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 4년째 매실을 담고 있어요
토종매실로 담가도 보고 남고로 담가도 보고 설탕비율도 어떨땐 좀 적게넣어서 실패하면 그 다음해엔 좀 많이넣고
이런식으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담갔는데요
제가 첫 1, 2년째는 서울에서 담갔거든요
작년부터는 제가 공기맑은 시골에 이사와서 그 이전년도에서 주문한 농장의 매실을 그대로 주문해서
담갔구요. 한마디로 똑같은 농장의 것을 주문해서 담갔는데 설탕을 조금 많이 넣었는지
심히 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물엿이나 설탕대용으로 쓰자는 심산이었는데...
근데 심히 단 매실액기스는 보통 거품이 안나고 발효가 잘 안되잖아요
근데 이놈은 특이하게 작은 병에다가 옮겨놓으면 사이다처럼 병이 빵빵해지고 물에 타먹으면
탄산음료맛이 나요. 게다가 이놈을 가지고 깍두기, 김치, 간장소스를 만들면
하루만 지나도 김치나 간장이 부글부글 끓어요
근데 부글부글 끓으면서 알콜발효가 되는게 아니라 아주 드라마틱하게 멋진 맛으로 탈바꿈한다는 거에요
음식을 쉬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글타고 발효를 억제시키는 것도 아니고 (매실액이 발효를 방해한다고
엄마는 김치에 매실 못넣게 하시거든요) 아주 적당히 익은 상태를 장기간 유지시켜주는 아주 독특한
작용을 한다고나 할까? 게다가 김치담그면 씁쓸할때도 있고 시거나 젓갈냄새가 나고 그런것도 있잖아요
근데 이 매실액기스를 넣으면 그런게 없이 음식이 딱 정리가 되네요
조림이나 볶음처럼 불로 익히는 음식에 넣으면 티가 안나지만 김치나 생채, 소스류에 첨가하면
아주 맛이 걸작으로 변해요. 이게 바로 좋은 균이란 건가봐요
간장이나 된장 담글때도 일부러 유명한 종가의 씨간장을 얻어다가 한다잖아요
매실액기스에도 좋은 씨간장 역할을 하는 좋은 균이 따로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