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각이 참 많아요.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1월말로 퇴직예정이예요.
나름 이 분야에서 이름도 알려져있는데
올 한해 일도 많았고 사람에게 시달려서
너무 힘들었어요.
게다가 두 달전 조직개편안이 나왔는데
제 자리가 참 애매하더라고요.
'언젠가는 관둘 때가 올 것이고
남자들도 나이 50까지 벌었으면 괜챦은건데
나도 참 잘했어'하는 마음으로
사직을 결심했고 그 의사를 한 달전 말씀드렸어요.
그동안 다른 일을 맡으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완강히 거절했어요.
너무 지쳐있어서요.
오로지 일을 그만 두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을 정도로.
월요일에 퇴직이 최종 결정되었고
이젠 약 50일정도 남았네요.
그런데 불쑥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워낙 쉬지 않고 일을 해왔기때문에
그 외에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집에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요.
원래 계획은 한 일년 쉬고 다시 일한다였는데
집에 있다보면 그렇게 될런지
이 나이에 직장을 관두는 것은
은퇴라고 아이들이 그러네요.
남편은 이젠 쉬어도 된다.
쉬어라 그리고 자기랑 시간 보내자 그래요.
남편은 비교적 시간이 많은 직업이라
저 때문에 놀러도 못다닌다고 불평이었거든요.
지금 퇴직을 결정한 것에는 단 한치의 후회도 없는데
이 감정은 무언지.
저 집에 있어도 잘 지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