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주변의 외계인 같은 여자 이야기 입니다

하하 조회수 : 4,619
작성일 : 2012-11-08 13:45:53
동네 이웃 동생이에요. 저보다 두살 어리구요.
전 삼십대 후반.. 딩크족.
그녀는 삼십대 중반.. 아이 기다리는 난임족.

- 잠시라도 사람과 있지 않으면 노이로제

진짜 신기해요 ㅎㅎ
말 그대로 눈떠서 잠들 때까지 사람하고 있어야 해요.
회사에선 동료와, 집에선 남편과.
근데 이 동생의 불행은 남편이 아주 외향적이란 거..
계모임에 동호회에 공사다망하고 취미가 많아요.
동생은 칼퇴하는 작은 직장 다니는지라
저녁에 집에 오면 십중팔구는 남편이 없어요.

저랑 알게 된 계기도 이 동생의 엘리베이터 안 대쉬 --;
"@층사세요?"
"네... 네. 그런데요."
"저는 @층인데! 언니! 저랑 오늘 저녁먹어요!!"
진짜 깜짝놀랐어요 --;;; 물론 그날은 죄송하지만 안된다고 했는데
다다음날 퇴근길에 또 마주쳤네요 --;
이번엔 도망못가고 낚여버려서... 그렇게 알게됐지요.

재미있는건 이 친구는 사람하고 있는 거를 좋아하는 걸 떠나
사람 손길을 간구해요 --;
배가 아파서 그런데 손좀 잡아달라..
나 추운데 팔짱 껴도 되냐..
얘기할때 멀리 가지말고 자기 옆에서 몸 대고 얘기해라 ;;;
가만 보니까 저한테만 그러는게 아니고요.
같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
심지어 사람 손길이 그리워 한의원 매일 출근;;
지압 수기치료 받는다면서요.
물론 동네 사우나는 월정기권 끊어 다니구요 --;
이제 겨우 서른넷인데!! 할매냐!!

저는 완전 식겁합니다...
제가 좀 냉정하긴 하죠.. 그래서 단호히 거절.
나 손이 차고 축축해서 누구 손대기 힘들어..
나 사람하고 살 대는 거 별로 안 좋아해...
근데 제가 워낙 이 친구의 매일 대쉬를 거절해온터라;;
(퇴근하며 꼭 우리집에 들르거나 전화해서 같이 있자고 해요.
전 그럼 냉정히 거절 --;;;;)
이 친구는... 그럴 때마다.. 진심으로 서운해하면서
'언니 너무 그러면 신랑이 바람나요.' 라고 --;;
이 '신랑이 바람나요' 버전은 이 친구가 구사하는 최악의 비난입니다 --;;

- 신랑이 바람나면 지구가 멸망한다 ;;;

이 친구의 모든 포커스는 신랑이 바람나나 안나나 입니다.
그러니 사는게 지옥이죠... 앞서 말한대로 신랑이 공사다망하거든요.
그리고 좀 훤칠해요. 이 친구는 동글동글 이하이 스타일.
그래서 더 그런지 모르지만... 신랑 걱정 하는 거 보면
진심으로 걱정하는게 보여서... 귀찮아 내치고 싶어도 딱해서
또 그녀의 대쉬에 넘어가 밤새 기빨리고 오는 저입니다.

여튼 그러다보니...
저희 남편이 지난 늦여름부터 카풀을 하는데요.
'언니 조심해요 카풀 누구랑 하는지 확인해 보셔야 해요'
그리고 남편이 새로 시작한 운동 이야기를 하면
'언니 그러다 바람나면 어쩌려고 해요. 거기 여자도 있을텐데.'' --;;;;
그리고... 우리 시부모님도 안하는 소린데!!
볼때마다!!!
'언니 형부몰래 애 가져요... 남자 애 없음 바람나요...'
내가 안낳는다고 개기는 거거든!!!!!!!!!!
그리고 위에 말씀드린대로...
최악의 악담을 퍼붓고 싶을땐..
'언니 너무 그러지마요. 사람이 좀 유해야지 언니처럼 그러면 형부 바람나요.'
으허허허 ......
이 친구의 진심은 ...
이 모든 걱정이.. 꼬여서 내뱉는말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란거죠 --;;
아침드라마 볼시간이 있는거니..
너 직장다니잖아.. --;;
아침드라마의 세계에서 고만 좀 탈출하렴 --;

