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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그렇게 빡빡하고 숨통 조이는 엄마인가요? 봐주세요...

아... 조회수 : 4,156
작성일 : 2012-11-21 23:28:37

남편이랑 대판 싸우고 남편은 자러 들어가고 전 컴 앞에 앉았어요.

객관적인 것들 먼저 쓰고 나중에 제 입장을 써볼게요...
82님들... 같은 엄마 입장에서 제가 남편 말처럼 빡빡하고 숨통 조이는 사람인지.. 봐주세요.

 

맞벌이 부부로 6세 딸 키우고 있어요.
남편은 야근과 술자리로 많이 늦는 편(평균 밤 10시 반 ~ 12시 사이 퇴근),
저는 일찍 퇴근하는 편이지만 1달에 3번 정도는 야근합니다. (야근시 11시~12시 퇴근)
딸은 아침에 제가 유치원 데려가고, 퇴근 후 7시 전에 집에 데리고 와요.
제가 야근하는 날은 남편이 일찍 와서 딸과 시간을 보내고요.

 

저와 딸의 일과입니다.
저녁 7시쯤 딸 데려오면 오자마자 씻기고 저녁 차려 먹고 나면 8시가 됩니다.
그때부터 유치원 숙제(글씨 쓰기 또는 그림 그리기 1~2페이지)하고 같이 장난감 갖고 놀거나
딸이 하고 싶은 놀이 하고(주로 그림 그리거나 블럭, 인형 놀이) 9시 정도 되면 침대로 가서
책을 3~4권 읽은 뒤 딸을 재웁니다. 딸이 자는 시간은 9시 반.. 늦어도 9시 45분입니다.
딸이 잠들면 전 그때 씻고 급식그릇 꺼내 설거지하고 부직포 밀대로 거실, 주방 한 번 밉니다.
그 이후에 다음 날 반찬 등 준비하고 나면 11시가 넘어서 자유시간 잠깐 갖습니다.

 

남편이 딸을 데리고 온 날의 일과입니다.
저녁 7시쯤 딸 데려오면 씻기고 저녁을 먹습니다.
다 먹고나면 컴퓨터를 켜서 딸이 보고 싶어하는 쥬니어 네이버 등을 켜줍니다. (이때가 8시)
남편은 그 사이에 씻고 설거지하고 쇼파 또는 침대에서 본인은 휴대폰을 갖고 놉니다.
딸이 그만 보겠다고 하면 그때 컴퓨터를 끄고(보통 10시 다 됨)
양치시켜 방으로 데리고 침대에서 숙제하고 책을 읽힙니다. 딸은 10시 반 ~ 11시에 잠을 잡니다.


저는 남편이 딸 데리고 온 날의 일과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저희 집에는 TV가 없고, 딸과 약속하기를 주말에만 컴퓨터로 영상물을 보기로 했습니다.
(주말에는 토/일 집에만 있다고 가정했을 때 각각 2시간 정도 봅니다. 영화 한 편, 쥬니어 네이버 20~30분쯤..
 한 번에 몰아보진 않고 오전에 영화를 봤으면 오후에는 쥬니어 네이버를 한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아이가 아침에 7시 20분쯤 일어나야 아침밥을 먹고 유치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저녁에 잠드는 시간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생 때까지는 9시간 ~ 10시간은 자는 것이 좋다 생각하는 것도 있고
잠을 많이 못잔 다음 날에는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졸려서 꼬박꼬박 졸았다는 말을 들으면
안쓰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집에 있으면 낮잠이 가능한데 그게 안되니까요)
그래서 아무리 늦어도 잠시간이 10시는 넘지 않도록 지금까지 신경써 왔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데리고 오면 저와 딸이 했던 약속 (남편은 제 강요라고 표현하는)이 지켜지지 않아
짜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제가 야근하고 10시 40분에 왔는데 딸은 그때 컴퓨터 앞에서
쵸코과자를 먹으며 구름빵을 보고 있었구요.. 남편은 쇼파에서 핸드폰 게임중이었어요.

