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우리 친정집은 말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었어요.
평생동안, 한번도 제대로된 집에서 한번도 못살아봤어요.
90년대중반부터는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생활이 안정권에 들면서 양변기와 욕실을 쓸수있게 된 시대가 되었는데도 싼 월세집에서 그런 집이 있을수가 없잖아요.
연탄을 갈던 집에서 기름보이러로 이사간게 결국은 계단이 40개는 굽이쳐 내려와야 하는 판문점 땅굴같은 지하였어요.
그나마도 나중에 알고보니, 원래 다방을 하던 자리였는데 여주인이 자살을 하고 안팔리던 집이었거든요.
그사실을 이미 소문으로 들어 알고있었으면서도 리어카에 짐을 실어서 그곳에서 십년을 넘게 살았어요.
그집에 이사와서 중고등학교시절을 우리 세자매가 다 보내고, 직장생활을 할때에도 돈이 좀 모이는가 싶었는데 부모님이 애절하고 간절하게 무릎을 꿇다시피하면서 통장째로 다 쓰는데도 결국은 파산신고까지 했잖아요.
집이 그런상황이다보니, 동네에서는 하나둘씩은 꼭있는 어리버리한 바보아들가진 부모님들이 딸좀 달라고 수시로 찾아오질않나, 나중에 아빠 돌아가시고 몇일지나 알고보니 딸을 결국 그집에 줄것도 아니면서 줄것처럼 사람속을 휘저어가면서 돈을 이백,삼백 빌린 집도 있더라구요.
결국, 동생들은 그나마 시댁들이 부자인 집에 시집을 가서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는 데요.
아이가 9살인 지금, 저는 그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시댁에서 받는 수모가 아주 대단합니다.
드러내놓고 사람을 면전에서 무시하고, 그 시댁도 예전엔 아주 가난한 집이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딸기농사도 크게 짓고 복숭아농사도 크게 짓고, 땅도 집도 몇채씩 되지만, 그걸 표나게 드러내놓고 살진 않는
제대로 된 방하나 없고 구색있는 장농 하나 제대로 없는 그런 시골집이예요.
그런데 문제는 그 시댁도 시부모가 모두 안계시는(제상황이 그러하니, 결국 제가 맘편하게 고른 사람도 그런 사람)
상황인데, 복병이 거기에 있을줄 몰랐어요.
시부모님이 안계시니, 시댁에선 제 편이 되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눈에는 넘쳐흐를듯이 노란빛으로 넘실대는 멸시로 입을 비쭉대면서 무시하는 형님, 시댁조카며느리,딸들 다있습니다.
그집을 십년넘게 가고 있으니, 힘들어요.
처음에 신혼살림 꾸렸을 당시는 아주 힘들었어요.
자신도 해준게우리한테 없으면서 예단한번 제대로 안해왔다고 무시가 장난아니었거든요.
지금도 우리한테 하는 태도가 ... 아주 예절을 땅에 패대기친 자세에요.
그동안 저는 그분들한테 잘하려고 비누도 만들어 포장해드리고 늘 15만원에 배,사과, 더덕들을 갖고갔는데도 제사만 끝난 아침무렵엔 산에 성묘하러 가라고 삽을 들고나와서 우리를 문간까지 쫒아내는거에요.
그런 모습들을 여과없이 지켜보는 그 조카며느리는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그렇게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의 심리는 도대체 어떤건가요?
그게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