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측에서 이런 공약을 제시했다는 보도를 읽었습니다.
여러분이 예상하시는 대로 나는 기본적으로 이 공약에 찬성입니다.
그 이유는 외고, 자사고, 국제고가 아무런 긍정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단지 대입준비를 좀 더 강하게 시키는 정도의 역할만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신문 보았더니 KDI에서 나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학생 중 15개 주요 특수목적고 졸업생들의 서울대 입학비중은 2002년 22.8%에서 2011년 40.5%로 빠르게 확대됐다고 하더군요.
물론 중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특목고로 많이 진학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는 있겠지요.
그러나 아직도 고교 평준화의 기본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외고나 국제고는 외국어 잘하고 국제감각 뛰어난 사람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이것이 다른 모든 것에 앞서는 정말로 중요한 사회적 목표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에서는 이것 말고도 중요한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 아닙니까?
자사고는 등록금 비싸게 받아 입시대비 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킨다는 것 이외에 무슨 존재이유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나마 자사고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져 이제 몇 개 자사고는 존립 여부마저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 아닙니까?
MB정부는 자사고 신설이 무슨 위대한 교육개혁 작업인 양 떠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이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공약이 바람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기득권층의 강력한 방해공작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힘있는 사름들의 자제가 대체로 특목고에 많이 진학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들이 갖가지 논리로 이를 반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문재인 후보가 선거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그 공약을 제대로 실천에 옮긴다는 보장은 없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그 공약이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숫자로만 따지면 특목고와 아무 관련 없는 유권자 수가 훨씬 더 많습니다.
따라서 이 공약이 표를 얻는 데 유리한 성격을 갖는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 인구의 2%만이 내는 종합부동산세를 나머지 98%의 과반이 폐지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입니다.
따라서 여론몰이가 어느 정도로 성공하느냐에 따라 이 공약은 표를 잃는 공약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난 이런 논의가 표면화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외고, 국제고, 자사고가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쉬쉬해 왔습니다.
이제는 그 논의를 표면화시켜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해애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