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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인생을 정말 포기하고 싶습니다

상처뿐인 나 조회수 : 11,347
작성일 : 2012-10-27 02:10:39

 

제 얘기입니다. 필요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쓴 글이 다 날아가서 예전 글을 조금 이어 붙입니다)

부유하게 그리고 다복하게...남들이 부러워하는 조건에서 자랐어요.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핵심만 요악하자면 부모의 극진한 사랑 속에서 자라다가...어떤 병때문에 (정신질환이나

불치병은 아니었어요)...그러니까 잦은 투병과 그로 인한 제 우울감...형제자매 간의 시기와

질투...그런데 사춘기 무렵 상황은 역전되고, 전 정신적인 버림을 받았어요.

 

 

겉으로는 결혼도 정상적으로 했고 아이도 둘 낳아 기르고 있는데 첫 아이가 저처럼 안면기형이

있습니다. 아주 경미하지만 수술하면 흔적이 남는 부위예요. 성장 중이라 의사들은 말리구요.

성년이 되면 하라고 하네요. 미용성형과 재건성형의 경계선에 있는 어중간한 수술이 될 거라 해요.

저는 이목구비 중의 하나였고 두 차례 수술을 받아서 성인이 된 지금은 아무도 못 알아보는데

큰 아이는 수술을 해도 그렇고 안 해도 그렇고 이미 마음의 상처가 이미 깊숙이 자리한 상태입니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저희 부모님과 제가 다른 점은 아이의 기형에 대해서 민감했다는 점...그리고

자식의 교우관계에 대해 옛날과는 달리 촉을 세우고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전 4살때 수술이 실패한 후...다른 병도 지겹게 앓고 살았지만 그렇다고 위중한 병도 아니었어요.

아버지는 극심한 편애를 하셨고, 또 수술을 해서 실패하면 안된다고 의사들 말대로 20살이 되던 해에

재수술을 했어요. 병명은 참으로 간단하고 요즘은 수술하면 쉽게 낫는 병이었지만 아버지는 완고하셨고

저 역시 청소년기에 재수술을 해달라고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매일이 지옥 같았습니다.

은따...라는 게 아니었나 싶어요. 외모부터 그렇고...사람들과 잘못 어울리고 남의 눈치만 보고...

그 동안에 마음이 떠나셔서 전 집의 암적인 존재가 되었구요, 친구 관계든 성적이든

정상으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지금 시대로 따지면 다중인격..뭐 그런 거지요.

속으로는 너무 괴롭고 우울한데 친구가 떨어져나갈까봐 농담도 지어서 하고 일부러 친구들한테

잘 보이고...집에 돈이 많았기 때문에 인심 잃지 않게 뭐든 사주고 돈도 더 내고 그랬습니다.

 

 

지금 제 딸은 소아우울증입니다. 병원 갈 정도는 아니랍니다. 이제는 초등 고학년이라 머리가 커서

절대 병원엔 안 갈거라고 하네요. 자기 안 미쳤다고...심리검사하고 아동심리치료를 받아서 나름

좋아졌는데 이제 사춘기가 되니 제가 죽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저한테 왜 그러셨는지 알 것 같아요.

오죽하면 그랬을까...얼마 전에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나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동상담치료를 받고 있는데...제가 힘이 들고 괴롭습니다. 죄책감이 열배, 스무배 겹겹이 쌓여요.

부모님과의 관계는 자식이 설설 기고 그냥 무슨 말이든 명령처럼 따르는 구조구요, 거역이란 거 절대

안 해봤습니다. 같이 밥을 먹으면 체할 정도라서 소화제를 가지고 다닙니다. 형제들과도 표면적으론

아주 멀쩡합니다. 언니는 훌륭한 외모에 명문대 나와 좋은 집에 시집가고 능력있는 남편하고 살고 애들도

잘 컸고...억대연봉 받으면서 잘 나가는 오빠도 있고...전 아주 평범합니다. 먹고 사는데 그럭저럭...

결론은 그렇습니다. 제 삶도 지치고 둘째는 다행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편이라 그나마 굴러가는데

남편과도 별로고...큰 애와는 정말 더 이상 노력할 의지도 희망도 안 보입니다. 서로가 그렇습니다.

