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마리 고양이 키우고 있어요
2년 반된 어미고양이 나비(턱시도냥이)와 나비의 새끼고양이 두마리(수컷)
새끼 낳은 지 일년 반이 되어 덩치는 어미보다 훨씬 더 커요
문제는 새끼 두마리는 집 안에서만 지내는데..
나비는 저희가 단독주택에서 살때 데려와서 마당을 들락거리며
컸기때문에 바깥에 나가야만 하는 성격입니다
7개월전 마당 없는 다가구 주택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나비는 여전히 창문이나 현관문을 통해 바깥에 나가 놀다가
배고프면 들어와 먹고, 몇 시간 자고 다시 나가는 생활을 합니다
길에서 자기를 예뻐하는 사람이 부르면 다가가서 부비적거리기도 해요
제가 외출했다 돌아오면 어디선가 번개같이 나타나서 반겨주구요
하지만 이 동네 영역의 고양이들과 자주 싸워서 다치고 들어올때도 있구요
가장 큰 문제는...
저희 바로 앞집이 마당있는 단독주택인데 그 집 흙마당에 똥을 싸고 다니네요
한 달전 앞 집 주이 아주머니께 주의를 듣고 죄송하다 거듭사과하고 먹거리를 사과의 뜻으로 갖다 드렸어요
사실은 그 집에도 강아지를 키우는데..밤중에엄청 시끄럽게 짖어도 저희는 암말 안하고 지내왔어요
그 이후로 나비를 못나가게 베란다 창문을 잠그었는데(베란다는 방충망이 없어요)
어쩌다가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면(베란다에 냥이화장실이있어요) 잽싸게 뛰어내리거나
저희가 외출했다가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 또 잽싸게 가출합니다
뿐만 아니라 못나가게 가둬두니 스트레스를 자기 새끼들에게
하악질하고 물고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하네요 ㅠㅠ
잠 안자고 애옹애옹 울고 밤에 수시로 현관문 박박긁어서 남편이 자다말고 화내고...
오늘 아침에도 앞 집 아주머니가 화를 내시길래
과일을 사갖고 제가 마당 치워 드리겠다고 빗자루 들고 찾아가니..
문 안 열어주시면서 고양이 못 돌아다니게 하라고만 하시네요
나비가 까칠하고 도도하긴 하지만 엄청 깔끔하고 영리하고 여성스러워요
그 집 마당에 나무도 있고 질좋은 흙이 잔뜩있던데..
거기가 너무 좋은가봐요 저희 집 모래화장실에는 배변을 안해요
나비는 둘째 딸이 학교 옆 슈퍼에서 새끼때 얻어왔는데..검은 털이 윤기가 좔좔흐르는
매력적인 턱시도 고양이예요
새끼 낳을때 제가 없을때라 두 딸이 직접 분만과정을 지켜보았는데요
제가 끓여 주는 참치 미역국을 엄청 먹으면서 수유하는 두 달간 지극정성으로 다섯마리
새끼 돌보는 모습에 우리 모두는 그 이후 나비를 경외(?)하게까지 되었답니다
새끼가 다 자라니 집 안 공간은 자기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이 되었는지 더욱 나갈려고 하네요
나비는 자유롭게 바깥세상을 활보하고 싶어서 못견디고..내 보내자니 이웃에게 피해가 가고...
가둬두자니 스트레스 받아서 새끼들에게 화풀이하고 이거 어떻게 할까요?
마당있는 집에서 키워야 할 고양이인데 저희 형편은 그렇지 못하니...
오늘 아침부터 이 문제로 머리가 아프네요
최대한 못 나가게 단속하지만 어쩌다 나가게 될 경우도 있으니
'앞집 아주머니께 매달 강아지 사료를 사 드리고 양해를 구해볼까'하는 생각도 들고..
한참동안 컴하는 저에게 문 열어달라고 야옹거리다가 침대에 웅크리고 자는 나비보니
애처롭기도 하네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기 기질,성격대로 살아야 하는건데,,,
오늘 저녁엔 가족회의를 열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