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구순 바라보시는 친정 할머니 투표장에 모시고 가는 거 걱정되던 그 사람이에요.

천리길 조회수 : 1,990
작성일 : 2012-12-17 02:39:11

항상 투표 안 하시던 할머니를 10년 전 대선 때 처음으로 모시고 갔는데

너무 긴장하셔서 1번에 표 주고 오시고는 걱정하시더란 이야기 썼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이번에도 한 표 한 표가 너무 절실한 때라서 이번에도 다시 모시고 갈까 하다가

10년 동안 더 늙으셨는데 또 실수하실까 걱정하다가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면 어떨까 하다가

하여간 고민이 많았는데요.

 

며칠 전 친정에서 할머니를 뵈었는데

할머니께서 먼저 말씀을 꺼내시면서 "이번엔 내가 실수 안 한다." 하십니다.

"너희들이 그렇게 원하는 거 이 할미가 소원 들어줘야지."하시며

두 번 실수는 안 하신다고 당당히 말씀하시는 모습이 아주 정정하셨어요. 

 

우리 할머니,

625 전쟁 때 군인이셨던 할아버지 전사하셔서

전몰미망인이십니다.

혼잣몸으로 온갖 역경 거치시며 자식들 키우시고 이제는 당당히 자식자랑, 손주자랑 하고 다니시는 분이에요.

전몰미망인 모임에 가시면...

여기가 어떤 분위기일지는 설명 안 해도 되겠죠?

어버이 연합에 버금가는 할머니 연합이라 보시면 됩니다.

다만 까스통 같은 행동력은 없으시지만.

 

그래도 할머니는 자식과 손주들을 믿으신답니다.

 

이로서 저희 친정과 시댁은 모두 임무완수했습니다.

나이 어린 친정 남동생 군복무중인데 투표 당일 휴가 끝나는 날이라

집에서 투표하고 가려고 부재자 신고 안 하고

혹시 행정처리 잘못 될까봐 세 번이나 확인했답니다.

친정집 투표인 명부에 기재된 거 확인하고 안심했다 하네요.

친정 동네가 새누리당 표밭인데

거기에 한 표라도 파열을 내고 싶었나 봅니다.

 

친정 부모님, 동생들, 그리고 그 배우자들

모두 대선에 임하는 입장 똑같고

시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로서 저와 3촌간에 있는 모든 사람 중 투표권 가진 사람은

정권교체에 한 표 행사하는 것이 확실시 되었네요.

 

제가 이 글 쓰는 이유는 자랑하고파서..... 맞고요. ^^;

더 중요한 이유는 단 하루, 단 한 명이라도

여러분들도 함께 주변, 이웃, 친지, 동료들에게

부드럽고 차분하게 뜻을 전하면서 제대로 투표하실 수 있게 도움드리자는 뜻입니다.

 

그리고 함께 자랑글 올리자구요.

화이팅!

IP : 223.222.xxx.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천리길
    '12.12.17 2:39 AM (223.222.xxx.34)

    지난 글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433971&page=1&searchType=sear...

  • 2. 반지
    '12.12.17 2:40 AM (1.225.xxx.7)

    기억해요
    존경한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만수무강하시길 빌어드릴께요!

  • 3. 동그라미
    '12.12.17 2:41 AM (59.19.xxx.61)

    눈물나게 제가 다 감사드고 싶네요~^^

    할머니 더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 4. 만세
    '12.12.17 2:45 AM (121.125.xxx.183)

    감사합니다 원글님 ㅜ
    우리 할머니도 90이 넘으셨는데 아직 참 정정하세요
    근데 엄마에게 투표 안하시겠다고 하셨다고;; 제가 꼭 모시고 가달라고 말했는데
    우선 하루 전에 신신당부하려고 합니다. 지금하면 오히려 역효과 ㅎㅎ

  • 5. Wani
    '12.12.17 3:48 AM (118.220.xxx.218)

    감사 ~~
    감사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4542 제사에 동서들에게 무얼 준비해오라고 하면 될까요 7 제사 2012/12/18 1,377
194541 부산 떠난지 25년 됬습니다만..... 2 부산갈매기 2012/12/18 1,050
194540 오늘 2차토론 권영진/전원책 누가 나오나요? slkjfd.. 2012/12/18 483
194539 2표 획득 3 미래를 위하.. 2012/12/18 546
194538 자녀 외모..평가해주시는 분들.. 어찌해야하나요? 24 .. 2012/12/18 2,814
194537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어요. 1 미래 2012/12/18 288
194536 노무현 대통령님 전화를 받았는데 녹음을 못했어요... 14 공유 좀.... 2012/12/18 1,325
194535 부동층이 늘었답니다. 2 . 2012/12/18 1,267
194534 뭘 할까요 1 투표 2012/12/18 344
194533 웰컴팩 1 네스프레소 2012/12/18 359
194532 싱크대에 시트지 붙이면 나중에 잘 떨어지나요?: 1 2012/12/18 1,522
194531 퇴근전 나꼼수 최종화 올라온대요~ 5 .. 2012/12/18 1,194
194530 어제밤에 알바의 흔적이라는 글을 자유게시판에 올리고요 11 긍정최고 2012/12/18 872
194529 위내시경 했는데 좀 여쭤요.. 2 건강검진 2012/12/18 1,187
194528 저도 노무현대통령님 전화받았어요.. 2 제니 2012/12/18 737
194527 소설 1 ㅎㅎ 2012/12/18 705
194526 이 시국에 유용한 어플 하나~ 3 사랑이 2012/12/18 1,049
194525 딱 한 명 만 더 1+1 2012/12/18 428
194524 문후보님이 저희집에 3 마지막처럼 2012/12/18 919
194523 매매가 1억5천, 등기상 융자 1억3천2백... 전세 들어가도 .. 2 고민 2012/12/18 1,172
194522 강남역 갔다 왔어요 6 분당 아줌마.. 2012/12/18 1,707
194521 유키스 동호의 신들린 연기력 ㄷㄷㄷㄷㄷ 대박 2012/12/18 859
194520 치과 관련 아시는 분 저 좀 도와주세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 9 어금니 2012/12/18 1,257
194519 만세~~ 저도 받았어요~~ 17 드디어~ 2012/12/18 1,176
194518 응어리가 많아 점점 어두워져요 2 젤소미나 2012/12/18 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