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밥 주던 길고양이 부부가
추워하며 문 열어달라며 울어대서 집에 들였다고 글 올렸었습니다.
내년에 부모님과 합칠 예정이라 고양이를 키울 수가 없어
마당에 고양이 집 지어주었는데요..
다시 추운 밖에 내쫓을 수 없어.. 여전히 얘네는 집안에 있네요..
지난 번 글을 살짝 요약하자면
암컷은 흰색 터키쉬앙고라로 집 나온지 얼마 안된 공주같은 성격의 집고양이 출신
수컷은 노란코리안숏헤어로 전형적인 길고양이,, 그러나 등치가 작고 겁이 많아
다른 수컷들한테 많이 맞고 이 동네에서 쫓겨나기 직전 터앙암컷을 만나서
그나마 쫓겨나지 않고 둘이 함께 다닙니다.
흰고양이는 고단한 길생활에 의지할 친구가 생겼고,
노랑이 역시 다른 고양이들의 위협으로부터 의지할 친구가 생긴거죠..
얘네 둘을 더 내치지 못한 것이
이 부부를 노리는 등치 큰 고양이가 있는데,,
저희 마당까지 수시로 들락거리며 위협하고
제가 잠시 딴 짓하는 사이에 열린 현관 문 사이로 들어와
거실 안에서 싸움도 여러번 났었습니다.
(이 부부가 언제 배변을 위해 나갈지 몰라 대부분의 시간을 문을 열고 지냅니다.)
노랑이는 잔뜩 겁에 질려 등치큰 고양이가 올 때마다 얼음이 되어 덜덜 떨기만 합니다..
얘네를 24시간 지켜줄 수가 없으니, 마당에 집을 지었어도
안심할 수가 없었지요..
어쨋든,, 이제 며칠이 지났는데..
흰둥이는(암컷) 집고양이 출신이라 눈치도 빠르고 집에서 어떻게 생활해야하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화초를 뜯는다던가 높은 곳에 올라가 물건을 떨어트린다거나 이런 짓은 전혀 하지 않아요.
말썽 전혀 없고, 원하는 게 있으면 야옹대며 불러요.
대부분 밥을 달라거나 물을 새로 채워달라는 것이고,
그 외의 시간은 거의 잠만 자네요.
노랑이는 길고양이로 오래 지내고, 호기심도 상당히 많아서
집안을 다 들쑤시고 다니네요.
말썽부리는 것은 다 노랑이..
그런데 힘이 약하고 겁이 많아서 흰둥이랑 같이 밥을 주면 거의 못 얻어먹어요.
흰둥이가 다 뺏어먹거든요.
그래서 흰둥이 없는 시간에 몰래 챙겨줍니다.
한가지 의아한 것이... 오히려 길고양이 출신인 노랑이가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흰둥이가 집밖에 혼자 산책을 다녀요;;
특히나 제가 통조림 없이 사료만 주거든요. 노랑이는 그것도 아주 좋아하며 먹는데
흰둥이는 진짜 배고플 때 서너입 먹다가 밖으로 나가버려요.
어제는 나가서 뭐하나 봤더니,, 고깃집 앞에서 있다가(고깃집에서 고기를 줘요)
나오는 게 신통치않으면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냐옹대며 구걸(?)을....;;
오히려 노랑이는 나가고 싶어하지 않아요.
나가는 걸 무서워하고...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점
노랑이가 글쎄 배변하러도 안 나갈려고 해요.. 밖이 무섭나봐요(언제부터 집고양이였다고;;)
한참을 오줌을 참다가,, 글쎄 쇼파 위에 다가 실례를;;;;
제가 "야 임마 여기다 싸면 어떻게 해!!"하며 소리를 지르니까
야옹야옹야옹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면서 이불을 끌어다 덮으려고 허헐.......
그래서 "안돼!!" 하니까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집앞을 뱅뱅돌길래
혹시 또(ㅇ)이라도 쌀까 싶어 밖으로 내보냈거든요.
그랬더니 한 1~2분도 안되어 금방 들어오더라구요..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노랑이가 오늘 단 한번도 나간적이 없더라구요.
흰둥이는 혼자 나가서 돌아다니고 산책하고 구걸(?)하고 몇시간 있다 들어오고 하는데 말이죠...
혹시 고양이 모래를 사야하는 걸까요?
저희 집 바로 앞에 얘네 배변하는 모래밭도 있는데..
노랑이는 왜 그런 걸까요?
제가 혼내니까 기가 죽었는지 구석에 숨어서 안나오길래 한참을 미안하다고 앞에서 그랬더니
그제나 빼꼼히 나와 제 옆에서 지금 잘 자고 있습니다.
(아직 만지지는 못하게 하지만요)
잘 아시는 분은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