학습능력이 크게 뒤지는 건 아닌데 흥미도 없고 노력은 하는데 좋아하는 과목만 합니다. (국, 사, 과)

 

사연이 너무 길어서 차마 말 못하겠지만 몇년 간 저도 약물 치료도 받고 상담센터도 지겹게 다니고...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아직도 엄마 앞에서는 효녀인 척 열심히 맞춰드리고 혹시나 감정 상하실까봐 전전긍긍

하는데 저희 딸이 똑같습니다. 다만 정도가 덜하고...제가 아직 가슴에 대못을 박지는 않았을 뿐입니다.

감정에 격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이젠 저도 약도 그만 먹고 싶고, 아무 노력도 하고 싶지 않네요.

 

 

사람이 아무리 해도 안되는 게 분명 세상에는 있습니다. 차라리 자식 문제 하나면 낫겠어요.

전 제 문제고, 그게 결혼, 육아, 인간관계에 뿌리가 깊이 박혀서 도저히 진전이 없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왜 자식하고 같이 죽는지 전 정말 그 사람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왜 같이 뛰어내리고 왜 같이

약 먹는지 미치게 공감합니다. 다만..아직 그나마 제정신이 남아있어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 뿐이예요.

 

인간관계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사람의 본심을 육감으로 압니다.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막히게 알아요. 그리고 늘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삽니다. 두루두루 잘 지내는 사람은 많은데 절친은 없는...

저희 딸도 그래요. 왜 친구를 만들어주지 못했느냐...엄마 탓이다. 공부도 엄마표로 가르치지 그랬냐...

저 이런 말 하는 사람 혐오합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그것도 애가 잘 자라고 있고

밝게 나이 답게 잘 지낼때 가능한 겁니다. 저도 아이가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일때 이미 병이 깊어서

사람하고 눈 마주치는 것도 괴로웠고 애는 더 심해서 학교 다니는 것도 힘들어했습니다.

 

신앙생활도 했는데...(교회 다닙니다) 세례를 앞두고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입니다. 오늘 사소한 언쟁도

있었고...찬양제 문제로 사람들 앞에서 차마 우울증이 심해서 남앞에 나서고 싶지 않다고 말 못했습니다.

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의 문제가 저를 짓누릅니다. 애들도 다 밝고 이쁜데 우리집 애들만 고분고분

교회도 안 다니고...저만 다니느라 지치고 설득도 안되고...찬양제에는 아이들도 참석해서 무대에 서는데

전 남의 집 애들 손 잡고 웃어가며 노래해야할 처지입니다. 내일 세례문답이 있어 교회를 나가야 하는데

내 안의 확신도 없이 세례를 받으면 뭐하고 성경공부는 하면 뭐하나...부질 없다는 생각에 괴롭습니다.

 

 치유의 목적으로 오래 한 글쓰기도 이젠 직업도 아니고 취미도 아닌 어중간한 상황...육아와 가사에 지치고

남들은 보란 듯이 성공하고 잘 되는데 나만 왜 이렇게 번번히 발목을 잡히나...왜 마음을 못 잡나...포기하고

싶습니다. 교육도 제대로 받았고 습작도 오래 했습니다. 신문사, 출판사 일감까지 가져와 돈도 안되는 일을

하면서 끌어왔는데...과연 내가 뭘 한건가 싶습니다. 지인이 방영되는 드라마 원작을 소설로 써서 주말에

전국 서점에 출판을 하게 된다고 올린 글을 보면서 차마 축하해주지 못하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더군요.

 

우울증이란 지병도 너무 오래 병원, 상담센터를 다니면서 이젠 무디어져 가고...그곳에서까지 웃는 척, 자신을

포장하는 기술에 익숙해서 겉으로는 아주 건강하고 밝은 사람으로 행세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게 저입니다.

이젠 더 이상 살기 싫습니다. 다른 병도 달고 있고...그냥 교회도 그만 나가고 아이들도 버리고 모두 다 놓고 이제

떠나고 싶습니다. 사는 게 지긋지긋 합니다. 이렇게 벌레처럼 사는 인생이라면 단 하루도 살기 싫습니다.

