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외동딸 키우는 엄마입니다.
제가 아이 어릴때 직장을 다녔는데, 저는 서울에 있고 엄마는 부산에 계셔서
아이 9개월때까지 엄마가 지방 친정에서 아이를 키워주셨어요.
그 기간에 저희 부부는 한달에 2-3번 아이를 만났어요. 직장이 주말에도 출근할때가 많고 바쁜 직장이었거든요.
아이가 엄마 아빠 보고 낯도 가리고, 아무튼 자주 만나지 못한게 지금도 마음에 걸리는 상황이구요.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 아이 9개월때 엄마가 아이를 서울 저희집에 데리고 오셔서 4살까지 같이 살았어요.
이후에 남편 직장이 친정이 있는 지방으로 옮겨지면서 자연히 저는 직장 그만두고 지방으로 이사왔구요.
그때 아이 나이가 4살이었는데, 친정엄마가 매일 함께 있다가 이제는 친정엄마가 친정에서 지내니 그게 너무 힘든지
친정엄마가 저희집에 왔다 가실때마다 발작적으로 울고 난리가 났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친정엄마가 30분 거리인 저희집에서 지내기도 하셨구요.
친정집에 건너가실때마다 아이는 울고불고 했었어요.
시간이 지나니 그것도 좀 점점 줄어들어서 조금 우는 수준에서, 5-6살쯤 되니 웃으며 인사하고 헤어지기도 하더군요.
최근에도 잘 헤어졌는데, 최근에 제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공부할게 좀 있어서 많이 바빠서 한달정도
엄마가 거의 매일 저희집에서 지내면서 아이를 돌봐주셨는데 어제 가셨거든요.(아이 유치원간 사이)
그랬더니 밥먹으러 식탁에 앉아서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다는거에요.
아침에 만난 할머니고 내일 다시 오실거라 했는데도 계속 우는데 1시간을 그러고 우는거에요.
처음에는 저랑 남편이 "내일 할머니가 오실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고 밥 먹자" 이렇게 좋게 이야기 했는데
한시간을 계속 그러고 울고 있으니 저희도 막 화가 나는거에요.
그래서 좀 야단치듯이 그만 하자고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도 아이가 계속 우니까
"너 나이가 몇살인데, 할머니 안계시다고 우니? 그렇게 할머니 보고 싶으면 대문밖에서 할머니 기다려"
이러면서 점퍼를 입히면서 집밖에 내보내려는 제스쳐를 취하는데(이러면 안되지만요TT)
애가 갑자기 "그러면 할머니가 오실까요?" 이러는거에요.
잠깐 그 상황이 웃기기도 했지만, 저도 저 나름대로 엄마 역할 잘 하려고 노력 많이 하는데
제가 뭐가 그리 부족해서 항상 외할머니를 못잊고 항상 그리워하고 그러는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나서 애 등짝을 두대 후려쳤어요.TT
애도 많이 울고, 남편도 왠만하면 화 안내는데 애가 그리 오래 우니까 "제발 그만 좀 울어라"하고 화내고.
계속 애하고 있으면 싸울거 같아서, 일찍 자자고 하고 9시도 안되서 그냥 재웠어요.
제 딸아이가 워낙 감성이 풍부하고, 명랑한 아이지만 눈물도 엄청 많거든요.
그냥 그런 수준인지, 이게 분리불안같은 좀 문제인건지 82님들께 여쭤보고싶어요.
사실 제가 아이 어릴때 고부갈등이 심한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화내면서 해소한 죄가 있어서
항상 그게 마음에 걸리고 그것 때문에 부부치료도 받고 개인 심리치료도 받아서
요즘에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또 실제로도 아이와 사이가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외할머니만 오면 아이가 "난 외할머니가 제일 좋아. 엄마 싫어" 이러면서 편가르듯이 행동을 하고
제 앞에서 지나치게 외할머니만 좋아하는걸 티 내려고 하고 그래서 좀 얄미운(?) 마음도 있었어요.
물론 제가 어제 아이 등을 때리고 화를 낸건 정말 잘못인줄 알고 후회하고 있는데
아이의 이런 불안과 슬픔을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게 좋을지 몰라서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