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강의 핸드아웃자료 준비해놓고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면서 82를 보고 있는데 '국어'라는 제목이 눈에 띄네요.
댓글에는 '독서'도 보이고요.
저는 학력고사 시절 국어는 모의고사 때 실수해서 한 개 틀릴까 말까 하는 정도였고 국어경시대회에서는 그냥 다 맞고 와서 일등했어요. 이렇게 쓰면 잘난 척 한다고 하실 수도 있을텐데 다른 과목은 흥미도 없고 점수도 안 나왔고 그냥 그런 성적의 학생이었어요.^^ 국어는 공부를 안해도 점수가 잘 나와서 제 경험이랑 독서이론을 좀 쉽게 써볼까 합니다.
다독.
어릴 때부터 책은 많이 읽었어요. 부모님께서 다른 장난감 사주실만큼 경제적으로 넉넉하질 못하셨죠. 책도 넉넉하게 못 사주셨고요. 그래서 집에 있는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어린이용 도서뿐 아니라 노벨문학상전집까지 읽었어요. '유리알 유희', '좁은 문' 이런 걸 초등학교 2-3학년 때 읽었으니까요. 문고판 세로쓰기 용도 정말 심심해서 읽었습니다. 다른 놀 것이 없었으니까요. 그때는 무작정 읽었던 것 같아요. 어른이 된 지금의 이해력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썼고 무엇보다도 책의 내용을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모두 기억하게 되었어요.
이 때 다독의 경험으로 어휘력이 증가되었어요. 책에 나오는 이해 안 되는 단어들은 맥락상 이해하거나 어른들께 여쭤보거나 국어사전 찾아봤어요. 잘 모르는 단어라도 몇 번 씩 읽으면 뜻이 어렴풋이 떠올라요. 이 때 경험으로 나중에 대학원 때 맹자도 뜻을 몰라 백 번 넘게 읽었더니 외우게 되더라고요.
또 좋은 글을 많이 읽게 되면 머릿속에 자동적으로 좋은 글의 짜임새가 만들어져요. 글을 쓸 때 개요작성을 해야하는데 저는 이미 머릿속에 1차개요와 2차개요가 다 작성된 상태에서 컴퓨터 앞에 앉으니 타이핑이 생각의 속도를 못 쫓아가는 경우가 있어요. 나중에 외국어 공부할 때도 머릿속에 그 언어의 방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어린 시절 다독의 경험은 어린이의 뇌에 글의 구성을 힘들이지 않고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글 내용 활용하기
책을 읽으면 예를 들어 소설 같은 경우에는 소설 속 인물들의 대사를 소리내서 말해봤어요. 묵독이랑 다르게 인물의 성격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표현된다고 할까요? 지금도 구연동화를 잘 하는 편인데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결과인듯 해요. 그러면서 인물의 특성이나 소설의 구성, 배경, 주제들을 생각해봤고 메모도 해봤죠. 독서록 쓰라고 배운 적은 없는데 나름대로 썼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