예요.
아기낳기 전날까지도 일을 했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부터 제 인생은 달라졌어요.
매일 아침에 출근해야할것만 같았고
집에 아기랑 둘이만 있으니..남편은 아침에 출근 저녁 퇴근..
창밖에 보이는 찻길만 봐도..아기를 안고 어르면서 저기만 나가봤으면..
저기만 씽~하니 달려봤으면 속이 후련하겠다..라는 생각 많이 했었어요..
그렇게 출산후 얼마간 우울증 같은 감정에 시달렸구요..죄책감과 책임감..구속감 같은것에..
지금껏 줄곧 그런 감정들이 몇번이고 솓구치곤 합니다.
아기가 예민한 편도 있고.
밖에 내돌아 다니고 모험 좋아하던 제가 집에 아기랑 둘이서
대화상대 없이 남편 퇴근만을 기다리는 완전 아줌마가 됐다는 자체에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다고 아기가 밉지는 않아요..그런다고 모성애가 뛰어나서 아주 이쁘지도 않구요..
제발 한시간 만이라도 내게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밖에서 일이라도 하면 잠깐이라도 허리펴고 커피한잔정도는 마실수 있겠지.
전 오늘이 대선 전날이라는 것도 몰랐어요.
제겐 매일 그날이 그날이고..
어제 남편이 상갓집 갔다 온다는 거짓말을 했어요.
물론 남편도 힘들꺼라는걸 알아요..
저는 남편 오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아기좀 봐주면 저도 좀 씻구 밀린 집안일도 하고..여유가 생길텐데..
남편이 요즘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자기도 주말이 싫대요..좀 쉬고 싶은데 여기저기 불려 다녀..애기 보랴..내 눈치 보랴..힘들겠죠.
전 그런 남편을 한편으론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미워하고 있어요.
차라리 아기랑 둘이 살면 아예 기다리지도 않을꺼고..남편이 괜히 밉고 꼴베기 싫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일부러 남편 들으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한테 일부러 화내고 소리지른적도 있구요..
사람들은 벌써부터 둘째 이야기 하는데 저는 그것때문에도 스트레스 받아요.
지금 하나도 힘든데 둘째를 얼마나 잘 키울 자신도 없을뿐더러.
지금 장남에 장손에게 시집와서 아들을 기대했는데 딸 낳고..둘째는 아들 낳는다는 보장도 없고..
괜한 책임감 때문에 스트레스..
제가 또 딸딸딸딸-아들집에서 막내딸이예요..
어렸을때부터 아들아들 오냐오냐 하는 것도 너무 진저리가 나더라구요.
결론은 아들타령이죠머..
끝도 안보이는 육아에 둘째는 아들을 낳는 다는 보장도 없는 괜한 맏며느리로써 책임감과..
지금 저의 심리상태로 봐서 지금 아기한테도 잘해주지 못하는 죄책감.
한 일주일만 혼자 여행이나 다녀왔으면 좋겠네요..
그냥 주저리였어요.
길었네요.
- 콩나물에 물주듯이..밑 빠진 독에 그냥 물이 흘러버리듯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콩나물은 쑥쑥 자라고 있듯이, 지금 우리 아기도 쑥쑥 자라고 있겠죠?
항상 그말을 새기며 맘 다짐을 하는데
가끔 이렇게 내 자신이 한심할때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