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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난 번 집에 들인 길고양이 부부얘기입니다.

그리운너 조회수 : 2,949
작성일 : 2012-11-23 01:03:42

지난 번에 밥 주던 길고양이 부부가

추워하며 문 열어달라며 울어대서 집에 들였다고 글 올렸었습니다.

내년에 부모님과 합칠 예정이라 고양이를 키울 수가 없어

마당에 고양이 집 지어주었는데요..

다시 추운 밖에 내쫓을 수 없어.. 여전히 얘네는 집안에 있네요..

 

지난 번 글을 살짝 요약하자면

암컷은 흰색 터키쉬앙고라로 집 나온지 얼마 안된 공주같은 성격의 집고양이 출신

수컷은 노란코리안숏헤어로 전형적인 길고양이,, 그러나 등치가 작고 겁이 많아

다른 수컷들한테 많이 맞고 이 동네에서 쫓겨나기 직전 터앙암컷을 만나서

그나마 쫓겨나지 않고 둘이 함께 다닙니다.

흰고양이는 고단한 길생활에 의지할 친구가 생겼고,

노랑이 역시 다른 고양이들의 위협으로부터 의지할 친구가 생긴거죠..

 

얘네 둘을 더 내치지 못한 것이

이 부부를 노리는 등치 큰 고양이가 있는데,,

저희 마당까지 수시로 들락거리며 위협하고

제가 잠시 딴 짓하는 사이에 열린 현관 문 사이로 들어와

거실 안에서 싸움도 여러번 났었습니다.

(이 부부가 언제 배변을 위해 나갈지 몰라 대부분의 시간을 문을 열고 지냅니다.)

노랑이는 잔뜩 겁에 질려 등치큰 고양이가 올 때마다 얼음이 되어 덜덜 떨기만 합니다..

얘네를 24시간 지켜줄 수가 없으니, 마당에 집을 지었어도

안심할 수가 없었지요..

 

어쨋든,, 이제 며칠이 지났는데..

흰둥이는(암컷) 집고양이 출신이라 눈치도 빠르고 집에서 어떻게 생활해야하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화초를 뜯는다던가 높은 곳에 올라가 물건을 떨어트린다거나 이런 짓은 전혀 하지 않아요.

말썽 전혀 없고, 원하는 게 있으면 야옹대며 불러요.

대부분 밥을 달라거나 물을 새로 채워달라는 것이고,

그 외의 시간은 거의 잠만 자네요.

노랑이는 길고양이로 오래 지내고, 호기심도 상당히 많아서

집안을 다 들쑤시고 다니네요.

말썽부리는 것은 다 노랑이..

그런데 힘이 약하고 겁이 많아서 흰둥이랑 같이 밥을 주면 거의 못 얻어먹어요.

흰둥이가 다 뺏어먹거든요.

그래서 흰둥이 없는 시간에 몰래 챙겨줍니다.

 

한가지 의아한 것이... 오히려 길고양이 출신인 노랑이가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흰둥이가 집밖에 혼자 산책을 다녀요;;

특히나 제가 통조림 없이 사료만 주거든요. 노랑이는 그것도 아주 좋아하며 먹는데

흰둥이는 진짜 배고플 때 서너입 먹다가 밖으로 나가버려요.

어제는 나가서 뭐하나 봤더니,, 고깃집 앞에서 있다가(고깃집에서 고기를 줘요)

나오는 게 신통치않으면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냐옹대며 구걸(?)을....;;

오히려 노랑이는 나가고 싶어하지 않아요.

나가는 걸 무서워하고...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점

노랑이가 글쎄 배변하러도 안 나갈려고 해요.. 밖이 무섭나봐요(언제부터 집고양이였다고;;)

한참을 오줌을 참다가,, 글쎄 쇼파 위에 다가 실례를;;;;

제가 "야 임마 여기다 싸면 어떻게 해!!"하며 소리를 지르니까

야옹야옹야옹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면서 이불을 끌어다 덮으려고 허헐.......

그래서 "안돼!!" 하니까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집앞을 뱅뱅돌길래

혹시 또(ㅇ)이라도 쌀까 싶어 밖으로 내보냈거든요.

그랬더니 한 1~2분도 안되어 금방 들어오더라구요..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노랑이가 오늘 단 한번도 나간적이 없더라구요.

흰둥이는 혼자 나가서 돌아다니고 산책하고 구걸(?)하고 몇시간 있다 들어오고 하는데 말이죠...

 

혹시 고양이 모래를 사야하는 걸까요?

저희 집 바로 앞에 얘네 배변하는 모래밭도 있는데..

노랑이는 왜 그런 걸까요?

제가 혼내니까 기가 죽었는지 구석에 숨어서 안나오길래 한참을 미안하다고 앞에서 그랬더니

그제나 빼꼼히 나와 제 옆에서 지금 잘 자고 있습니다.

