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달았다 글이 길어져 따로 올립니다.
흔히 사춘기를 그 시기만 지나면 괜찮아진다 그러잖아요.
뭐 본인의 의지과는 관계없는 호르몬의 장난도 분명 있긴 있을 겁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죠.
정말 돌았나 싶을 정도였다가 말그대로 철드는 경우...
자아 형성이 아닌 그런 성격으로 고정되는 경우...기타 등등
제 주변에 애기때부터 영재란 소리 듣고 정말 똑부러지는 아이가 있었어요.
똑똑해서 그런지 사춘기가 초등 저학년 무렵부터 이미 시작되더군요.
그게 중3?고1? 그 무렵까지 갔는데, 아주 지독하게 하더만요.
중학교 가더니, 영재 소리 듣던 과목을 완전히 손 놔 버렸다 하더군요.
일절 자기 앞에서 그 과목 얘기도 꺼내지 말라고 바락바락 소리 지르고 싸우길 거듭하다 부모가 손들고 항복해서 결국 몇년동안 단 한 번도 그 과목 책을 펼치지도 않았다고 해요.
그런 부분은 학업스트레스라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다 생각들지만...
제삿날 친척들 다 모인 자리에서 자기 공부 못 하게 시끄럽게들 한다고 난동부려서 친척들이 제사도 못 지내고 돌아가기까지 했어요.
그 부모가 오냐오냐 키운 것도 절대 아니고 엄하게 길렀는데도 그런 상황까지 되니, 부모도 감당이 안 돼 굉장히 힘들어했죠.
뿐 아니라, 이웃에게도 불손하게 해서 매일 엄마가 울고불고...
아무튼 워낙에 영특했으니, 성적이 기본은 했지만, 문제아 안 되는 것만도 감사해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그런데, 고2쯤이 됐을 때인가? 그집 엄마가 자기 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본인이 예전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미쳤었나 보다...그랬다고, 요즘은 살만하다 그더군요.
하지만, 직접 만나 본 그 아이, 다른 사람 눈에는 사춘기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더군요. 시니컬하고 신경질적이고...
그 때 느낀 것이...
아, 사춘기 시간 지나면 좋아진다는 건 어른들의 판타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에게 적응된 걸 아이가 좋아졌다고 착각하는 부분도 크게 작용할 거란 얘기지요.
좋게 말하면 부모들이 어른이 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라고 볼 수 있고요.
저도 그런 듯 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