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미국이구요.
오랫만에 고등학교때 친구랑 전화로 수다를 떨다가,
아이 키우는 얘기하다가 화제가 바뀌어서 썸머캠프 보내는 얘기를 하게되었죠.
그래서
우리 아이가 사립학교를 다녀서 학교선생님들과 인맥도 있고 해서,
학교 선생님네 집으로 홈스테이하는걸로 연결을 해주기로 하고 진행을 했어요.
며칠뒤에
친구가 아는 동네엄마가 자기아이도 껴달라고 사정사정하는데
어떻할까 하고 물어보더라구요.
자기도 이엄마가 얄미운짓을 좀 해서 안좋아하는데 하도 졸라대서 물어보는거라고
내가 아는 선생님들 집은 벌써 다 차서 없다고
한국 홈스테이집으로 해줘도 괜찮겠냐고 그엄마한테 물어보고 연락달라고 했죠.
누구는 선생님집 해주고 누구는 한국인집 해준다고 징징대기 시작하는데 슬슬 짜증도나고 신경도 쓰이고 했죠.
아이 입국하기전날에 막판에 이웃학교 선생님과 연결이 되서 그곳에 넣기로 하고 아이를 맞이했어요.
친구와 친구아이들과 그 아는 엄마 아이들이 미국도착해서
시차적응하고 기본적인 미국생활에 대해 알려주려고 우리집에 머무는데, 우리집에 며칠간 머물렀지요.
친구는 내선물이라고 아이한복, 멸치, 선식, 속옷등 미국에서 구하기 힘든것들을 줘서 너무 반갑고 고마웠는데,
그엄마가 보냈다는 선물을 펴보니
명품 지갑이었거에요.
순간 기분이 좋았죠. 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표정을 보고 미안했던지, 그거 짝퉁이라고 짝퉁이지만
그거 살려면 7-8만원한다고 하는데 표정관리가 안되는거예요.
쿨한척하긴했는데, 그게 더 어색해지고...
듣기로는 강남 노른자 땅에 8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자기나 자기아이들은 명품으로 휘두르고 산다고 들었는데
선물을 어찌 짝퉁을 줄수가 있는지...
차라리 그 돈으로 일반 한국제품을 사줬으면 기쁘게 받았을텐데..
내위치가 그리 가벼운 존재가 아닐텐데, 학교랑 홈스테이, 한국 학부모의 중간역할을 하느라
한국부모님과 통화도 자주하고
나한테 예상치못한 부탁도 많이 하게될텐데...
더구나
미국은 짝퉁을 팔거나,구매할경우도 처벌을 받는고 종종 뉴스에 나오는데
들고 다니기도 찝찝하고...
진품과 비교해보니 색깔이 좀 다르고, 무게도 더 무겁더라구요.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서 내내 찝찝했어요.
아이도착후 그 엄마랑 통화하면서 미국선생님집으로 구했다고 하니까
"어머 그럴줄 알았으면 다른 선물보내는건데... 호호호"
허걱~
일년에 한두명씩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만나는데 이분이 그분이시구나 하고 넘기기는 하는데
이 지갑이 애물단지가 됬습니다.
들고 다니기엔 좀 싫고, 버리기엔 짝퉁티는 나지만 품질은 좋아보입니다.
오늘 우연히 서랍 깊숙히에서 이 지갑을 보고 그냥 넋두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