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치원 추첨에 꼭 아이를 동반하도록 했어야 할까요...

초콜릿 조회수 : 2,190
작성일 : 2012-12-13 04:41:34

2012. 12. 11.  내년에 7살 되는 아들의 유치원 추첨이 있었던 날입니다..벌써 3번째...

11월과 12월 5일에 각 각 있었던 유치원 추첨에서 당첨되지 않아 누구보다도 절박한 마음이었습니다.

아들이 다녔던 아파트 단지내 민간보육시설은 장소가 협소 하고 원아가 많지 않아 몇해 전부터 7세반을 운영하지 않고, 그나마 5,6세도 통합 운영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7세에는 다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

그런데 올해부터 교육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으로 모든 유치원이 추첨을 하게 되어 큰 아이가 졸업한 유치원에 추천으로 입학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도 다른 아이들의 엄마들처럼 유치원을 세곳을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12.11 추첨한 유치원은 아들이 아는 형들이 다니던 곳이라 무척이나 가고 싶어 했던 유치원입니다.

직장맘인 저는 아침에 아이를 일단 어린이집에 데려다놓고 출근해서 급한 일들을 처리하고,  추첨시간인 오후 3시에 맞추어 다시 아이들 데리고 유치원으로 가기 위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회사를 나섰습니다.

이번 유치원은 아이들 동반하여 추첨한다고 했습니다. 원장님말씀은 간혹 다른아이의 사진을 붙여 접수한 후 추후 정정을 요구하는 등의 사례가 있고 아이 유치원 원복 치수를 재러 다시 유치원으로 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부득이 아이들 동반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시면서 추첨장소에 나온 부모에게는 당락에 따른 감정표현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친구들~ 우리 유치원은 반이 3개 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기 있는 모든 친구들이 올 수 없어요. 그러니 여기 추첨이 안 되었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왜냐 하면 다른 유치원에 가면 되요. 알았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드디어...추첨이 시작되고,,정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추첨결과를 기다렸습니다. 7세반 남아는 단 1명만 뽑는데 6명이 응모한 상황이었습니다...

 행운은 우리 아이에게 오지 않았습니다. 딸랑 1명을 뽑는데 처음부터 기대조차 하지 말아야 했을 지 모르지만,,,이제 더이상 접수할 유치원도 없는데...구립어린이집은 대기자 명단에 올리더라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할 뿐아니라 차량운행을 하지 않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인데....

더욱 가슴아픈 것은 아들의 표정과 말입니다. " 엄마!! 나 이제 이 유치원 못 다녀? 떨어 진거야? 그럼...나 이제 어디가?"

아들을 보며 "응 그런데, 다른 유치원 가면 돼, 갈 곳 아주 많아!" 이렇게 말했지만...정말 막막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나...

추첨이 끝나고 대기자 명단에 아이이름을 올려놓고,,,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원장님을 만나서 사정이라도 해 볼 요량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옆에 함께 온 아이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후두둑 쏟아질 정도로 막막한 기분인데 혹시나 아이를 데리고 상담하다가 아이가 엄마의 눈물을 보고 더욱 상처를 받을까봐...한참을 기다리다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택시에서...아이에게 "우리 내리면 래미안 마트 가서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께. 뭐 먹을꺼야?"

하지만 아이는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냥 어린이집 가겠다고...녀석도 단단히 마음이 상했나 봅니다.

그런데. 저는 아이들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회사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어쩔 수 없는...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구청에서 운영하는 체능단 접수기간이 이번주 까지임을 알게되어 또다시 원서를 접수하고, 지난번 떨어진 유치원에 혹시라도 등록 포기자가 없는지 전화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유치원에서는 현재까지는 등록포기자가 없다고 다음주에 한번더 전화해서 확인해 보라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같은 또래를 키우는 동료에게 그날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더니...그 동료가 말합니다. 자기도 어렸을적 사립유치원 추첨에서 떨어진 기억이 있는데..그때..나는 참 운이 없는 아이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한동안 많았었다고..

 그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내 아이의 기억에도 혹시나 그런 안 좋은 기분이 오래도록 남는 건 아닌지...

 그리고 조금 원망스럽기도 합니다..꼭 그렇게 아이를 동반해서 추첨을 했어야 하는지..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아이에게 상처만 주는 것이 아닌지...

