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면서 마음 너덜너덜해지셨고 결혼하고서도 힘들어하시는 글을 읽고
연애에 대한 조언을 바라며 올립니다..
저는 5년째 한 남자와 연애중입니다.
이 남자는 저보다 1살 연하입니다. 정확히 따지면 남자가 빠른 생일이기 때문에
2살 연하지만요.
저도 첫 연애, 남자도 첫 연애입니다.
남자친구는 저에게 불만사항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요구사항이 많았습니다.
길을 걸을 때, 자신감 있게 걸어라.
치마 좀 입어라.
처음에는 저랑 사귀는 게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부터 자기 눈에 차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고, 자기가 여자라면 이렇게 하고 다닐 거라며 저를 가르쳤습니다.
좋아하는 머리스타일을 특정해 자기는 이 머리스타일이 예쁘다.
좋아하는 옷스타일을 특정해 자기는 이 스타일이 예쁘다.
자기를 향해 항상 웃는 표정이면 좋겠다.
목소리 톤이 높았으면 좋겠다.
하루 일과를 재잘거렸으면 좋겠다.
지나가는 여자의 옷이 예쁘다.
저는 남자친구에게 예쁨받고 예쁜 여자친구로 인정받는 맛에
하나 둘, 제 생활의 편의에 관계없이 옷차림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가 남자친구에게만 맞춰지고 정작 본업인 학업에 열중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저의 노력으로 인해서 저를 더 존중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정념에 충실하게 스킨쉽을 요구할 뿐이었습니다.
남자친구의 말은 강요가 아니었고, 설득력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기 속이 힘들다고도 했습니다.
마음이 쓰여 노력했었습니다.
문제는 요구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요구는 왜 그렇게 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설교조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난 현상은, 스스로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 하게 된 것,
항상 무언가 지적을 받다보니, 스스로에게 회의감을 느끼게 된 것,
옷을 살때에나 길을 걸을 때나 저의 기분에 상관없이 지나치게 남자친구의 입맛을 맞추므로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을 설계해 나가야 할 20대 초중반을 남자친구에게 맞추는 데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항상 못 한 부분이 무엇인지 신경이 예민하니, 주변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힘듭니다.
제가 바보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랬던 것은 집에서 엄마와 아버지가 화목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한 마디로 끝 없이 싸우셨습니다.)
어떻게든 사랑받을 만한 존재임을 입증하려고 했고
또 대학에 입학한 뒤로 전공에 부적응하였던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5년이 흐르는 동안에 저의 마음은 남자친구한테서 받은 놀림조의 지적들로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제가 마음이 약한 사람이고, 용기가 부족해 헤어지지 못 했지만
지금 상태로는 취업도, 공부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얼마 전에 고백하길 연애하는 동안 왜 그냥 예뻐해주지 못하고
미워만 했을까 라고 합니다..
제가 자기 요구들로 인해 상처 받았다는 사실을 현재는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들..
남자친구의 많은 놀림과 지적들로 인해 상처받았고 이 사람을 보면, 편하지가 않은데
제 옆에 이 사람을 두는 게 저한테 어떤 영향을 줄지 알려주세요.
요새 이 관계가 결혼까지 이어져도 제가 원하는 존중과 사랑은 얻을 수 없으리라는 회의가 듭니다..
26살입니다..
저는 이 관계에서 존중받고 사랑받기 위해.. 너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글이 우울한데...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