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현재 이 회사에서 10년을 조금 넘게 근무했네요.
작년에 아이낳고, 출산휴가 후 복직해서
아이는 친정엄마가 봐주셨어요.
친정과 현재 사는곳이 차량 1시간 거리라 주말 아기도 하고,
엄마가 저희 집에 와계시기도 하고.. 지금까지 버텨왔네요.
그사이
아가는 할머니 껌딱지가 되어있고,
친정엄마는 나날이 노쇠해지시고..ㅠ
그래도 남편이 노후가 보장되는 탄탄한 직업이 아닌지라,
내가 벌수 있을때 벌자. 한푼이라도 더 벌어 우리 아이 교육비,양육에 보탬이 되자며
못된 딸, 불성실한 엄마 여기까지 끌어왔어요.
남편 저 맞벌이하면 세후 월 700정도는 됐거든요.
맞벌이하면서 분당에 집도 샀고(시댁보탬 포함) 그간 돈도 어느정도 모으긴 했어요..
그러나,,
최근에 엄만 여기저기 아프시고,
저도 가을즈음 회사서 안하던 실수도 하고,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몸도 여기저기 아프고,,,
아기도 이 중요한 시기에 너무 엄마 아빠와 애착관계가 덜 형성된거 같아 걱정도 되고..
여러가지 생각끝에.. 퇴사를 결심했어요.
(퇴직하면 복직은 아마 힘들어요... 전문직도 아니고 영업관리쪽인데 경력이 너무 길어서요. ㅠ)
뜯어말리는 전업 친구들도 있었고, 나 스스로의 돈욕심과 전업 자신없음도 한몫 해 근 한달간 고민했네요.
그리고 오늘아침,
드뎌 회사에 사직 의사를 전달 했습니다.
작다면 작지만 나름 큰 보탬이 되었던 제 월급과 제 커리어를 포기하고
알뜰살뜰 못하는 살림 이제 배워가며 아이와 싸우며 살아갈 생각하니 좀 맘이 심란하네요.
그래도 대출없이 집도 있고,
모아둔 돈도 좀 있고 하니깐
남편 월급 여기서 흔한 연봉1억과는 한-참 거리가 있어 허리띠 꽉 졸라매고 살아야겠지만,
저 잘했다고..
저와 우리 가족, 친정엄마,우리 아이를 위해 잘한 결정이라고 위로 좀 해주세요.
주부 7년차지만, 간단한 음식밖에 못하는 살림꽝에
아직도 할머니 없으면 자다가 깨서 우는 아이,
잘 케어하며 잘 지낼 수 있다고
돈 보다,, 엄마에겐 아이가 정말 필요하다고..
잘~ 했다고 인생 선배님들이 저 칭찬 좀 해주세요.
직장 생활 하면서 수십번 그려본 '퇴사 통보' 였지만
막상 하고나니 맘이 싱숭생숭해 조언듣고 싶어 긴글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