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 사정을 툭 터놓고 말하고 싶어지네요.
제 사정을 아시는분이 볼까봐.. 퇴근무렵엔 지우겠지만..
제가 그 원글님 부부랑 똑같은 부부생활을 11년 했어요.
저는 그래도... 그래도 애 아빠인데.. 애 생각해서.. 참은 세월이 10년이고요.
제 남편도..맞벌이 임에도 불구하고, 근처에 사시는 시어머님이 아이들을 케어해주신다는 걸로
일년내내 어깨에 힘주고 본인은 회식.운동.기타등등으로 가정에 소홀했고요.
그럼에도 항상 모델하우스같이 정돈된 집. 먼지 하나 없는 집을 부르짖었고요.
아이들이 아프면 약하게 낳은 제탓이고, 집에 먼지가 많아서 게으르다며 제탓을 했고
정신적으로 어머니로부터 독립을 못해
늘.. 우리어머니, 고생하신 어머니, 불쌍한 어머니. 대단한 어머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죠.
아이 돌잔치날 친구들과 새벽세시까지 술먹다 들어와서는
장인 장모도 와계신데 좀 일찍 들어오지 그랬냐는 말에
니가 좋아서 결혼한게 아니고 엄마가 너랑 하래서 한거다. 니가 베란다로 떨어져 죽었음 좋겠다던 사람이었어요.
남편의 장점은.. 회사는 빠지지 않고 잘 나간다는것. 남들이 보면 좋은 사람이라는것.
아이랑 관계는 좋다는것.. (제가 그렇게 만들어 준것이지만.) 이것 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한텐 더없이 호탕하고, 성격좋고, 인간관계 끝내주는 괜찮은 남자였지만
저한텐 늘 도끼눈을 뜨고 집에만 들어오면 말투도, 표정도 싹 바뀌는 사람이었습니다.
술먹던 유리컵을 던져 박살내고. 리모콘을 던졌다가.. 이혼하잔 소리에 그이후 던지는건 안했었지만
새벽까지 술먹고, 카드쓰고는 그다음날 설거지한번. 청소한번 해주면 당연히 다 풀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도 자주 그러다보니.. 본인이 매우 가정적인 남자이고, 본인같은 남자는 세상에 없다며..
상 받아야한다고 합니다.
저를 향한 미혼인 시숙의 일방적인 시비와 욕설. 그럼에도 울타리가 되어주지 않는 남편.
무릇 여자란 퇴근하고 오는 남편발까지 닦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저랑은 지적인 수준도. 사소한 대화조차도 통하지 않아 저는 결혼생활내내 늘 외롭고 힘들었어요.
자격지심도 굉장히 심했고, 나중엔 의처증 증세까지 보이고..
술먹고 들어오면 자는 저한테 쌍욕을 했어요.. 처 잔다고..
그러다 술에 취해 정말 못 볼꼴을 두번이나 보고나서..
시어머니 생신날도 새벽에 들어와서는 생일상 앞에서 쌍욕을 하며 숟가락을 던지고 일어서길래..
야쿠르트 한병을 10분이나 걸려 겨우 마시고, 하루 한끼 겨우 먹을까 말까,
라면 반개를 끓이면 그것조차 남기고 버리는..
아이 옆에 자면서도 자꾸 베란다 빨래줄이 눈에 보이고, 그냥 베란다로 걸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모든걸 접고... 준비를 해서 집을 나왔습니다.
아이요..?
시어머니와 남편은 지 새끼. 손주만 귀하지 저는 밖에서 돈벌어오는 보모 역할밖에 하지 못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너 왜 내 새끼한테 반찬을 이렇게 대충 해주냐고?
아이 앞에서 저를 때리는 시늉도 몇번이나 하셨던 분이니까요.
아이 앞에서 너네 엄마는 웃긴다 그치.. 냉장고 정리를 뭐 이렇게 하고 사냐..? 엄마 오면 혼내야겠다..그치..
내내 이런식으로 아이한테 삐뚤어진 사랑을 쏟는 분이셨고..
남편은 니가 없어도 엄마있으니 아이는 문제없다며.. 애 데리고 가면 내가 너 찔러 죽인다며.. 협박했었어요.
결국.. 아이는 두고.. 저 혼자 나왔습니다.
아이 버리고 나온 년이 되었지만.. 저는 제가 자살할까봐.. 제가 살고싶어서 그랬어요.
정말 절실했어요.
아직은 아이 문제도, 이혼도 제대로 되지 않고.. 어정쩡하게 그 사람들 얼굴 안보고 사니 그걸로 족해서 삽니다만.
앞으로도 첩첩 산중이 남아있어요.
제가 회사그만두고 이 도시를 떠나야만 이혼 해준다고하고,
제가 나온거니 아이는 볼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제 코가 석자인데... 제가 남한테 조언 할 처지는 아니지만..
저랑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다 생각해서.. 두서 없이 막 적어 내려갑니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계신분들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그런 남편이랑 힘들게 살지.
그냥 나혼자 이런거 저런거 감수하고 살지. 잘 생각 하셔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