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니라 굳이 애아빠라고 쓴 이유가 있어요.
아이 아빠로서 저는 정말 남편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요...
얼마전에도 글 올렸었는데요.
36개월된 딸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싫어해요....
제가 맞벌이라 17개월쯤 부터 어린이집 다녔는데
두세달 힘들어하다 적응해서 그다음부터는 그럭저럭 잘 다녔어요.
올 가을부터는 재밌어하며 다녔고, 10월달에는 데려다 주면 뒤도 안돌아보고 들어갈 정도로요.
그러다 11월초부터 애가 좀 힘들어 하더라구요.
아침에 데려갈때면 무섭다고 하고, 어린이집 안가고 싶다고 하고.
제가 요즘 휴직중인데...
점심 먹으면서 자꾸 엄마 보고 싶다고 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당분간 1시30분에 애를 데려오자 싶어 일주일 정도 그렇게 했어요.
그 사이에도 애는 여전히 가기 싫어서 아침마다 울먹이며 어린이집 들어갔구요.
그냥 무섭다고만해서...아직 조리있게 왜 가고 싶지 않은지를 설명하지는 못해요.
그러다 어느날 ... 다른 선생님이 점심 먹을때 혼냈다고 하더라구요.
어서 먹어, 라고 했다고. 때리진 않았다고도 하고, 때렸다고도 하는데...
어서 먹어, 라고 소리지르고 강압적으로 한것은 사실인거 같구요.
그러던차에 애가 장염으로 아파서,
담임선생님과 상담하고 ... 겸사 겸사 열흘정도 쉬게했어요.
아이를 잘 다독거려주면서 쉬게하고, 어제부터 다시 어린이집에 보냈는데요.
어제는 아침, 점심 조금 울먹이다 말았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들하곤 잘 지내고 놀기도 잘 놀았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또 무섭다고, 어린이집 안가고 싶다고해요.
아이 생일이 지났지만... 일부러 이쁜 옷도 입히고, 오늘 생일 파티 해달라고 했어요.
그럼 생일파티만 하고 집에 오자고 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들하고 생일파티하는거 좋다고요.
남편과는 주말부부예요. 저는 몸이 아파서 당분간 휴직중이구요...
그렇게 애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집에 와서 남편에게 전화하면서
어제 오늘 보내긴 했지만 애가 자꾸 울먹이고, 안가고 싶다고 하니 맘이 안좋다.
일주일 정도 보내보고 정 안되면 그냥 어린이집 안보내고 내가 데리고 있겠다,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은....
왜 자꾸 그런 생각을 하느냐, 엄마가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
어린이집은 무조건 보내라.
힘들더라도 아이가 다니면서 극복해야 한다. 라고 하더라구요.
남편은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자상한 사람이예요.
그런데....왜 이렇게 까지 어린이집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제가 휴직중이지만 아파서... 하루종일 매일매일 아이를 볼만한 체력은 안돼요.
그렇다고 남편이 저의 건강을 생각해서 그런건 절대 아니예요.
어린이집 가는 문제를...무조건 아이가 극복해야할 문제로만 보는 거예요.
저는 애가 스트레스 받으면서 가야할 필요가 있느냐
지금 가장 필요한건 정서적 안정이고, 스트레스 받으면 뇌도 쪼그라 드는 거다. 뇌발달에도 안좋다.
남편은... 정서적 안정이 중요한게 아니다. 뇌발달이 중요한게 아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엄마가 싸고 돌거냐. 아이가 극복할 수 있게 보내라.. 라네요.
제가 이건 왕따당하는 애한테 무조건 니가 극복하라고 학교 보내는것과 같지 않냐 했더니
그게 왜 왕따 당하는거랑 같냐고. 말도 안된다 라고....ㅠㅠ
저는요 정말 이문제를, 36개월 아기가 왜 극복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문제가 있으면 .... 아이가 왜 그렇게 힘들어 하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는게 먼저일거 같은데
남편은... 지금 중요한건 무조건 어린이집을 다니는거고, 극복하는 거라네요.
정말 화가 납니다.
제가 엄마로서 객관적으로 보고있지 못하는건가요?
제가 애를 나약하게 만드는 건가요? 애를 싸고만 도는 건가요?
어린이집 문제를 어찌해야할지도 머리 아픈데
남편의 이런 생각..........정말 이해가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