(아직 만지지는 못하게 하지만요)

잘 아시는 분은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IP : 115.31.xxx.5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리운너
    '12.11.23 1:07 AM (115.31.xxx.53)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7&cn=&num=1415850&page=2&searchType=...
    지난 번 길고양이 사진들이예요

    그리고 한가지 더,,
    노랑이가 집밖에 안나갈려는 것 보니, 다른 집에 가서도 적응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입양해주실 분을 찾아 지역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는데
    어느 분이 입양하겠다고 하셔서
    20일쯤 후에 입양이 결정되었어요
    그 동안은 제가 임보하게 될 것 같구요
    정이 많이 들어 얘네 가는 것이 아쉽고 좀 속상하긴 하지만
    좋은 주인 만나 떠나는 것이니...^^
    기쁜 마음으로 보내야겠죠.

  • 2. 아유..
    '12.11.23 1:09 AM (110.8.xxx.109)

    고마운 님..ㅠㅠ 냥이들 얘기만 들어도 너무 이뽀용..ㅠ.ㅠ 노랑이에겐 아무래도 모래와 화장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요샌 마트에도 모래 팔고..인터넷에서도 파니 저렴한걸로 하나 마련해주세요. 바깥이 넘 무서운가봐요^^;

  • 3. 강아지나 고양이 이야기는
    '12.11.23 1:09 AM (183.102.xxx.20)

    귀여우면서도
    왜 항상 이렇게 항상 애잔한 느낌인지 --

  • 4. 그리운너
    '12.11.23 1:17 AM (115.31.xxx.53)

    네 ^^ 저희 옆동네로 이사 오시는데 그때까지만 제가 임보하기로 했어요.
    카톡으로 고양이들 지내는 것도 보내주신다하고 입양 전에 만나서
    점차적으로 친해지고 싶다고 하시네요.
    너무 다행이예요. 둘 다 성묘이고 길생활 한 얘들이라 입양이 힘들 줄 알았거든요

  • 5. 검은고양이
    '12.11.23 1:20 AM (183.102.xxx.44)

    우선입양이 결정됬다니 너무 다행이고 감사드려요
    알아서 잘 결정하셨겠지만 너무 안좋은 사람도 많아서요.
    우선 중성화는 하는지 확실히 길냥이로 키울지
    한달에 한번씩 잘 지내는지 연락가능한지 등등..
    다 확실히 얘기하셨나요?
    길냥이는 입양해놓고 맘에 안맞으면 원래 길냥이니 그냥
    밖에 버리자...하고 버리는 사람이 많아요
    터앙도 집나왔거나 버림받았듯이..
    정말 확실한 사람인지 꼭 집도 방문하시고 입양비도 받으시구요..
    입양비받고 중성화수술비로 지원해주셔도되요
    그리고 노랑이 얘기들으니 가슴아프네요
    남자애들은 약하고 소심하면 영역도 없이 평생을 떠돌아다녀요
    계속 쫒겨다니는거죠
    배회고양이라고 부르죠
    얼마나 밖이 무서웠으면 나가질 않을까요
    동물병원에서 모래사서 구석에 두면 금방 거기다 볼일보니
    배변문젠 걱정안하셔도되요
    저도 입양을 여러번 보내봤고 주변에서 보내고 안좋은 얘기도
    많이 들어 괜히 입양 잘못보내면 차라리 길에서 사는것만도
    못한 경우도 많이봐서 꼭 각서쓰시고 어떤분인지 신중히
    생각하고 보내시길 바랄께요
    그리고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

  • 6. 검은고양이
    '12.11.23 1:22 AM (183.102.xxx.44)

    스맛폰이라 오타가
    길냥이가 아니라 집냥이요ㅎ
    외출냥이로는 웬만하면 안키우는게 좋아요
    너무 위험해요

  • 7. 노란냥이
    '12.11.23 1:30 AM (121.184.xxx.105)

    노란냥이가 집밖에 안나가는 거는 무서워서 그런거죠.
    다른 수컷들한테 당해서 벌벌떨며 지낸다면서요.
    집안으로도 그 수컷이 쳐들어왔다니 얼마나 무섭겠어요.

  • 8. 그리운너
    '12.11.23 1:32 AM (211.246.xxx.42)

    각서까진 생각 못했는데.
    다음달에 그 분 방문하시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의논해볼게요.

  • 9. 둥이
    '12.11.23 1:33 AM (124.0.xxx.52)

    원글님.. 화이팅!! ^^

  • 10. 검은고양이
    '12.11.23 1:47 AM (183.102.xxx.44)

    구체적인건 얘기 안하신거에요?
    중성화는 꼭 해줘야되요
    발정나면 괴로워하고 거의 집나가요
    노랑이경우 서열도 낮은데 모르는동네에 놓여지면 집으로
    못돌아오고 더 멀리 쫒겨나요
    네이버 고양이라 다행이야..카페 들어가셔서 입양에 관한글
    찾아보시고 주의할점을 보세요
    제일 어려운게 입양보내는거에요
    상담할땐 다들 천사같으니 보내는데 끝없이 사고와 재유기되는
    경우가 왜 생기겠어요
    부담주려는건 아니지만 너무 안쓰럽고 착한 아이들이 다신
    길에서 고통안받고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 마음이에요
    물론 원글님은 더 걱정되실테고 아이들 생각해서 신중해서
    나쁠건 없으니 수고스럽겠지만 원글님만큼 좋은분께
    꼭 보내주세요