 여성의 사회적 지위운운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들 하는데..언제나 직장맘들이 육아, 교육 걱정 하지 않고 맘편히 일하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날이 오려는지...

답답한 현실에 잠도 오지 않는....새벽입니다. 

IP : 121.131.xxx.11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ㅜ 그건 아닌듯요
    '12.12.13 5:55 AM (222.100.xxx.147)

    아드님 상처 많이 받으셨겠네요ㅠㅜ 아이들한테 어릴때부터 경쟁심리를 가르치는것도 아니구 ㅠㅜ 에효 그렄 유치원이면 안다니는 편이 더 나을것같기도 해요ㅠㅜ 아드님 잘 토닥거려주세요.

  • 2. ㅇㅇ
    '12.12.13 6:35 AM (211.237.xxx.204)

    아휴.. 아이가 돌아오는길 택시에서 다시 어린이집 가겠다고 하는 부분에서 주책맞게 눈물이 다 나네요..
    아침부터 ㅠㅠ
    저는 딸이 고딩이라서 잘 모르거든요..
    저희 아이때만 해도 그냥 4살이나 5살때부터 동네 어린이집 맘에 드는곳 알아서 보냈고요..
    서로 오라고 난리였어요..
    2001년 첫 입학때 23만원인가?(그때 시세로는 꽤 비싼데였음)
    오전 9시부터오후 두시까지의 오전반이였고...
    차량운행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어린이집이며 유치원이며;; 서로들 오라고 난리였는데..
    뭐가 어떻게 바뀐줄 모르겠지만 참...
    그냥 차량운행하는 다른 유치원은 안되나요?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5008 머죠?내일 수능치르는듯 한 이기분은? 1 두근두근 2012/12/18 421
195007 최문순 강원도립대 등록금 91%삭감 1 무명씨 2012/12/18 1,077
195006 당신들에게 보내는 사랑고백이야. 이제 눈물 뚝했지? 5 사랑고백 2012/12/18 1,145
195005 이와중에 알러지 좀 알려주세요 4 이 사람도 .. 2012/12/18 816
195004 나꼼수 마지막회 (= 봉주 26회) 다운로드 버스 갑니다 4 바람이분다 2012/12/18 944
195003 김여진 찬조연설 보셨어요? 6 눈물 2012/12/18 2,700
195002 따끈한 여론조사 소식.. 5 흐미 2012/12/18 2,072
195001 청와대입성 반대 ㅂㄱㅎ서강대.. 2012/12/18 526
195000 문재인님이 82회원님께 영상 편지남기셨어요 24 2번 2012/12/18 2,636
194999 나꼼수 막방 감상기... 4 자유인 2012/12/18 1,498
194998 우리가 나꼼수와 문재인 후보의 "엄마"가 되어.. 2 이제는 2012/12/18 1,148
194997 빨간세상 경북 입니다. 5 사과 2012/12/18 2,087
194996 새누리 여의도 불법 선거사무실 또 적발 8 세우실 2012/12/18 1,288
194995 82cook 최근 많이 읽은글이 이상해요 7 래인 2012/12/18 1,448
194994 내일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 하겠죠 1 내일이면 2012/12/18 385
194993 2012년판 독립신문 = 나꼼수 ^^! 5 ... 2012/12/18 955
194992 (도올 김용옥 교수의 혁세격문) 분노하라! 직시하라! 투표하라 2 투표강추 2012/12/18 748
194991 네이ㅂ는 일위인데 다ㅇ은 없어요 4 수수엄마 2012/12/18 599
194990 네이버 '나꼼수 마지막회' 검색 !!! 쫄지않아 2012/12/18 656
194989 목도리(단색, 꽈배기모양) 좀 짧은 것 좀 찾아주세요~ 2012/12/18 354
194988 막판 확인 2 사무라이 2012/12/18 701
194987 맥주를 사러 갔다가 오는 길에 본 하늘엔 노란 달이 떴어요. 노란 달 2012/12/18 725
194986 저 드디어 해냈습니다. 3번 설득에 성공~!! 25 민주주의 2012/12/18 1,965
194985 ㅂㄱㅎ가 자꾸 문자질 해요... 4 왕짜증!! 2012/12/18 638
194984 40개의 아이디와 닉네임-30만건의 인터넷 조회 4 미친국정원녀.. 2012/12/18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