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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살짜리 딸이 이제 말을 잘해요. 너무 이뻐요

이뻐죽겠어 조회수 : 3,569
작성일 : 2012-12-10 16:25:37

28개월 딸이 하나 있어요.

얼마전까진 말을 그렇게 잘하는 것 같지 않았는데, 갑자기 최근 한두달 새에 말솜씨가 엄청나게 늘고 있어요.

온 집안이 애 말하는거에 깜빡 넘어갑니다. ㅎㅎㅎㅎ

저 여기다 얘기 좀 풀어놓을께요.(고슴도치 엄마 맞아요. 비난만 하지 말아주세요....)

 

 

1. 성당에서 미사 시간 중간에 딸이 "엄마 쉬마려워요"하고 말을 하길래 얼른 화장실에 데려갔어요.

변기에 앉아서 쉬를 하면서

"엄마. 00는 이제 기저귀가 필요없지요? 그럼요~그럼요~ 혼자서도 쉬 잘하지요? 그럼요~그럼요~"

이러면서 혼자 묻고 대답하더라구요. (제가 지키고 서 있느라 화장실 문이 열려있었어요)

할머니 한분이 보시고는 막 웃으시면서

"아이고. 아가 무슨 말을 그리 잘하니? 몇살이야?"

하고 물으시니까, 우리 딸 왈.

"부끄러워요!"

하는거에요. 그 할머니랑 저랑 빵 터졌고, 할머니께서

"할머니가 칭찬해주는 건데 뭐가 부끄러워?"

하고 다시 물으시자, 딸이 말하기를

"지금 00가 쉬하고 있잖아요."

하더라구요.

 

 

2. 눈이 많이 쌓인 날 아침에 딸과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왔는데, 아파트 안에 강아지 한마리가 눈길위를 산책중이더라구요. 딸이 갑자기 달려가더니

"멍멍이야!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러워! 조심해야돼!"

하고 외쳤어요. 그러자 강아지가 놀라서인지(?) 갑자기 뛰어가더라구요. 그랬더니 딸이 입가에 손을 대고 외치기를

"멍멍이야! 뛰면 위험해! 꽈당~하고 넘어지면 아야 해!"

경비아저씨가 나오셨다가 허리잡고 웃으셨다는..."아가야. 너나 조심해."하시면서;;

 

 

3. 신랑과 셋이서 안동국시집엘 갔어요. 국수를 한 가닥 후루룩 먹어보더니, 딸이 서빙하시던 아주머니에게 하는 말.

"아줌마~국수가 정~말 맛있어요!"

서빙하시던 분이 막 웃으셨어요.

그리고 조금후 그릇에 덜어준 국물을 그릇째로 들이키더니 딸이 말하길

"아, 시원~하다."

식당안의 사람들이 모두 웃었어요.

 

 

4. 시부모님이 저희 집에 오셨어요. 시어머니께서 딸에게

"00야. 여기는 누구 집이야?"

하고 물어보시자, 우리 딸이

"응. 천사네 집이야. 할머니 천사네 집."

ㅎㅎㅎㅎ

시부모님이 매일 딸을 붙잡고 "우리 천사, 우리 천사" 하시거든요..;;

 

 

5. 딸에게 모자에 털 트리밍이 된 패딩 점퍼를 입혔어요. 안입겠다고 난리쳤는데 밖이 너~무 춥다며 입혔지요.

그러자 저한테 딸이 묻기를..

"엄마. 이거 입으면 따뜻해?"

하길래,

"그럼. 털이 많이 달려서 따뜻하지."

하고 대답해주니, 갑자기 씩 웃으며 하는 말.

"엄마. 아빠는 털이 많~지? 아빠는 따뜻하겠다."

....

신랑이 집에서 반바지 입고 있으면 딸이 종아리 털을 보고 "우와~아빠 털 많다!" 하거든요.

혼자 깔깔 웃었지요.

그러자 또 잠시후 딸이

"근데, 엄마는 털이 없어?"

"응. 엄마는 우리 00처럼 털달린 옷이 없어."

"음...엄마. 그럼 내가 털옷 사줄께."

아, 또 귀여워서 꼭 안아줬지요.

 

6. 얼마전 모 호텔 부페에 갔는데, 식탁 위의 샴페인 잔을 팔로 쳐서 샴페인 잔이 떨어져 박살이 났어요.