(아이가 9시쯤 전화를 했는데 '이제 책 읽고 잘거에요. 오늘 컴퓨터는 안볼거에요' 라고 했는데
 그런 광경이 펼쳐지고 있어서 제가 화를 버럭 냈습니다.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약속도 안지킨거냐고 하고요.)

 

아이는 양치만 하고 바로 자러 들어갔고 정말 누운지 1분도 안되어 곯아 떨어졌습니다.
그냥 재웠으면 진작 잤을 아이에요.

전 아이에게 화가 나는게 아니라 남편에게 화가 나요.

남편은 성인이고, 제가 아이를 평소에 어떻게 케어하는지 다 알고 있고 이런 일이 한두번 있는게 아닌데
매번 이러는게 싫고 짜증이 납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남편은 제가 아이에게 화를 낸 부분에 대해 저한테 더 화가 나서
본인 어머니가 저 같았으면 자기는 숨이 막혀 죽었을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왜이렇게 6살 아이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고 네 맘대로 쥐었다 폈다 하려고 하냐고,
애한테 융통성 있게 좀 대하라고 화를 내며 자러 들어갔어요.

 

한 번 여쭤보려고 합니다. 제가 정말 융통성 없게 행동하는건가요?
참고로 금요일, 토요일 밤에는 좀 늦게 자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늦게까지 잘 수 있고,
혹시 피곤하면 낮잠도 잘 수 있는 시간이 되니까요.
하지만 6살 아이에게 저 정도 통제하지 않고 남편처럼 하고 싶은대로 해줘야 하나요?
전 평일 저녁에 애가 다른 것 안하고 밥 먹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것도 싫고
늦게 잠들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는걸 너무 힘들어하는 것도 싫습니다.
(남편은 애 깨우는 일 없어요... 본인은 6시 반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먼저 나가버립니다)

객관적으로 보고 말씀해주시면.. 제가 넘 빡빡하다고 하면 제 마음을 좀 고쳐먹으려구요.
한 달에 몇 번씩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제가 스트레스 받아서 못살겠어요...
한 달에 한 번쯤 늦게 자도 괜찮다 괜찮다 최면은 걸지만 매번 그 상황이 되면 화가 나거든요.

IP : 211.202.xxx.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2.11.21 11:35 PM (119.70.xxx.81)

    6세 아이의 기상시간이 너무 빠르다 싶네요.
    그리고 가급적 밤시간에도 일찍 재우는게 낮의 활도을 위해서도
    좋지요.
    남편분의 행동이 조금 본인 편할데로 인것 같은데요.

  • 2. 아니요
    '12.11.21 11:43 PM (121.147.xxx.224)

    빡빡하고 숨통 조이는 엄마는 아닌것 같아요.
    대부분 저 정도의 일과를 가지지 않나요.
    직장일 하시면서 저렇게 규칙적인 패턴을 지켜주기란 쉽지 않지요.
    그리고 남편분의 방식에 화가 나는 것도 이해가 가요.
    하지만 남편분은 왜 화를 내는지 왜 그러면 안좋은지 아무리 말해도 모를겁니다;;;;;

    분명히 원글님이 잘못하신 것도 없고 남편분이 비난하듯 그런 엄마도 아니지만,
    남편분이 쉽게 바뀌고 동의하실 분은 아닌것 같으니
    한달에 한 두번 정도면 그냥 두 눈 감고 그날은 그냥 넘기세요.

    아이가 여섯살이긴 하지만 아직도 아이 생각으로는
    본인이 잘못해서 엄마아빠가 싸우는거라고 위축될 나이니까
    아이 심정도 고려해 주시구요.

    어쩌겠어요 말 지지리도 안통하는 남편들과 살다보니
    오냐 내가 귀 닫고 눈 감는다...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이 좀 덜 시끄럽더군요.

