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고모부가 사람은 참 좋은데 없어도 너무 없어요.
시누이와 결혼 전에 사업 실패로 어쩌다 보니 신용불량이 되었다는데
본가에서도 도와줄 처지가 안 되니 결혼 후 여태까지 부부가 그 빚을 갚느라 고생했네요.
다행히 새로 들어간 직장 탄탄하여 얼마 전 그 빚은 다 갚은 모양인데
여태껏 모아놓은 돈은 하나도 없구요 집도 전세 아닌 월세로 근근이 사는 정도예요.
근데 얼마 전 월세로 사는 집이 갑자기 팔리게 되어 이사를 가야 하게 되었는데
이번 기회에 전세로 옮기고 싶다고 돈을 빌려 주든가
여유가 안 되면 보증이라도 서 달라고 하는데 어째야 할지..
신용등급이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아 은행 거래가 안 되니
전세자금 대출도 받을 수 없고 신용불량자 대출을 받으려면 보증인이 필요하대요.
저희도 집 사느라 융자 받은 거 올해 겨우 다 갚고
이제부터 저축하고 노후 자금 마련해야 할 판이거든요.
근데 애들이 다 대학생이다 보니 저축은커녕 등록금 대기도 당분간 빠듯할 듯하구요.
그래도 집 담보로 하면 대출 받아 빌려줄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빌려준 돈 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네요.
시누이 부부 모두 좋은 사람들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전셋값 올라가는 마당에
돈을 얼마쯤 모아도 저희한테 빚 갚기보다는 전세금 올려주는 게 우선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대출 보증 서주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불안하고..
여러분 같으면 이런 경우 어떻게 하시겠어요?
정말 비빌 언덕 하나 없는 시누이 보면 안 된 마음이 들고
내 동생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빌려주지 않았을까 싶어 맘이 괴롭다가도
우리 애들이랑 저희 노후 생각하면 냉정한 게 맞을 듯도 싶구..
형제 노릇, 사람 노릇 어디까지 하고 살아야 하는지
쉰이 다 된 나이에도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