여자 종업원이 제일 먼저 달려와서 유리 파편을 치워주고, 조금 후 지배인이 왔어요.

"괜찮으십니까?"

하고 지배인이 묻자, 저와 신랑보다 먼저 대답하는 딸.

"네. 00(자기 이름)는 괜찮아요. 그런데~언니가 아야했어요."

먼저 유리 치우던 여자 종업원이 약간 손가락 끝에서 피가 났거든요. 그 분이 빙긋 웃으면서

"언니는 괜찮아요~"

하고 말해주자, 우리 딸 왈

"00가 뽀로로 반창고 붙여줄까요?"

라고;

 

일기는 일기장에 쓰는 것 맞지만...죄송해요.

저 애 처음 키워봐서 너무 이뻐 죽겠어요. ㅠㅠ

 

 

IP : 124.243.xxx.12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매일
    '12.12.10 4:28 PM (183.98.xxx.26)

    일기장 일기 이쁘게 읽었어요
    이뻐 할 만하네요

  • 2. ㅇㅇㅇ
    '12.12.10 4:29 PM (210.117.xxx.96)

    아이고 이뻐라~
    종알종알 입을 떼는 시기가 왔구나.

    눈에 삼삼합니다.

  • 3. ㅁㅁ
    '12.12.10 4:29 PM (123.213.xxx.83)

    고 나이애들 말하는걸 들으면 시인같아요.
    굉장히 표현이 신선하고 시적이죠.

  • 4. ...
    '12.12.10 4:32 PM (14.38.xxx.162)

    왜 이런글에 비난하겠어요. 제 딸 아기때 생각나서 괜히 눈물나네요. 애기가 참 말을 이쁘게 하는게 아마도 엄마 영향을 받았겠죠. 이번에 수능 망친 딸때문에 하루하루 한숨인데 이런글 읽으니 왜 위로가 되나요. 맘껏 예뻐해주세요.

  • 5. ,,,
    '12.12.10 4:35 PM (123.141.xxx.151)

    절친 딸이 지금 40개월인데 원글님 아이처럼 말문 트일 때, 정말 친구 딸인데도 너무너무 이쁘더라구요
    부모 마음은 오죽할까요 ^^ 아이가 참 예쁘네요

  • 6. ...
    '12.12.10 4:36 PM (1.243.xxx.7)

    아이 귀여워라, 얼마나 이쁠까요.
    지금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신 돌아오지 않으니 정말 마음껏 사랑해 주세요.
    비난이라뇨. 이렇게 예쁜 아이의 말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 7. 아효
    '12.12.10 4:38 PM (121.145.xxx.206)

    넘 귀엽네요
    어디 녹음이라도 해두세요^^

  • 8. ...
    '12.12.10 4:38 PM (58.145.xxx.15)

    까칠한 중2딸래미때문에 내내 시련당한 기분으로 지내고 있는데..이글 보니 딸아이 어린 시절 생각에 저도 찔끔 눈물이 다 나네요. 마음껏 예뻐해 주세요..직장생활에 찌들어서 아이 어릴때 모습을 많이 눈에 담지 못했던게 지금 너무 후회가 되네요.

  • 9.
    '12.12.10 4:39 PM (125.187.xxx.175)

    천사 맞네요.
    너무 예뻐요.
    말이 아니고 입에서 옥구슬 꽃송이가 튀어나오는 것 같네요.

  • 10. 예뻐요
    '12.12.10 4:39 PM (61.73.xxx.109)

    아웅 이뻐라 글 읽으면서 저도 덩달아 엄마미소 짓게 되네요
    그맘때가 제일 이쁜것 같아요
    계속 그렇게 이쁜 아이로 자라거라~~

  • 11. 스텔라
    '12.12.10 4:47 PM (1.246.xxx.202)

    너무 예뻐요~이런 거 잘 기록해두세요~

    저도 딸아이가 막 말문터질 때 했던 말들이 어찌나 알알이 보석같이 박히던지!!

    그때만 쓰는 어휘며 표현들이 있거든요~세월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답니다...

