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삐용이 문제에 대해 남편과 대화를 했고
대화에는 이런저런 고민 사항이 들어 있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사실 삐용이를 생각하면 그렇게 안정적이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곳으로 입양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다른 분 말씀대로 그런 99%를 다 갖추고 입양을 원하는 집이
그리 많지 않을 거 같아요.
아니 어쩌면 없을 수도 있겠네요.
남편과도 그런 얘길 하고 나니
우리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안좋은 여건으로 입양 보낼 생각은 안했으니
그럼 우리가 책임지자 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리고 오늘은 우리 삐용이 데리고 병원가서 종합접종 하고 왔답니다.ㅎㅎ
근데 오늘도 배낭에 넣어서 메고 가는데 너무 크게 울어대서
또 꺼내서 품에 안고 갔어요
곧 전용케이지를 구매해야 할 거 같아요.
병원 갔더니 다 큰 고양이 데리고 온 분이 계셨는데
그녀석 몸집은 커도 조용하고 케이지에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 있더라고요.
우리 삐용이도 마련해줘야지 싶습니다.
거기 들어가서도 울어댈지 모르겠지만요.
아직까지는 품에 안고 오가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하루 하루 자라는 거 보니 안돼겠어요.
이틀 전쯤에 병원 다녀오고서 그사이 정말 또 많이 컸어요.
그전에는 걸어 다니거나 할때 발소리도 안들렸는데
어제 오늘은 왔다 갔다 걸어다니는 발소리가 들리고
우다다도 많이 하고요.
진짜 재빨라졌어요. 등치도 좀 더 커졌고요.
하루 이틀 사이에 이렇게 바뀌니까 너무 신기해요.
얼굴도 조금더 커지고요.
일주일. 이주일 사이에 이렇게 많은 변화가 오다니..
참..
욘석 사료를 그냥 사료만 주면 잘 안먹네요.
맨 처음에 데려오고서부터 회원님과 다른 아는 분께 받은
캔사료를 섞어서 줬더니 그 맛과 향에 적응했는지
그냥 사료는 잘 안먹어요.
아직 캔사료 많이 남아 있으니까 아주 조금씩 섞어서 주면서
차츰 줄이거나 아예 사료만 주면 또 적응 하려나요?
그리고 주사도 아주 잘 맞았습니다.
삐용~ 하고 한번 울었지만 얌전히 잘 맞았어요.ㅎㅎ
역시나 얌전하고 순하다고 칭찬도 들었답니다.
그새 많이컸다고 의사샘도 간호사분도 말씀하셨어요.
그전에는 무릎에 올라와도 무게도 안느껴지더니
이제 욘석이 앉은 자리에 뭔가 살짝 묵직한게 올려진 느낌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등치는 어떻고요.ㅎㅎ
두손에 쏘옥 들어와서 너무 가볍던 녀석인데
지금은 두손은 넘어서 길에 뻗어 있어요.
많이 컸다는 증거죠.
제가 사는 곳은 주택가인데 예전에는 길고양이가 참 많았어요.
그러다 2년전쯤인가 희한하게 다 사라졌다가 요새 겨우 한두마리 보이는데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시는 할머니가 계셔요.
오늘 삐용이 병원 데리고 오가는 길에도 그분이 또 길고양이 밥 챙겨주시는 거 봤는데
삐용이 집에 데려다 놓고 잠깐 세탁소에 다녀오는 길에 고양이 밥 챙기시길래
얘기를 했는데요.
욘석에 대해서도 조금 아시더라고요.
삐용이를 직접 본 건 아닌데 이주 전쯤에 사람들 따라다니는 새끼 고양이가 있어서
초등학생이나 다른 사람들이 잡아다 놀고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면
또 따라오고 하더라는 소리를 들으셨대요.
삐용이에 어미는 알고 있는데 이 주택가에 길고양이는 암컷이 없어서 귀하대요
삐용이 엄마도 몇번 새끼를 낳았던 거 같은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몇마리 안낳은건지
아니면 삐용이만 낳은건지. 그리고도 새끼를 잘 안보살펴서 새끼가 그렇게 혼자
방치되어 있다가 사람 따라가기도 하고 그랬다고.
그래서 할머니도 이상하다. 싶었다네요.
삐용이 엄마도 꼬리가 접혀있대요.
그러고보니 저 삐용이 엄마 누군지 알거 같아요.
이 주택가에 노란색 큰 고양이가 어쩌다 한두번씩 보였는데
꼬리가 뭉툭하게 접힌 고양이였거든요.
아마도 그녀석이 삐용이 엄마 같아요.
그래서 제가 삐용이 집에 들였다고.
사람 쫓아오고 하는 걸 보고 살겠다고 그러는 거 어찌할 수 없어서
들였다고 하니 잘했다 하시네요.
글이 너무 길어졌어요.
여튼 우리 삐용이 오늘 주사 잘 맞고
그사이 더 커져서 남아같아 졌어요.
지금 또 제 무릎과 발 사이에서 잠들었고요.
의사샘이 애교 많냐고 물어보시던데
고양이 애교 많고 적음은 뭘로 알아요??
삐용이는 그냥 얌전하고 순하지만 지금은 또 그새 컸다고
우다다 하면서 그릉 그릉 하면서 혼자 뭐라고 중얼 거림서
잘 놀고 그리고 제 무릎을 너무 좋아해서 무릎에 잘 올라오고요.
그정도인데
애교가 많은지 적은지 그런건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