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영된 윤여준의 찬조 연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특히 민주화에 있어서는 민주화 세력의 반대진영에 속해 있던 사람입니다. 그러면서도 민주화의 혜택은 누구 못지않게 누린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빚진 사람인 셈이죠. 그런 미안함과 부채의식이 마음 한켠에 늘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다들 한번쯤은 보신 적이 있을, 노무현 대통령의 정수장학회에 대한 의견입니다.
"나는 정수장학회가 장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을 돌려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고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라 생각하고, 대통령이 되고서 그것을 돌려줄
방법을 백방으로 모색해봤는데 합법적인 방법이 없더라고요. 군사정권 시절에는 남의 재산을 강탈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장물을 되돌려줄 힘도 없는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이 지금의 정부이지요.
세상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거사 정리가 안된 채로 권력만 민주화 되고 힘이 빠져버리니까 기득권 가진 사람들, 특히 부당하게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한테 참 좋은 세상이 되어버렸지요. "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하기는커녕,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억압해온 독재 진영에서 평생을 살아왔고,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민주화된 권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박그네입니다.
만약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박그네의 아버지 시절처럼 서슬 퍼런 독재권력을 휘두르며 반대파를 가차없이 숙청했다면,
박그네가 지금 대선후보로 나설 수나 있었을까요?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만약 박그네의 아버지처럼 "구국의 영웅"이 되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면,
박그네는 최소한 감옥행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평생을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사람들 덕분에 사람 목숨까지도
함부로 강탈할 수 있었던 국가권력이 민주화(=약화)되어, 박그네는 여전히 부당하게 물려받은 장물의 혜택을 누리며 아무런
고민조차 없이 대선후보로까지 나설 수 있었던 겁니다.
(민주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청산의 역사를 갖지 못한 것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박그네에게 딱히 거창한 것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민주화된 세상에 무임승차한 대가 정도는 양심껏 지불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민주화된 세상이 박그네의 정치적 생명과 장물을 지켜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박그네는 특권의식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참여정부 시절의 실책에 대해 온갖 책임을 문재인 후보에게 추궁하면서도,
명박이 정권의 총체적 국정파탄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적이 없고, 민주화를 위해 그 어떤 기여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혜택은 한껏 누리고 있으면서도 무임승차에 대한 부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장물과
아는 오빠로부터 받은 아파트 30채 값에 대해서도 그것을 받은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상식이라는 감각이 마비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정희에게는 금지된 가방의 반입이 자신에게는 허락된 것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으며, 우비의 모자를 스스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섬기는 사람들이 씌워주는 것을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그런 모습이 바로, 박그네라는 사람이 얼마나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사람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권과 불공정으로 대변되는 낡은 시대에 종언을 고하는 "2013 체제"에, 특권의식에 가득 찬 사람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박그네와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박그네의 인생을 "특권"이라는 한마디로 압축시킬 수 있다면, 문재인 후보의 인생은 온갖 특권을 거부하며 살아온 "행동하는 양심"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그네가 "수구독재 세력"이 아이콘이라면, 문재인 후보는 "민주개혁 세력"의 아이콘입니다. 박그네가
부당한 혜택을 누리면서도 단 한번도 그에 대한 책임은 져본 적이 없는 "특권층의 워너비"라면, 문재인 후보는 공정함에 대한
열망 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서민들의 워너비"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부당한 특권을 누린 적도 없고, 청와대라는 거대한 권력의 장에서도 주어진 권력
이상의 특권을 행사한 적이 없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면서 자기 삶의 일정 부분을 희생하기도 하였고, 헌정 이후 가장
민주화된 정권이었던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동참했던 사람입니다. 박그네의 주장대로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 시절의 "과"에
대해 전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참여정부의 가장 큰 "공"인 정치 민주화라는 업적도 문재인 후보가 독점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특권의식만이 있을 뿐, 책임의식은 단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박그네에게, 명박이 정권의 총체적 국정파탄에 대한 책임을
더 이상은 묻고 싶지 않습니다. 박그네가 책임을 지겠다고 해도 그녀와 수구독재세력의 무능함을 생각한다면 필사적으로 사양하고
싶습니다. 다만, 여당 실세로 군림하고도 무엇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그 무책임하고 비양심적인 태도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히
반성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민주화된 세상에 무임승차하여 그 혜택을 누리면서 살아온 대가는, 정치 민주화라는 큰 업적을 남기는데 공헌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으로써 지불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것이 민주화 세력의 반대 진영에서 평생을 살아왔고, 지난 5년 간
민주주의의 후퇴를 방관했던 사람이 응당 치루어야 할 "비용"이기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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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그네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
.. 조회수 : 744
작성일 : 2012-12-13 22:58:00
IP : 125.141.xxx.23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bluebell
'12.12.14 1:39 AM (211.202.xxx.26)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당연한 얘기가 안통한다는게 답답한 현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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