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센터 안간다고 할 때, 저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 하는걸까요??
5살 딸아이에요.
둘째고, 생일이 늦어서 다음달에 네돌 되는 아이입니다.
큰 애는 아들이고요.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걸, 꼴랑 둘 키우면서도 많이 느끼지만,
큰애는 둘째 낳기 한달전, 30개월부터 어린이집에 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아이도 아기였는데 미안하지만...)
그 이후로 어린이집-유치원을 쭉 다니면서, 한번도 가기싫다는 말 없이 잘 가고 있어요.
처음 적응하던 며칠 빼고요.
그런데 둘째는 제가 아직 데리고 있거든요.
문화센터 수업 몇개 하는 게 다에요.
참, 오빠가 집에서 학습지 (기탄 류의 한글이랑 숫자, 매일 조금씩 합니다) 할 때 부러워해서
얼마전부터 얘도 한권씩 사줬어요.
스티커도 붙이고 선긋기도 하다가, 이제 숫자 쓰기는 잘 하는 정도,
한글은 나, 우, 유 정도 읽고 쓸 줄 압니다.
그런데 얘가, 평소에는 참 예쁘고 또 예뻐서, 제가 데리고 있으면서도 같이 즐겁게 잘 지내는데,
한번씩 수업을 안간다고 해요.
오늘 또 그랬어요.
봄, 여름, 가을학기 이어서 하던 유치원 수업 (1시간 반짜리,엄마 없이 혼자 들어가고, 그림도 그리고 운동도 하고 중간에 간식도 먹고)을 이달 초에 문화센터 문 앞까지 갔다가 안한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취소하고 왔어요.
이건 봄학기에는 잘 갔는데, 여름, 가을 학기에는 가다 한번씩 싫다고 말했었거든요.
자기가 말하는 이유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래요.
(그런데 이건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냥 하는 소리 같아요.)
그날은 딱 문 앞에서 안간다고 하는데, 더 이상 실랑이 하기 싫은 마음이 들어서 바로 취소해버렸어요.
또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하는 유아체육 수업,
여섯달 이상 잘 했는데 얼마전부터 가기싫어서 별별 이유를 다 갖다 붙이길래
(가끔 보조선생님이 오실 때도 있는데, 보조선생님이 오시면 싫다는 둥, 오늘은 졸립다는 둥)
더 이상 안하기로 해서 신청 안했고요.
오늘 문제가 된 건 40분짜리 유치원 수업인데, #### 유치원, 이런 이름으로 하고요.
엄마랑 같이 하는 두돌 무렵부터 시작해서 같은 선생님을 2년동안 보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40분 하는데,
엄마랑 아기랑 같이 들어가는 식으로 1년 넘게 했고, 혼자 들어가는 것도 1년됐고요.
이건 계속 잘 가다가 오늘 처음으로 안간다고 하네요.
저는 좀 강박적인 부분이 있는데, 일단 약속한 건 지킨다, 거든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고, 남들보다는 좀 더 강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원 등록이라든지, 뭐든 하면 가는 건 잘 가요.
큰애 키울 때도 약속은 꼭 지키면서 키웠어요.
제가 한 약속도 당연히 지키고, 아이가 한 약속도 꼭 지키도록요.
사실 그래서 큰애는 좀 융통성이 없기는 해요.
선생님이 정리해라 하시면 꼭 해야하는데, 안하는 아이가 있으면 스트레스 받는 식으로요.
그래서 얘한테는 좀 유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그런데 둘째는 완전 반대.
눈 앞의 이익만을 취하고, 훗날을 잘 생각 안하더라구요.
지금 뭘 한하면 나중에 어떻게 된다, 하는 식의 말이 안통해요.
이런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내년에는 유치원에 보내려고 하는데 (적응은 잘 할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유치원도 가다가 뜬금없이 안간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게 요즘 걱정이에요.
저의 성향과 아이의 성향이 부딪치는 부분인데,
저는 애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화가 막 나면서 이해를 못하고 힘들어지거든요.
문화센터 안간다고 할 때, 저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 하는걸까요?
그냥 하기 싫은가보다 하고 하지 말라고 해요?
전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하기로 약속한거니까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거든요.
두 아이를 키우다보니, 큰애와 작은애에게 다르게 대하는 것도 안될 것 같은데
둘째한테만 관대하면 큰애가 상처받을 거에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엄마가 화나있으니, 그냥 옆에서 혼자 노는 딸아이 옆에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