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시어머니와 관계가 좋지 않아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전 시어머니한테 겪은 일 때문에
홧병 우울증 겪은 이후로 많이 바뀌었거든요.
기본적인 도리는 하고 살기 때문에
시어머니는 제가 많이 풀렸거나
혹은 니가 그래봤자.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겉으론 아닌척 하고 행동 하시는지는 모르겠어요.
뭐 어떻든 전 상관없어요.
근데 좀전에 전화가 왔더군요.
다짜고짜 내일 시어머니의 고모님의 아들의 결혼식이란건지
시어머니의 고모님의 아들의 자녀 결혼식인건지
여튼 시어머니의 고모님 자녀와 관련된 결혼식이 내일인데
저보고 같이 가자고.
시어머님은 이모님이랑 시누이랑 같이 다녀올 생각이셨나본데
거기다 저를 왜 끼우고 가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일하다 쉰지 두달 정도 되었는데
그새 남편이 미주알 고주알 다 얘기했는지
제가 집에 있는 걸 아니까 대뜸 전화하셔서 저런 소리를 하시는거에요
저는 가기 곤란하다 했어요.
그랬더니 왜? 그러시길래
공부하고 있는 것도 있고 할 일도 있다하니
니가 집에서 뭐 할 일이 있어. 그러는 거에요.
전 솔직히 이해가 안갔던게
제가 할 일이 있건 없건, 약속이 있건 없건
하루전에 전화해서 같이 가자. 소리가 왜그렇게 자연스러울까.
반대로 장모가 사위한테 대뜸 전화해서 사위보고 장모님의 고모님의
아들의 결혼식에 딸 없이 그냥 사위만 데리고 같이 가자. 그 말이
당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까.
사실 외가쪽 그러니까 시외조부모님이나 외삼촌 혹은 이모님들에
관련된 경조사나 자녀들 경조사면 당연히 다녀올거에요.
남편이 일해서 시간이 안돼면 제가 대신 다녀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어머님의 고모님의 아들의....까지 남편없이 제가 왜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시어머니가 아들보다 절 편하게 대하고 무지 챙겨주고 서로 살뜰한 사이면
그냥 친하니까 그런가보다 하죠.
전혀 그런 사이도 아니고.
가서 밥이나 먹고 오자고.
몇주전에 시댁쪽 결혼식이 있어 남편이랑 같이 갔는데
시어머님 여전히 아들만 쳐다보시며 아들 입에 뭐가 들어가는지 살피시고
아들이 담아온 뷔페 음식 하나하나 살펴보시며
이거 가져다 먹어라 저거 가져다 먹어라 살뜰히 아들 챙기는 동안
저한테는 많이 먹어라 소리 한번 하시지 않으셨는데
저한테 말이라도 너도 많이 먹어라 소리 한번 나올 법 할텐데.
뭐 시어머님의 저런 모습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마음 씁쓸한 편에 속하지도 않지만요.
그냥 모르겠어요.
이젠 시어머니하고 속 시끄러운 감정도 귀찮고
그냥 전 제가 할 기본적인 것만 잘 하고 나머진 저 챙기며 살겠다 생각하는데
오늘처럼 예고없는 시어머니 전화
그리고 전화속에서 제 개인적인 시간을 시어머님 혼자 다 계획세우고
통보하려던 식의 전화가 이해가 잘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