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나온 전형적인 공돌이 대기업남과 소개팅을 했는데
5번 만나고 남자가 정식으로 자기랑 연애해달라고 말했어요. 아직 잘 모르고, 자기도 상처받고 싶진 않아서
용기내어서 말하는 거라구, 서로 많이 다르지만 이상하게 끌리고 좋다구요.
그런데, 저도 호감이 있어서 만나긴 했지만 약간 이상한 게,
저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못 느꼈거든요. 취향도 완전히 다르고..
그런데, 저렇게 말을 하길래
"저를 좋아하는 줄 몰랐는데요.왜 사귀고 싶으신데요?" 라고 했더니
일단 첫인상이 참하게 생겨서 맘에 들었고 자긴 정장이 잘 어울리는 여자를 평소 좋아하는데 정장이 아주 잘 어울리고,
그리고 이야기를 여러번 해보니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이 아주 현명하고 마음에 들고...서로 좋은 파트너가 될 것 같고
좋은 것 슬픈 것 나쁜 것 다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자기가 엄청 화려한 미사여구로 대쉬하거나 불확실한 걸
개런티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 해서 나를 있는 그대로 잘 해주고 좋아해주겠다...
주말에 자기가 회사에서 큰일이 있엇고, 가족중에 누가 또 돌아가시게 생겨서 주말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제가 너무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그 고백하는 날,
전날에 잠을 잘 못잤다.. 자기가 평소 피곤해 보이는 인상이어서 고백할 땐 안 피곤해보일려고 어제 일부러 일찍부터 자리에 누웠으나 잠이 안 오더라..
여기까진 좋은데요,
저에게 첫눈에 반 한 것도 아니고 자긴 원래 여자한테 첫눈에 반한 적이 없고, 대화를 많이 해보고 마인드가 맞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야 연애를 하는 스타일이라서,
나를 보고 가슴이 막 두근두근 콩닥 이런 건 아닌데,
그냥 마냥 좋다..좋은데 이 감정을 잘 표현을 못하겠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제가 좀 기가 막혀서...
"근데 남자가 여자 좋아할 땐 동서고금막론하고 자기 눈에 콩깍지가 좀 씌워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도 않았다면서 왜 사귀자고 그래요?"
라고 물었더니..자기가 표현력이 딸리기도 하고... 원래 남자가 모두 다 그렇게 첫눈에 반해서 정신못차리게 연애하는 스타일만 있는 건 아니다..그건 나의 오해이다..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밤이 늦어서 그냥 왔는데 그날 밤에 에이풔 4장분량의 이메일을 또 보내서
오늘 고백이 뜬금없고 약간 이상하게 들렸다면 미안하지만 자긴 굉장히 진심이고 진지하다..
이렇게..
제가 서른살 살면서 연애했던 남자들하고 패턴이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워요.
이 남자의 속마음은 뭘까요?
공대 남자라 표현이 이상한 건지...아니면 나를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닌데 좋은 사람같으니까 사귀자는 건지..
근데 자기가 사족달기를, 자기도 혼자 생각해봤는데
좋은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을 헷갈리진 않는다면서...
뭘까요 이 남자?
또..생긴 게 참하게 생겼다...이건 무슨 뜻인가요?
아주 예쁜 건 아니지만 조신하게 생겼다는 건지...아니면 자기 나름으론 예쁘다는 얘길 그렇게 하는 건지..
남자 성격은 아주 정확하고 빈 말을 잘 못하고 생각이 무척 많은 스타일인 것 같기는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