  • 3.
    '12.11.21 11:45 PM (211.221.xxx.157)

    남편분의 핑계지요
    컴을 하고안하고가 아니라
    잠은 제시간에 자야죠.
    남편분이 귀찮아서 하는 변명같습니다.
    글고 엄마라면 저정도는 보통입니다.
    외려
    직장맘이 참 잘하신다 칭찬드리고싶어요.
    그러나
    남편은 절대 안변하죠
    그냥 수면시간이나 지켜달라고하세요.
    저희남편도 그러거든요

  • 4. 저도
    '12.11.21 11:48 PM (211.246.xxx.65)

    6살아이엄마에요
    전업이구요.
    일이있어 남편과 아이들만 남겨놓고나갓다오면
    컴에 티비에 인스턴트음식에
    아주셋이낄낄대고 행복합니다..
    근데 저는화가나요..
    가끔인저도이런데..
    원글님같이 맞벌이상황은 화나시는게당연해요.
    본인편한위주로 결과는생각하지않은 일정관리..
    남편들은 왜그럴까요..
    절대 다시는그리못하도록확답받으시구요,
    어길시 벌금 받으세요..
    남자들은 진짜 자격미달이에요.기본이안되어있음..

  • 5. ..
    '12.11.21 11:54 PM (119.69.xxx.85)

    다른건 터치하지말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무조건 지키는 걸로 하세요.
    아무래도 아빠들은 아이를 엄마처럼 하긴 어렵죠.
    굳이 누가 잘못인지를 따지면 아빠..

  • 6. 원글님이 너무 잘하고 계신 거예요.
    '12.11.22 12:01 AM (175.119.xxx.223)

    원글님의 스케줄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데 맞벌이하면서 그대로 꼬박꼬박 실천 하신다는 건 대단하신 거예요.
    그런데 원글님이 너무 완벽하게 잘 하시니까 그렇게 못하는 ...할 맘도 없는 남편 분은 반항 밖에 할 게 없는 상황이네요.
    아이의 수면 시간이나 스케줄 관리를 숨통 조이는 거라고 생각한다니 ...ㅎㅎㅎ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요 .
    그런데 원글님의 삶은 숨통 조이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예요.어떻게 그렇게 사세요?
    원글님도 저녁 약속 만드시고 아이아빠에게 좀더 분담시키세요.
    아빠가 아이 돌보는 게 맘에 들지 않아도 할 수 없어요.
    남자는 말로 배우질 않아요. 경험으로 배우죠.
    시간이 걸려도 직접 체험하면서 깨우시치는 수 밖에 없어요.
    아침에 아이 돌보는 것도 가능하면 분담시키시구요.
    엄마가 아이한테서 한 발짝 물러나야 아빠가 철이 들더라구요.

  • 7. 하늘바다
    '12.11.22 12:16 AM (116.123.xxx.4)

    아이 어지간히 키우고 나니
    도가 통했다고 할까...

    저도 맞벌이하면서 남편과 갈등 참 많았는데요
    저희 집 경우는 남편은 전혀 변하지 않고
    제가 변했어요
    남편을 변하게 하는 게 불가능해서요...
    대신 제가 하는 일만 확실하게 하고
    남편이 하는 건 그냥 방학이다~~생각하고요

    도움이 안되는 글이죠?
    요즘 젊은 분들은 이렇게 안살텐데...

    그냥 그 사람 그대로 인정하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아이도 한 달에 한 두번이라면 큰 영향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편케 생각했어요

    너무 원칙대로만 생각하고 고치려고 하시면 원글님이 너무 힘들어지세요
    원칙을 지키는 엄마
    가끔 원칙을 깨주는 아빠
    이것도 아주 나쁜 건 아니라고 봐요

    원칙대로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거구요
    좀더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알아줄 거예요

    지금 저희 아이들이 그래요
    엄마의 원칙을 존중하지만 아빠의 편법도 좋아해요

  • 8. 유스티나
    '12.11.22 12:18 AM (110.9.xxx.192)

    아들 하나 딸 하나 키우신다고 생각하시는게 마음 편하실듯 합니다

  • 9. ...
    '12.11.22 1:26 AM (121.136.xxx.134)

    남편들한테 나처럼 해달라는 요구는 무리인것 같고 잠시간만이라도 지켜 달라고 하세요. 잠 못자면 내일 하루가 엉망이 되잖아요. 원글님 잘하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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