여기에 9년이 가까운 기간동안 가입해서 간간이 글을 올렸지만 제가 이런 글을 올릴 거라고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살아가는 의미를 찾는다면 회복 중이라고 다시 글을 쓰고 싶네요. 살아 숨쉬는 것 자체가 고통인 밤입니다.

IP : 121.163.xxx.2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27 2:23 AM (219.254.xxx.119)

    세례 앞두고 마음의 시험을 경험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그래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는 어떤 흠도 없이 완벽하세요.

    다만, 인간의 안목으로 이를 다 헤아리기 어렵죠.

    원글님... 인생의 무게로 힘드시겠지만 시련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더 많이 발견하실 수 있길 바래요.

    하나님은 원글님을 많이 사랑하십니다.

  • 2. ..
    '12.10.27 2:26 AM (203.100.xxx.141)

    글을 참 잘 쓰시네요.

    포기하지 마시고...글 계속 써 보세요.

    인생도 포기 하지 마시고...힘내세요.

    사실....저도 너무 힘든데 버티고 있네요.

  • 3. ...
    '12.10.27 2:31 AM (112.155.xxx.234)

    어떤 말을 해드리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하루 빨리 마음의 평화를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 4. 도대체
    '12.10.27 2:34 AM (211.111.xxx.40)

    혹시 돈 있으면 큰 아이만 유학보내는 건 어떤가요.
    한국은 조금이라도 보통과 다르면 너무 살기 힘든 거 같아요.
    죽고싶다고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외국인 사이에 섞여있으면 내 얼굴이 다르다는 것도 잘 모르지 않을까요.
    따님도 어머님처럼 20살에 수술받으면 티 안 날 거잖아요.
    그때까지 10년 남짓만 힘내세요.

  • 5. ㅠㅠ
    '12.10.27 2:39 AM (112.155.xxx.29)

    많이 힘드신게 느껴져요.
    근데 조금만 더 힘을 내보세요.
    글에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느껴지고 아이에 대한 원망도 느껴져요. 솔직히 부모님처럼 무관심하듯 대했다면 아이의 소아우울증은 어땠을까 생각도 드네요. 부모님과 반대로 아이에게 교육했지만 결국 아이 역시 우울증에 안면기형까지...
    어떤 면에선 원글님의 어린 시절보다 현재 원글님의 아인 훨씬 힘들지 않을까요?
    원글님의 부모님이 재수술의 위험성땜에 어른이 되서 수술하게 했잖아요. 그래서 원글님은 청소년기 수술을 바랬지만 못했고요. 그러나 결론에선 원글님은 사실 지금 외관상으론 전혀 표시나지 않는다면서요?
    원글님이 바랬던 게 다 이뤄졌다면 더 나은 행복을 얻었을 거라 확신할 수있나요? 그렇게 못한게 결국 자신의 현재의 불행과 맞닿아 있다고 여기는 건가요?
    그건 바른 사고는 아니에요.
    현재 원글님은 한 아이의 양육자고 보호자예요. 절대적인
    아인 지금 정신적인 치료를 받는 것보단 원글님의 절대적인 보다듬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
    그러나 아이의 생각도 한번 봐주세요.
    찬양제에 따라가지 않는 아이가 원망스럽기 이전에 아인 불과 10살안팍에 있잖아요.
    조금만 더 마음을 내려놓길 진심으로 바래요.
    가족에 대해서도 동료에 대해서도 내가 정말 우울한 이유가 나의 이기심과는 관계없는지에 대해서요.

  • 6. 70넘으신 엄마도
    '12.10.27 2:44 AM (223.62.xxx.216)

    주장하시는게 같아요
    남의집 딸사위 손주들은 다 오는 내 딸사위는 ~~~~~~~
    종교는 자유예요. 그냥 그렇게 인정하고 넘기셔야죠.
    안면기형은 기형이고 종교문제는 별개구요,
    다 연관시켜 내 욕심 채워지지 않는다 징징대시고
    계시는거죠. 사람마다 지병 하나씩은 달고 삽니다.
    당당함을 찾으시길 바래요.