  • 12. hhhh
    '12.12.10 4:50 PM (117.111.xxx.44)

    귀엽네요 네살우리아들은친정엄마와제가기도하니까 싸우는줄알고 손을잡게하면서 니네들싸우지마 너희드르사이좋게지내 이러더라구요

  • 13. ㄷㄷㄷㄷ
    '12.12.10 4:57 PM (125.178.xxx.147)

    부러워요.... 울아들 이제 32개월 다되가는데....원글님 딸에 비하면 진짜 말이 늦네요...휴...
    언제쯤 빵하고 터질런지....ㅎㅎ

  • 14. 헤헤~
    '12.12.10 5:01 PM (223.33.xxx.101)

    우리딸 8개월 남았당~ ㅎㅎ
    아직은 하루에 하는 말의 50%는 뽀~~~~로~~로
    40%는 아~빠~ 아빵? 아~~알~~빠아~~, 아빠빠빠~
    5%는 물
    4%는 빠빠
    1%는 오오~, 뽀오~, 붕~, 엄마.....기타등등 이지만..
    8개월만 버티면 의사소통이 되는 군요! ㅎㅎ

    원글님 딸 참 귀여워요^^

  • 15. gg
    '12.12.10 5:11 PM (118.91.xxx.39)

    남일같지 않네요. 아이 커가는 모습 지켜보는게 사는 보람이네요.
    애 낳기전엔 정말 애 싫어하던 일인이었는데.. 애 낳고 보니 모든 아가들이 예뻐보이네요.
    순수하고 예쁜 아가들.. 우리 잘 키워보아요 ㅎㅎ

  • 16. 난다
    '12.12.10 5:17 PM (180.224.xxx.4)

    제목 보자마자 웃음이 나요.
    지금 한참 이쁜 짓 잘 기억하고 기록해두세요.
    나중에 미운 짓할때 꺼내 볼 수 있게요.^^

  • 17. 안개도시
    '12.12.10 5:25 PM (203.226.xxx.215)

    아~~ 너무 귀여워요^^ 얼마나 이쁠까요 같은 아이 엄마라 그맘 너무 너무 잘알아요~~

  • 18. 33개월
    '12.12.10 5:43 PM (203.234.xxx.81)

    아들 키우는데 원글님 아이와 비슷한 수준인 거 같아요.
    정말 너무너무 귀여워요~~~

    하루종일 종알종알 너무 수준높은 단어 구사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문맥에 맞지 않는 말에 배꼽잡기도 하고
    이거 다 녹음하고 싶은데...

    귀찮아서 하나도 안하고 있지만요 -,.-;;;

  • 19. ㅋㅋㅋ
    '12.12.10 5:49 PM (219.255.xxx.165)

    저희 아들도 23개월인데 요즘 말하거든요. 곧 더 귀엽게 말하겠죠 ㅎㅎㅎ
    뭘 주면서 ' 자 ~ 가져가 ' 하고 아기주제에 엄청 정확하게 말해서 깜짝놀래고
    자기가 필요한 말을 넘 잘해요. 요쁠레 뜯어~ 빼~ 손놔~ 이런거 ㅎㅎㅎ

    셋째라 엄마~ 아빠~ 이말보다 .. ' 나도 줘 ' 이 소리를 정말 빨리 많이 했어요 ;;;
    큰애들 간식먹일때 빵이나 이런거 안주려고 몰래먹는다는게 .. 눈치가 어찌나 빠른지 총알같이 따라와
    나도죠 나도죠.. 이러네요

    고맘때 애들이 정말 예쁜것 같아요. ㅎㅎㅎ

  • 20. 우리 큰 언니네
    '12.12.10 6:06 PM (58.125.xxx.56)

    손자가 있는데요. 23개월이에요. 얼마나 이쁜지 맨날 출근해서 뽀뽀하고 장난치고...ㅋㅋ
    조카아기도 그렇게 이쁜데 내 아이면 얼마나 이쁘겠어요. ..
    우리 애들은 너무 오래 돼서 생각도 안 나네요.ㅋㅋ

  • 21.
    '12.12.10 10:05 PM (110.12.xxx.56)

    너무너무 예뻐서 지금 이순간이 멈추어지길 한 적도
    있어요
    우리 딸 이십구개월인데
    님 아이처럼 말을 잘 해요
    매순간 깜짝 놀라요
    요즘은 자기는 이제 아기가 아니고 언니라고 그래요
    아빠는 수염이 있어서 뽀뽀하면 따끔거리는데
    엄마는 안 그래요 하고 뽀뽀하면서 종알거리는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것 같아요
    아기 예쁘게 기르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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