  • 11. 청풍명
    '12.11.23 2:50 AM (61.102.xxx.25)

    복받으실꺼에요2222

  • 12. 아고.. 정말 감사합니다 ㅜㅜ
    '12.11.23 3:34 AM (222.111.xxx.155)

    원글님, 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얘네들 얘기는 읽기만 해도 왜 이리 짠한지... ㅜㅜ

    그래도 정말 정말 감사드리고요, 정말 다행히 입양할 분이 나타나서 안도는 되지만 혹시 고양이를 전에 길러보셧던 분인지... 그래야 이 둘의 습성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을텐데요.. 흰 암컷은 오래 수컷 고양이와 다녀도 임신을 안하는 걸 보면 정말 중성화가 되어 있을 수 있고요, 노랑이는 너무 약해서 안타깝긴 하지만 집에서 키우실려면 중성화를 해주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혹 한국 고양이 보호협회를 아시는지요? 이곳에 가입을 하시고 길냥이 중성화 지원 신청을 하시면 수컷은 정말 저렴하게 수술이 가능합니다)

    왜냐면 소파에 실례한 것이 어쩌면 중성화 안한 수컷의 스프레잉(영역 표시) 일 수 도 있거든요.. ^^; 수컷의 수술은 암컷보다 정말 간단하고 회복도 빠르답니다... 근데, 그러지 않아도 님 너무 좋은 일 하시는데, 괜히 이것 저것 참견(?)만 잔뜩 하는 거 같아서 넘 죄송요 ㅜㅜ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 13. 모래는 급하면
    '12.11.23 11:54 AM (116.36.xxx.31)

    이마트에서도 만원쯤에 팔아요. 이마트에서 그냥 적당한 박스 하나도 줏어와서 거기에 모래 부어주면 고양이들은 거기만 싸지 절대 실수 안해요. 열흘가량 더 머물거라면 모래사오시는게 편하죠
    근데 입양 정말정말 신중하게 보내주세요 물론 알아서 하시겠지만 많은 경우 다시 파양하거나 그말하기 뻘쭘하다고 말없이 유기해버리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정말 우리같이 평범한 상식을 가진 이들이 상상조차 못하는 이상한 인간들이 많아요

  • 14. 그리운너
    '12.11.23 12:42 PM (115.31.xxx.53)

    고보협에 가입했어요 ^^
    암컷은 저번에 글 쓴대로 중성화가 되어 있는 것 같구요.
    그런데 고보협에서 중성화 후에 귀를 커팅한다면 윽. 생각해봐야겠어요.
    전 사실 암컷과 수컷이 같이 지내니 발정기에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닌가요.. 정말 몰라서 ;;)
    둘이 아직 애틋해요. 오늘 자고 일어나니 암컷이 수컷을 막 핧아주더라구요.
    수컷도 안겨서 좋아하고 같이 핧고 ㅎㅎ

  • 15. 그리운너
    '12.11.23 12:47 PM (115.31.xxx.53)

    그리고 입양 후 상식없이 버릴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어요.
    제가 체크한 것이. 경제력, 가족 동의였거든요
    (제가 시험 준비 중이라 올해여름에 직장을 관둬서 그게 고양이 못 키우는 젤 큰 이유거든요. 그걸로 인해 부모님이 반대하시구;;)
    중성화 외에 체크해야할 것이 뭐가 있을까요?
    신원은 확실히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구요.
    입양비는 못 받을 것 같아요. 어찌 성묘 두마리를 거두는데 입양비를...ㅠㅠ
    그것 외에 주의할 사항을 없을까요?
    중성화는 의논해볼게요

  • 16. 검은고양이
    '12.11.23 7:46 PM (183.102.xxx.44)

    원글님~그럼 원글님이 중성화 해주세요
    남자아이는 얼마안해요
    수술도 정말 간단해 바로 퇴원하구요
    저희동네는 오만원으로 싼편이긴하데 한번 알아보세요
    그리고 오만원이라도 바으셔야되요
    성묘건 길냥이건 입양비는 무조건이에요
    성묘라고 길냥이라고 그냥 데려다키우려는 사람이면 안보내는게 답입니다
    도 몇만원 아까워하는사람이 아이들이 아프면 병원은 데려다줄까요?
    중성화 입양비는 기본이고 꼭 해주셔야될 사항이에요
    고다카페들어가셔서 입양게시판에서 입양보낼때 어떻게 보내는지 한번 보셔야될거같아요
    거기도 대부분 길냥이들 구조해서 보내지만 정말 까다롭게 보내요
    그래야 위험요소가 조금이라도 없어지잖아요
    잘보내도 열마리중 한두마리는 안좋게 끝나요
    재유기되는경우가 많으니 보내고 당분간 애들 잘지내는지
    연락한다고 꼭 얘기하세요
    개랑 다르게 냥이는 잃어버리면 찾기 정말 힘들어요
    부른다고 개처럼 나오는게 아니거든요
    꼭 좋은분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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