  • 7. 원글입니다
    '12.10.27 2:47 AM (121.163.xxx.20)

    아이들이 처음엔 교회를 같이 다녔어요. 저 역시 불교 집안에서 자라와서 아이들이 선뜻 와주길 바란 건
    아닙니다. 그냥 친구 따라 다니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큰애가 안 다니게 되고 (소아우울증이 발병한 후로)
    마침 교회가 좀 먼 거리로 이사를 가게 된 거고...둘째는 언니가 안 가니 셔틀버스 타고 다니긴 너무 어리고
    저도 같이 일년 가까이를 쉬면서 안 나갔어요. 그러다가 전 너무 힘들어서 다시 나가게 된 거구요.
    세례는 등록하고 나서 4년차에 지금 받게 된 겁니다. 종교적인 확신이 흔들리는 이유때문에 미루게 된 거구요.

  • 8. 저도 아이일로 힘들어요.
    '12.10.27 3:01 AM (123.111.xxx.187)

    힘내세요. 도와드릴수는 없지만 그래도 믿음을 가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면 많이 달라지실거예요. 세례같은 큰 일을 앞두고 흔히 일어나는 방황이에요.

    기도를 많이 해보세요. 큰소리로 울부짖는 기도도 좋아요.

    아이를 놓고 기도하다보면 어렸을 때 받았던 마음의 앙금이 조그맣게 떠오르면서 치유가 되요.

    오히려 내가 은혜를 입지요.

    저도 원글님을 위해서 생각날때마다 기도할게요.

    이 시간에 자지 못하고 이글을 쓰고 있는저도 자주 댓글다는 사람은 아닌데 이런 글에는 꼭 마음이 가더라구

    요.

    제 아이도 엄청 속을 썩입니다만 자라면 달라지겠지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삽니다.

    울 아이는 반항장애에요. 속에 분노가 많지요. 부모에 대해, 세상에 대해. 그래도 이뻐하는 맘으로 참고 삽

    니다. 저도 많이 노력해야지요. 첫 애라 부모가 다 경험없어 고생한다 싶어요...

  • 9. 요즘처럼
    '12.10.27 3:22 AM (223.62.xxx.216)

    기술좋은 세상에 좀 참으세요.
    나비로 탈바꿈하실겁니다. 요즘 기형과 무관해도
    돈문제,아이정서,질병,학업등등 시달리며 사는 이들
    많아요. 제 주변도 다 비교불가의 ㅎㄷㄷ부자들이라 한번 만나고오면 괴리감이 큽니다. 어떤 결혼이냐에 따라 전혀다른 인생이 되버리죠 그냥 현재의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자리에서 스스로 서야해요
    비교 자체를 마시구요 내려놓으세요 나는 내가 갈 수 있는만큼 가겠다는 편안함 심정으로요 욕심과 결과물만 본다면
    낭떨어지가 되구요 내려놓음 좀 기대어 쉴수있는 안락의자
    가 될 수도 있어요 내 마음 갖기에 따라서죠

  • 10. ㅜㅜ
    '12.10.27 3:48 AM (218.145.xxx.59)

    우선 님의 맘이 절절히 느껴지네요.
    저 이혼하고 아이 하나 데리고 절망적으로 살고 있어요.
    극단적인 맘...진정 그 심정, 그 경지가 어떤지 알아요.
    전 불교지만 아이 먼저 가까운 교회 보냈어요...아이도 힘들었으니깐...
    사실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좀더 좀더 가보는 겁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닐때가 많찮습니까. 힘내세요.

  • 11. 구름위에 해가 있다고하고
    '12.10.27 8:54 AM (121.88.xxx.219)

    교회 안가는 자녀로 인해 괴로우신가요?
    원글님도 교회 나가신지 4년 만에 세례받으신 다면 , 큰 애도 지금은 안다니지만 언젠가는 제발로 찾아갈 수도 있어요. 종교의 자유를 자녀에게도 주세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 마음이 일치하도록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어서 이해가 되네요.
    조금씩 원글님의 진심을 표현하면서 사세요.
    다른 사람에게도 달라진 원글님에게 적응 할 시간은 주시고요. 세례 받으시는 거 축하드림니다.

  • 12. 다 왔어요
    '12.10.27 10:59 AM (112.161.xxx.181)

    토닥...토닥...
    얼마나 힘드셨을까!

