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무리 직장일로 피곤하고 바빠도 본인 이야기를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들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주말부부로 주중에는 입주아주머니 도움을 받아 아이들 키우고
이년전까지는 치매로 고생하는 친정엄마, 엄마를 돌보시는 아빠까지도 신경을 써야하는 상태였어요.
남편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늘 본인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자기가 원할때 자기 이야기를 안들어주면 저에게 냉정하다고, 로봇같은 여자라고 비난을 합니다.
남편은 거기에 더해서, 분노조절과 편집증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본인 엄마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 억압된 분노때문에 이런 모든 문제가 생긴 걸 전 알고 있지요.
다른 건 다 참겠는데 아이에 대해 집착이 너무 심합니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원했던 모습 그대로를 아이에게서 구현하려고 합니다.
본인이 어렸을때 수학을 잘했고 부모의 서포트를 받았다면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s대를 나와 남들이 존경하는 직장에 다니는데도 늘 불안해합니다. 아이가 뒤처질까봐 ...
그래서 아이가 초등 2학년-3학년때는 가혹하게 수학공부를 시키더군요.
직장이 지방이라 매일밤 스카이프로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최고수준'이라는 제일 어려운 문제집을 주고
아이가 그걸 풀때까지 윽박질렀어요.
아이는 스트레스로 위염에 걸렸구요....
그러고는 또 잘해줄때 너무 잘해줍니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어요. 변덕도 너무 심하고
아이에게도 강압적이었다가 천사같았다가...
그 후에도 본인 맘대로 안되면 자살한다고 협박하고, 그런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고, 뭐 일일히 말하기도 지치네요.
전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아이들 때문에 계속 망설이고, 부부상담도 하고 별 짓 다했지요.
병이란 걸 알기 때문에 불쌍하게 생각하기도 했고...
그런데 남편이 머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이혼하려고 하는 상황이 되자
본인의 병이 제가 자기에게 냉정해진 탓에 생겼고, 자기가 힘이 들어 손을 내밀었을 때
제가 뿌리쳐서 그 병이 깊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자살하겠다고 이상행동 했던 것 자체를 부인하지는 못하니 이제 제 탓을 하는 것이지요.
원래 모든 일에 남의 탓을 하는 사람이지만
12년 동안 참으면서 살아온 전 정말 너무나도 화가 나네요.
전화도 하지말고 필요한 의사소통은 이메일로 하자고 했더니
모든 이메일을 법정공방을 의식하여 쓰고 있어요.
저를 비난하고 자기를 방어하면서요.
제가 직장다니느라 아이를 방치했고, 자기처럼 헌신적인 아빠가 양육하는 것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한다고 펄펄 뛰고요.
갑자기 제가 형편없는 엄마였고 병든 남편을 버리는 아내라고 만들어버리네요.
전 제가 왜 이런 비난을 받아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본인이 화가 나면 이런 이메일을 한통도 아니고 계속 몇 통씩 보내니
이걸 자꾸 읽다보면 정말 제 판단력이 흐려져요.
보통 아빠들이 아이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인가? 내가 과민반응을 하는건가? 내가 나쁜 엄만가?
이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들때문에 정말 참고 기회를 주고
제가 원했던 건 남편이 병원 다니면서 상담받도 치료받는 거였는데
본인이 심리적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제 탓을 하면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거잖아요.
그제 변호사 사무실에 소송준비를 부탁하고
수임료만 입금하면 되는 순간에 또한번 망설여져서
한 번 더 생각해본다고 미뤄논 상태입니다.
이게 구타나 이런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라
정신적인 괴로움이라서 입증하기도 너무 힘들고
남편은 지금 자기의 헌신적인 자식 사랑으로 판사를 울릴 수도 있다고 펄펄 뛰는 상태라
법정공방이 얼마나 길어질지,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를 입을지 가늠할 수도 없어요.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