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통화를 했어요.
친구는 결혼초부터 시부모님과 합가해서 살고 있는데 가끔 통화해서 얘기 들을때마다 신기해요.
결혼초부터 시어머님은 절대 애 맡기지 말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한집에 살아도 육아문제는 시어머니께 부탁하지 않는대요.
잠깐이라도 나갈 일이 생기면 어린이집이나 동네 아는 엄마에게 부탁한대요.
그런 점에 대해서 친구가 시어머니께 섭섭해하지도 않고
시어머니도 애 봐주지 않지만 육아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니 참견이나 잔소리도 없으시대요.
아이가 아플때 엄마가 애를 어떻게 봤냐?이런 얘기 없으시고 알아서 잘 키우겠거니...하신대요.
시어머니는 좋아하시는 운동을 다니시다가 요즘엔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하셔서
(늘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싶다고 하셨대요.) 가끔 용돈을 주시기도 하신다며 막 웃어요.
시아버지는 퇴직하셔서 집에 계시는데 집에 있는거 심심하다고 매일매일 나가신대요.
식사도 밖에서 해결하는 편이라 친구가 식사준비를 신경쓸 필요가 없대요.
한번은 시고모님이
"시아버지 식사 좀 챙겨라."라는 말을 했는데 오히려 시아버님이
"우리집 일에 간섭하지 말아라.식사는 내가 알아서 잘 한다."
라고 하셔서 지금은 아무도 시아버지 식사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도 없답니다.
친구가 염려스러워서 집에서 식사하시라고 했더니
"내가 밥도 못먹고 다닐까봐.그러냐?아직은 아니다."
라고 하셔서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식사준비해 놓으라고 시키시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셨대요.
시누도 많고 형제간이 많은데 얘기 들어보면 다른형제 집 일에 왈가왈부하지 않는 성격들인듯해요.
시누들도
"우리 엄마,아빠에게 잘해라."이런 소리 한 적도 없고
한번은 가장 잘 사는 시누가 이백만원을 주면서
"내가 제일 잘 버니까 주는거야."라고만 하더래요.
물론 그 돈으로 시아버지 병원비와 치료비로 다 썼지만 그것도 참 고맙다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가끔 그 친구랑 통화하면 정말 딴나라 이야기를 듣는 기분도 들고
정말 행복하고 평화로운 기분까지 들어서 자주 통화하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