    토닥...토닥...
    애 많이 쓰셨네요

    토닥...토닥...
    너무 자책하지마세요

    토닥...토닥...
    지금껏 잘 버틴 장한 당신!
    자신을 칭찬 해 주세요

    밝은 빛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조금 만 더 걸어 오세요

    환~하게 비춰 줄께요

  • 13. ...
    '12.10.27 12:39 PM (122.36.xxx.11)

    원글님. 제가 원글님 보다 몇년 더 살았어요
    우리 애들은 대학, 수능생, 이렇습니다.

    한마디만 할게요
    그거 지나갑니다.
    믿으세요.
    님 마음의 힘듬이 어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아이들 애기때... 잠 안자고 밤사이에 2-3번씩 깨서 젖 먹을 때
    이 아이가 스스로 젖병 쥐고 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올거라는 상상이 안 될때...
    혹 겪으셨나요?
    저는 아이들 어릴 때 너무 힘들었어요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많아서.
    그런데 그 날들이 끝도 없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세월이 흐르니 문득 그것들이 다 사라져 버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정말로 살기 힘든 때가 있어요
    다음날 깨어나지 않는 것이 소원일 정도로.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은 태어나지 않는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기를 쓰고 노력해야 겨우 하루하루가 무사히 살아지니
    이건 죽도록 노력해야 겨우 본전인..셈이니까요.
    태어나지 않는게 가장 축복이고,
    태어난 이상, 마치 시지프스처럼 매일 고통스럽게 노력하며 살아야하니 매일이 힘들었어요.

    근데 몇년전 부터인가...그 힘든게 사라졌어요
    상황이 달라졌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달라졌나봐요
    아니면 호르몬 이상인지도 모르지요.
    암튼 원글님
    이게 끝이 있어요.
    그러니 조금만 더 견디세요
    언젠가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
    사는 게 참 가볍구나... 싶을 때가 옵니다.

  • 14. ...
    '12.10.27 5:03 PM (210.205.xxx.8)

    이 글 전에도 한번 올리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글이 그때랑 거의 똑같은 거 같은데....
    그때보다 전혀 나아진 게 없으신건가요?...

  • 15. 원글
    '12.10.27 5:28 PM (175.223.xxx.54)

    쓰다가 날아가서 이어붙였으니 반 정도는 같구요. 그 다음은 다릅니다. 몇달 전 글인데 같은 내용을 좀 바꿔쓰다가 창이 닫히는 바람에...죄송합니다. 중반 이후는 신앙 이야기도 있습니다.

  • 16.
    '12.10.27 8:12 PM (183.106.xxx.169)

    어느지역에사시는지요

  • 17. 원글
    '12.10.27 9:53 PM (175.223.xxx.54)

    경기도 북부입니다.

  • 18. ...
    '12.10.27 11:15 PM (175.223.xxx.54)

    아닙니다. 간헐성 사시였습니다.

  • 19. 하드보일드원더랜드
    '12.10.28 12:46 AM (211.246.xxx.131)

    옆에 계시면 꼭 안아드리고 싶어요.

    저는 지금 많이 아파요. 아파서 나가지도 못하고 한참 심할 땐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근데 아이는 토끼같은 아이 둘에 여우같은 신랑이 눈에 밟혀 실행을 못 했네요. 다행히 이제는 최악의 상태를 지나서 조금씩 호전되고 있어요. 몸이 좋아지니까 그때 안 죽길 잘 했다 싶고, 먹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이 생기네요.

    원글님. 지금은 정말 미치도록 힘들고 죽고 싶은 시기지만 2년 후는 그렇지 않을거예요. 시간이 약입니다. 전 죽기 전에 우리 가족들에게 조금 도움이 될까 싶어 자살해도 지급되는 종신보험 알아봤어요. 근데 보험 가입 2년 후에 죽어야 돈이 나온다녜요. 바꿔 말하면 지금은 죽고 싶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2년 후에는 거의 실현에 옮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네요.

    2년만 참아주세요.

  • 20. ....
    '12.10.28 2:53 AM (175.223.xxx.54)

    다들 좋은 조언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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