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상황설명을 위해 간단히 등장인물을 설명할게요;;
1.같은 회사에 다니는 친한 입사동기 언니입니다. 이하 동기언니라고 하겠습니다.
2.회사 내에서 말이 거칠고 오바를 잘해서 뭇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언니가 있습니다. 이하 오바언니라고 하겠습니다.
3.2번의 오바언니와 매우 사이가 안좋은 소심언니. 이하 소심언니라고 하겠습니다.
친한동기언니 / 오바언니 / 소심언니 / 저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요, 간단히 설명할게요. 길면 지루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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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넷은 모두 입사동기입니다. 오바언니는 입사초부터 뭇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상사에게 잘보이기 위한 지나치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행동을 한다든가, 사람의 옷차림을 보고 면박을 준다든가,
같은말을 해도 기분나쁘게 잘 말한다든가하는 방법으로요.
이 오바언니의 기분나쁜 말투와 가끔 날아오는 옷 지적질에 소심언니는 늘 상처를 많이 받았지요.
저는 오바언니, 소심언니와 모두 아주 가깝지는 않았기에 둘이 사이가 안좋다는 것을 알고만 있었고,
그 책임이 오바언니에게 더 많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지요.
이때 저와 친한 동기언니는 매일같이 소심언니와 오바언니의 욕을 하며 같이 욕을 해줬는데,
늘 그 얘길 저한테 해줬습니다. "아, 난 오바하는 걔, 너무 싫어." - 늘 제게 하던 소리였죠.
저는 갈수록 오바언니에 얘기만 듣고도 (저에겐 전혀 해코지가 없었지만) 경계심이 가득해졌지요.
그러던 중, 제가 우연한 기회에 오바언니와 함께 한달 넘게 같이 합숙을 하며 지내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지요.
그리고 이 오바언니를 포함해 여러 사람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면서 오바언니에 대해 잘 관찰하니
사람들에게 뒷얘기로 듣던것보다"는" 괜찮은 사람이더라구요.
단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장점도 있고, 독하고 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심하고 우울한 사람이구요.
이런 오바언니가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해서 저는 언젠가 기회가 닿아 맥주 한잔 기울이며
"언니는 내가 보니 장점이 많은 사람인데,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말을 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지요.
전혀 말이 안통할거라고 생각했던것과 달리 오바언니는 이 말을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였지요.
본인이 소심언니에게 말을 막했던 부분이 있는데, 내가 워낙 말을 거칠게 하는 버릇이 안고쳐져서 본의아니게
상처를 준것 같다고! 전 이말을 들으며, 오바언니의 알수없는 자격지심, 불안감 또한 그러한 거친 버릇에
한몫 했을거라 짐작은 했지만 그런 말은 물론 하지 않은 채 "그래 언니 잘 지내봐." 하고 말았지요.
그리고 나서 저는 친한 동기언니와 합숙 중간에, 그리고 합숙 이후에도 종종 통화를 할때마다
"언니 나, 오바언니에 대해 지켜봤는데 우리가 생각한것만큼 나쁜 사람 아닌거 같아.
하지만 고쳐야 할 점은 분명히 있어. 그걸 내가 에둘러 얘기해줬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늘 동기언니가 하는말.
"넌 팔랑귀냐? 걘 진짜 이상한 애야." 라고 면박을 주더군요.
전 그 사람을 옹호했다기보다, 좋은 점도 있음을 발견해 얘기해준 것 뿐인데요.
여하튼 여차저차 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점점 회사 사람들과오바언니는 잘 어울려 지내는 것 같았고, 여전히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반대로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져 가더군요. 전 오바언니와 아주 친해지진 않았어도 예전만큼의 경계심을 풀고
그 사람을 불안감, 자격지심, 열등감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이해하고 또 장점을 존중하며 그렇게 지냈죠.
그런데 며칠전 소심언니가 저에게 조심조심 다가와 커피를 한잔 청합니다.
그리고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와 친한 동기언니가 소심언니한테 가서 오바언니를 또 마구 욕하는 와중에
"쟤(저를 지칭하는 겁니다)는 오바하는애 편들던데?" 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제가 오바언니 편을 들어서 답답해죽겠고, 왜 좋다고 하는지 이해할수가 없다고 말을 했는것입니다.