- 전자렌지와 명품백의 세상

이친구... 완전 할매같아요 .
예를들면 전자렌지는 전자파가 음식에 흡수된다고 안써요--;
그리고 막 건강원.. 수지침.. 태국다이어트약 이런거 좋아하고..
막.. 다단계로 파는 화장품이랑 속옷 맹신하고 --;
때미는 거 좋아라 하고
저랑 목욕탕 가자고 --;; 난 태어나서 대중탕 가본 적
한번도 없단 말이다!!!! 싫다고!!!!!
명품백 물론 좋아하는데...
특급 로스 --;; 로 이태원에 남몰래 사러가고 --;;
샤넬백 로스라니 이보시오 --; 샤넬백이 우리나라에 하청줘서 만드남 --;;
전형적인..... 여자죠. 네. 여자.
전 브랜드 있는 백이 하나도 없는데
볼때마다 샤넬로스 사러가자고 --;
내 스따일을 봐랏!!! 나는 만다리나덕 백팩이면 충분해!!
그러면 언니도 스타일을 바꿔야한다고..
안바꾸면 남편바람크리 --;;

전 이런 동네동생이 있어선지
82의 웬만한 여성동지들 글 보면.. 그냥 웃음나와요.
저는 매일 라이브로 보거든요.. --;

근데 이 동생.. 보면 하여튼 답답하긴 한데
저도 미워하진 않고.. 주변에 사람도 되게 많아요
자기가 사람이 없으면 일단 미치니.. 사람한테 잘 엉겨붙죠
이 친구 깝깝해 보여도 이런 친구가 나중에 큰일할 거 같아요
저처럼 무신 뉴요커인양 쌩하고 쿨하게 하고다닌들
저같은 사람은 길거리에 엎어져도 아무도 안쳐다볼거라는거 --;;
IP : 61.79.xxx.6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8 2:01 PM (118.32.xxx.169)

    귀여울거같아요.
    때론 귀찮을거같지만..
    애정결핍증인듯한데..그런여자는 다정다감한 남편만나야 행복할텐데..
    왜 밖으로 많이 도는남편을 만나서 엄한 외부사람들만 고생?하는지..ㅎㅎ
    재밌네요 글 ^^

  • 2. ......
    '12.11.8 2:06 PM (121.169.xxx.129) - 삭제된댓글

    저도 글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이래서 그 동생이 원글님을 좋아하나봐요.

  • 3. 하하
    '12.11.8 2:07 PM (61.79.xxx.64)

    네 귀찮은데 귀여워요 ㅋㅋ
    얼굴도 이쁘장해서.. 가끔 저 걱정해요 ㅋㅋ
    '신랑이 바람나는게 아니라 니가 먼저 바람나겠다!!'
    애정결핍에 스킨쉽 갈구하고 귀도 팔랑귀인데 이쁘장하니 ㅋㅎㅎ
    늑대같은 남자들이 이 친구 잡아먹을지도 모른단 생각 ㅋ

  • 4. 원글님
    '12.11.8 2:12 PM (119.192.xxx.131)

    성격 좋으시고 화통하실 것 같아요 ^^
    전 글만 봐도 마음이 답답해지네요
    이웃 동생 비슷한 사람들이 좀 있긴 한 것 같아요
    늘 누군가랑 같이 있어야 하는 사람
    정이 많은 사람인 것 같긴 한데
    전 나한테 수갑채우는 것 같아서
    그런 성향이 보이면 도망가요~~~

  • 5. 쓸개코
    '12.11.8 2:17 PM (122.36.xxx.111)

    아우~ 글 정말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그 동생분 안봐도 본듯해요^^

  • 6. 해리
    '12.11.8 2:31 PM (221.155.xxx.88)

    저는 원글님하고 친구하고 싶어요 ㅎㅎㅎㅎ
    글을 진짜 재밌게 잘 쓰시네요.

    제가 알던 동생은 딱 봐도 남자같아요.
    옷차림도 평소엔 면티에 청바지, 특별한 일 있으면 셔츠에 면바지.
    근데 아주 고약한 잠버릇이 있는데 옆사람 손을 잡고 자요.
    그냥도 아니고 쉴새없이 만지작거리면서.
    잠든 내내 한 순간도 놓지 않아요.
    저는 남편하고도 각자 이불덮고 등돌리고 자는 사람인데.
    놀러가서 얘 옆에 한 번 걸렸다가 밤새 잠 설친 기억이 있어요.

