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경제는 활성화를 해야 하죠...

학수고대 조회수 : 708
작성일 : 2012-10-24 12:03:53
 ‘동네’ 빵집의 공적(公敵)처럼 돼 버린 파리바게뜨! 대기업이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것이 민심인 터에 매출액 2조 원을 넘보게 됐으니 그런 눈총을 받을 만도 하다. 하지만 이 기업의 역사는 동네 빵집의 성공 스토리다.

1948년 황해도 사람 허창성이 을지로 4가에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을 낸다. 그 후 삼립 크림빵, 삼립 호빵으로 대박을 내 제법 큰 식품회사로 성장한다. 하지만 대기업 삼립식품은 파리바게뜨의 주인공 허영인의 것은 아니었다. 기업의 본체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첫째아들에게 상속된다. 파리바게뜨는 둘째아들 허영인이 성남의 작은 빵공장(샤니)을 물려받아 발전시킨 성취물이다. 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스토리 그대로인 셈이다. 모체 격이던 삼립식품도 형이 부도를 내 법정관리 중이던 것을 2002년에 허영인 회장이 되찾아온다.

사실 파리바게뜨의 성공에는 매우 극적이고 바람직한 요소가 많다. 샤니가 파리크라상이라는 베이커리 빵집을 시작할 때 이미 시장에는 고려당·뉴욕제과·신라명과 등 막강한 선발 주자들이 있었다.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가 이들을 모두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게다가 삼성 계열이던 신라명과, CJ 계열인 뚜레주르까지 제쳤다. 빵 ‘전문’기업이 ‘문어발’ 재벌을 제쳤으니 재벌 개혁론자들은 갈채를 보내야 마땅하다.

지금 여러가지 논란을 빚고 있긴 하지만 파리바게뜨의 프랜차이즈 방식에는 장점도 많다. 사실 빵집을 운영하는 일은 무척 고된 일이었다. 아침에 햇빵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새벽 4시부터 반죽을 시작해야 한다. 또 기술 없는 은퇴자가 빵집을 할라치면 기술자인 제빵사들에게 휘둘리기 십상이기도 했다. 파리바게뜨의 프랜차이즈는 그 어려움을 해소해줬다. 반죽(생지)과 새로운 품목 개발과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본사가 전담하고, 가맹점은 오븐에 구워내면 됐다. 그 방식이 편하고 신선한 빵을 원하는 소비자의 구미에도 맞았기 때문에 기존의 빵집 주인들 또는 새로 빵집을 내려는 사람들이 파리바게뜨로 개업하기를 선택했다.

동네 빵집 주인들에게는 파리바게뜨 말고도 수많은 다른 대안이 있었다. 그런데도 굳이 파리바게뜨와의 프랜차이즈 계약을 선택한 것은 그 쪽이 수익도 높고 편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상생이고 동반성장(同伴成長) 아닌가. 그래서 노무현 정부는 프랜차이즈 확대를 자영업자 문제 해결을 위한 최고의 정책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동네 빵집의 적으로 몰아세운다.

파리바게뜨가 동네 빵집을 죽인다는 비난은 틀렸다. 파리바게뜨 점포들이 바로 동네 빵집이다. 파리바게뜨 점포의 주인은 동네 아저씨들이며 일하는 사람들도 동네 청년들이다. 단지 기존의 다른 빵집들보다 깔끔하고 위생적이며, 표준화된 방식을 채택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화된 동네 빵집이 바로 파리바게뜨다.

노동자에게도 파리바게뜨는 괜찮은 직장이다. 제빵학원을 나와 동네 빵집에 취직하면 월 70만~80만 원이 고작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1000만 원도 안된다. 그마저도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임시직으로. 반면 SPC그룹(파리바게뜨 소속 기업 집단)의 초임 제빵기사 연봉은 2100만~2200만 원에 달한다(http://www.parisbaker.co.kr/recruit/recruit_01.php). 그런 직원 수가 이미 1만 명을 넘어섰다. 아마도 이 정도면 동네 빵집의 위축으로 없어진 일자리를 보충하고도 남을 듯하다.

그러나 파리바게뜨의 규모가 커지면서 가맹점에 대한 비용부담 전가, 거리제한 무시, 높은 수수료율 등에 대한 일각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개선해야 더 좋은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

대기업으로 크는 중소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계층 간 이동도 활발해진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크는 데 성공한 기업에 박수를 보내는 일이다. 불행히도 한국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뒤처진 자만 불쌍하다고 하고, 시대를 개척하는 자는 손가락질하는 것이 민주화요 정의처럼 돼 버렸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이 분위기를 바꿀 때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IP : 211.196.xxx.18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481 우리나라 사람들 문제인게 정치인들에게 바라기만 한다는거죠 5 d 2012/10/24 725
    168480 맛있는 뷔페 있을까요?? 외식 2012/10/24 1,032
    168479 이 풋워머 어떨까요? 13 발이 시려요.. 2012/10/24 2,829
    168478 튤립 구근을 지금 캤어요~ 4 어떡하죠? 2012/10/24 1,174
    168477 몇일전 경빈마마 레시피였나 배추김치 4 찾습니다!!.. 2012/10/24 2,030
    168476 요즘에 어울리는 차종류 추천해주세요 4 지현맘 2012/10/24 1,088
    168475 노다메를 보고있는데 6 요러케 2012/10/24 1,173
    168474 아파트매매(부동산중개 없이) 어떤 절차로 해야 하나요?(긴급) 5 어떡하지 2012/10/24 6,319
    168473 구속된 형부 9 rose 2012/10/24 7,895
    168472 아이패드미니? 넥서스7? 8 검은나비 2012/10/24 1,436
    168471 방금 보이스피싱전화를 받았습니다 6 2012/10/24 2,324
    168470 청소기추천 1 푸에블로 2012/10/24 2,758
    168469 러브 액추얼리 라는 영화에 야한 장면이 있나요? 13 영화 2012/10/24 3,236
    168468 네이버블로그 쓰는분 서로이웃만 보게하는거 어디서 하나요 3 .. 2012/10/24 5,178
    168467 극세사 이불 먼지가 그렇게 안좋다는데 9 tapas 2012/10/24 4,849
    168466 문재인 후보님의 눈 높이 ^^ 2012/10/24 1,605
    168465 딸아이 키땜에... 키네스 어떤가요??? 1 키 키 2012/10/24 3,190
    168464 산후도우미2주에 얼마정도하나요? 새댁 2012/10/24 1,379
    168463 조선일보 독자분들에게 2 샬랄라 2012/10/24 1,532
    168462 안철수 '혁신안'... 정치권, "아마추어" .. 9 호박덩쿨 2012/10/24 1,180
    168461 밥이 잘 되지도 않고 너무 금방 누렇게 되요 7 전기밥솥 2012/10/24 1,479
    168460 '예능' 밝히더니 '대선토론회'는 왜 안할까 2 세우실 2012/10/24 933
    168459 내가 못살아!!! 6 janess.. 2012/10/24 1,863
    168458 딸아이와 취향이 다르신 분들 계신가요? 6 엄마 2012/10/24 1,135
    168457 장례식장이 먼데 조의금 봉투를 봉해도 될까요? 7 고민 2012/10/24 4,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