소심언니는 제가 오바언니를 편들었다는 말에 매우 서운했으며,
제가 남의 말에 잘 휘둘리는 것 아니냐고 묻더군요.
하지만 저는 확실히, 누구 편을 든 것도, 오바언니의 말만듣고 그 언니에게 휘둘린것도 아닙니다.
저는 오바언니의 단점을 지적해줬고, 여전히 그 단점을 고치기가 힘드며 그 점이 매우 큰 문제임을 알고 있으며,
다만 생각만큼 나쁘고 못되먹은 사람은 아니니 너무 미워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친한 동기언니에게 말한 것이었습니다. 싸움은 당사자들끼리의 문제이죠.
이런 마음을 전하자, 소심언니는 "넌 어떻게 보면참 공정하다." 고 말합니다.
"이제까지는 나한테 오바하는애의 장점을 말해주는 애는 없었는데, 착한 너가 그렇게 말했다길래 나는
섭섭하고 또 신경이 쓰였다." 고 덧붙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소심언니 당신이 행복하길 바란다. 너무 사람 미워하지 말아라. 하지만 나는 오바언니가 소심언니 당신에게
준 상처가 정말 밉다. 그러나 나는 좋은 면을 보았던 것을 얘기해준 것 뿐이다. 섭섭해 하지 말아라" 구요.
그렇게 소심언니와 저 사이의 오해는 풀렸습니다.
그러나 남은 오해가 있죠.
친한(?)동기언니와 저 사이의 오해.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친한(?) 동기언니는 소심언니와 오바언니 욕을 하고 돌아 올때마다 늘 저에게
"아, 소심언니가 오바언니 욕하는걸 처음엔 들어줄만 했는데 점점 지친다. 듣기싫어." 라고 말했다는 사실이죠.
전 그럴때에도 누구편도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둘 사이의 문제는 둘이 해결할 문제이며,
제가 합숙하며 느낀 오바언니의 장점을 덧붙여준것 뿐이죠.
그런데, 소심언니의 오바언니에 대한 욕이 부담스럽다던 동기언니가 자신의 감정은 쏘옥~숨기고,
제가 오바언니 편을 들더라는 말을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소심언니에게 할 수가 있을까요?
이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상황인지 궁금합니다.
알고보면 소심언니의 편이 아닌것은 오히려 같이 욕을 해주면서도 제게 와서는 되려 소심언니 흉을 보는
동기언니, 그녀인데.! 왜 저를 팔아 마치 이간질 비슷한것을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제가 만만했던걸까요?
저는 항상 동기언니의 부탁, 고민상담 모두 해주었고
귀찮다싶을만큼 평소에도 저를 많이 부려먹고, 시켜먹었지만
전 그녀를 믿고, 또 좋아했기에 부담스러워도 항상 잘해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자잘하던 부담스러운 감정들이,
이런 일을 겪고나니 아주 커져버렸네요.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친한 누군가에게 말해준것이 "누구 편든것"으로 가볍게 치환될 수 있는건가요?
그녀는 왜 나와 '친하다면서'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했을까요?
물론 저와 소심언니 사이에 오해는 모두 풀렸고,
소심언니는 여전히 저를 좋아하고 믿는다고 이야기했지만
알수없는 억울함과 배신감이 가슴을 콕콕, 찌르네요.
새삼 떠오르네요.
동기언니가 저한테 했던말들.
제가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저한테 그랬었죠.
"너는 그 남자애 아니면 다른 좋은애 만날수 없으니까 그냥 걔 빨리 너가 잡아."
다른 모든 친구들이 저를 위로해주고, 아직 어리니 다른 사람들도 만나보라며 토닥여줄때
"너.는.아.무.리.소.개.팅.백.번.해.봤.자.그.런.애.못.만.나."라고 말하던 동기언니.
슬펐지만 그래도 언니가 절 생각해준다고 생각했었죠.
다른 사람 욕을 유난히 저에게 많이하고, 단점을 쉽게 보는 언니와 지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용기나 기회를 많이 잃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 동기언니에게서 벗어나고싶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제가 잘못한것이 있다면 따끔하게 지적해주세요.
그리고 벗어나야 한다면 방법을 일러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