  • 7. ...
    '12.11.8 3:18 PM (122.36.xxx.75)

    마음이 많이 외로워보이네요 같이 있기 피곤하시겠어요 ..

  • 8. 저도
    '12.11.8 3:20 PM (123.214.xxx.42)

    원글님 스타일~^^
    재밌으니 시리즈로 자주 글 올려주세요.고정닉으로..
    82에서라도 웃고 살아야겠어요.

  • 9. 신참회원
    '12.11.9 5:18 PM (110.45.xxx.22)

    제 3자가 봤을 때는 피곤한 스탈인 거 맞는데 원글님은 귀여워하고 안쓰러워 하는 것 같으니 두 분이 인연이시네요~
    외계녀가 인복이 있는 듯^^
    저는 원글님 처럼 안쓰러우면서도 조금 걱정이 되네요.
    심한 의존성 성격장애 증세가 있는 것 같은데 우울증으로 발전하면 위험하거든요.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한다면 조심스럽게 정신과 치료를 권유해 보세요.
    그녀의 특성으로 보아 보통사람들과는 달리 그리 기분나빠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쩌다 그런 신랑을 만났는지 안타까워 하는 분이 있는데 의존적인 사람이 자기애성 인 사람이랑 잘 맞아요.
    그래서 안좋은 증세가 더 심해지고;;;;
    그런 사람은 빨리 아이를 가져서 아이에게 정을 쏟는 것이 그나마 나은데...
    암튼 원글님이 맘 넓고 덕이 많은 분인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600 코트얘기가 많아서 묻어서 질문올려요^^ 3 코트 2012/11/08 1,048
174599 초등때 공부 못했는데 나중에 공부 잘한 자식둔 부모님 힘좀 주세.. 4 2012/11/08 1,553
174598 <수능> 구리 인창고를 서울 인창고로 착각 수능 2012/11/08 1,835
174597 지갑의 똑닥단추가 잘 안잠겨요.. 2 똑닥단추 2012/11/08 668
174596 암막커텐 텍스월드꺼 쓰시는분? 7 살빼자^^ 2012/11/08 3,974
174595 안철수후보의 당당한 외교 공약 2 .. 2012/11/08 689
174594 내일 도시락 싸오래요.. 24 초등도시락 2012/11/08 4,053
174593 이대입구 쪽, 식사할 곳과 맛있는 케익이나 커피집 추천해주세요... 5 모임 2012/11/08 1,716
174592 전기장판 이 제품 쓸만한건가요? 3 전기 2012/11/08 1,007
174591 박근혜의 두서없는 멘붕정책이........ 3 걱정이네요~.. 2012/11/08 795
174590 울 아이 도서관 책 빌려오면 알콜로 소독하고 읽어요. 11 ........ 2012/11/08 3,779
174589 7살 딸아이의 고민 9 7살 딸아이.. 2012/11/08 1,295
174588 팔이 길어서 거의 모든 옷들이 짧으신 분 계신가요? 11 신세계 2012/11/08 3,163
174587 문재인의 우려스러운 포퓰리즘 정책들.. 12 걱정되네요 2012/11/08 1,103
174586 [단독] 탕웨이, 韓 분당에 토지 매입…"150평, .. 3 탕웨이 2012/11/08 2,966
174585 점심 식사 전이예요. 밥이 없어요. 국은 있어요. 11 이런 난감할.. 2012/11/08 1,895
174584 정리 잘하는 사람.청소 잘하는 사람 2 음음 2012/11/08 2,215
174583 내가 살인범이다 보고 왔습니다 11 후기 2012/11/08 3,845
174582 lg u+ 스마트폰인데(3g) 지금이상없으신가요? ... 2012/11/08 498
174581 수분크림 제품명 짓기 도움 요청이요;;; 4 아이디어 고.. 2012/11/08 1,012
174580 특검, 'MB 형수' 이상은 부인에 출석 통보 샬랄라 2012/11/08 659
174579 중3아들과의 신경전.. 6 내가 엄마다.. 2012/11/08 2,213
174578 장염 걸렸을땐 닭고기 먹으면 안되나요? 2 장염 2012/11/08 3,408
174577 이금희 아나... 살 너무 쪘네요... 56 2012/11/08 39,843
174576 요즘 드라마보다 정치가 더 재밌지 않나요? ........ 2012/11/08 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