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담임 선생님께서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라 조심스럽게 말씀하신다고 하면서
아이가 영재인 것 같다고...3학년쯤 되면 굉장히 우수한 아이가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아이가 외동이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요. 집에 책이 많은 건 아니고
자기가 좋아하는 책들은 줄줄 외울 때까지 읽고 또 읽어요.
읽고 나서 책 내용을 혼자 스케치북에 도표로 그려서 정리한 걸
청소하다가 우연히 보고
머리가 좋은 편일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긴 해요.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사용하는 어휘가 초등학생답지 않은 면이 있고
고집이 세고 자기가 관심이 가는 것에만 집중하는 성격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 오랜 시간이 지나야 겨우 어울립니다.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서
종이랑 색연필만 있으면 하루에도 수십 장씩 그려대는데,
그림 그린 걸 보면 관찰력은 뛰어나지만
만들기나 종이접기 같은 건 또 안 좋아하구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는 완전히 몰입하지만
자기가 관심없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대하는 차이가 너무 극명해서
한 때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ADHD가 아닌가 싶어서
관련 심리 검사를 받게 하기도 했어요.
어릴 때 자연 속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어서
일부러 도시에서 이사 와서 시골 작은 학교를 보내고 있는데,
주위에 제대로 된 예체능 학원 하나 없을 정도로 외진 곳이거든요.
요즘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계속 말하는데,
피아노 학원도 너무 멀리 있어서 못 보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꾸 고민이 됩니다.
아이의 자질을 개발하기 위해서 교육 기관이 많은 도시로 나가야 할까 싶다가도
아이 성향 때문에 도시로 가서 적응을 잘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