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회사 가는데 마침 길가에 있더라구요.
아마 등굣길이었나봐요. 엄마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서있던 그 아이.
1학기 때부터 우리 아이를 괴롭히던 아이. 최근에는 대놓고 나쁜 짓을 해서
결국 담임선생님까지 다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셨고
그 모습이 너무 진솔해 보이셔서
저는 그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사과하는 선에서 이번 일은 대책위원회 열지 않고 그냥 넘어가겠다고 답했어요.
그 후.. 저희 아이에게 그 아이가 사과했느냐고 물어보니
진심으로 미안했다..이런 말이 아니라 앞으로 또 그런 짓을 하면 그 때는 자기 엄마랑 자기가 와서 빌겠다나 어쨌다나.그랬대요.
그래서 제가 엄마가 무슨 죄냐...하면서 아이랑 웃어넘겼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 그 아이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제가 그 아이에게 인사를 하면서
사과했다는 말 들었다. 고맙다, 사이 좋게 지내라..이렇게 그 아이에게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옆에 있던 엄마가 누구시냐, 지금 하시는 말이 도대체 뭐냐 이렇게 물으셔서
따님에게 아직 못 들으셨나보다..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제가 사과를 요청했었다 이렇게 말했는데
그 아이가 엄마 앞이라서 그런지 자기는 그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더군요.(이미 다 드러나 증거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증거도 증인도 다 있다. 아줌마는 다 알고 있다. 어쨌든 사과해 줘 고맙다"그렇게 말했어요.
그런데 그 엄마는 전혀 모르는 눈치더라구요. 아이가 집에 가서 말을 전혀 안했나봐요.
오히려 저에게 "왜 남의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저를 원망하기까지...
그거 보니 아이끼리 화해하는 선에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처음부터 그 아이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말을 해 줄 걸 그랬나 싶고..
그래서 "담임 선생님께 물어보세요" 하고 그냥 그 자리를 떴습니다.
아마 그 엄마도 자기 아이가 학교에서 그런 짓을 하고 다니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테지만
피해자 엄마로서 제 딴에는 정말 관대하게 큰 맘 먹고 힘들게 용서한 건데..오히려 저를 원망하던 모습이 계속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