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쓴 60만원.

에잇..보지말걸 조회수 : 3,942
작성일 : 2012-10-20 02:05:47
남편은 일찍 잠들었고
저는 소화가 안되는 듯 해서 이방 저방 배회하다 서재에 왔어요.
남편이 여기 핸드폰을 놓고 방에 가서 자는데 카톡이 자꾸 울려 확인하려고 켜보니
문자내역에 엊그제 60 만원 카드결제한게 있네요.

딩..

무슨 악기점 이름이에요.
머리를 빛의 속도로 굴려본 결과,
아마 시아버님의 플룻을 새로 바꿔드린거 같아요.


딩..

나한테 말했어도 됐는데..
내가 안된다고 말할까봐 그랬을까요.
아버님 악기 바꿔드리는거 싫다고 할까봐 그랬을까요.

평소에 만원이라도 카드쓰면 어디다 썼다 꼬박꼬박 묻지 않아도 먼저 말하던 사람이라,
또.. 10만원 이상 지출할 일이면 살까말까 먼저 말하던 사람이라.. 그냥 머리가 딩딩..울리네오.

60만원, 그것도 무려 10개월 할부에요, 자동차보험 넣느라 만든 잘 안쓰는 카드로 결제했네요.
저한테 말도 않고 그런 것도 서운하기도 하고, 이런 순간마다 늘 드는 자괴감,
그래 당신은 돈 벌어서 그렇게 쓸 수 있으니 좋겠네.. 하는 그 마음,
내 모든 커리어 포기하고 출산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가 되었건만.
이런 순간에는 그저 저는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 받아쓰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기분이에요.

60만원쯤 아무렇지 않게 쓸 형편도 아니고,. 그러니 10개월 할부를 했겠죠..
자영업을 하는데 당장 이 달에 돈 쪼들린다 부족하다 유난히 노래노래 부르던 요즘이고,
한편으론 또, 곧 팔순 되어가시는 아버님 생각코 그랬을 남편 마음도 짠하고...

사실, 엄마가 이번 주에 친구분들이랑 중국여행 가셨는데
예전같으면 10만원이라도 챙겨드렸을텐데
남편도 어렵다 하고 제 수중에 여유돈도 없어서 그저 잘 다녀오시라 인사만 드리기도 한게 걸려서..
그러던 참인데 어쩌자고 저 사람은 이란 카드 사용 내역을 내가 알게 했는지 원..

처음엔 속이,더부룩 해 잠이,안오더니
왠지모를 외로움에 잠이 영영 오지,않을것 같네요.
IP : 121.147.xxx.22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20 2:30 AM (115.41.xxx.171)

    저두 친정에 하는건 남편 모르게 해요. 미안해서 그런거잖아요. 마음 푸세요.

  • 2. ...
    '12.10.20 3:15 AM (211.243.xxx.154)

    저희도 남편 외벌이고 빠듯한 월세살이입니다. 비싼반찬 비싼외식은 담쌓고 살아요. 남편이 지방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니까 전 미안하고 아끼느라 음료수 하나도 잘 안사먹거든요. 남편도 용돈 거의 안쓰고 착해요. 비상금 생기면 다 절 주고요. 그런데 얼마전에 지출내역보니 현금으로 40만원을 뭘 샀더라고요. 메시지 뒤져보니 친한후배에게 뭘 사줬나봐요. 좀 속상하고 우리 형편에.. 우리 한달월세가 40만원이거든요. 우리보다 사정 훨씬 나은 후배인데.. 하면서 좀 서운하긴하더라고요. 그래도 어째요. 이미 지출한거고 남편도 그 돈을 쓸만하니까 썼겠다 싶어서 그냥 잘했다고 해줬어요. 더이상 얘기 꺼내지않고요.
    원글님도 속상하시겠지만 이미 벌어진일. 남편한테 그냥 잘했다고 해주세요. 남편도 미안한 마음일텐데 너무 닥달하지마시고요. 힘내세요: )

  • 3. 짠하네요
    '12.10.20 3:52 AM (110.10.xxx.194)

    그 가격이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사신 모양인데
    좋게 생각하셨으면 해요.
    플륫은 중고로 팔아도 꽤 받을 수 있어요.
    착한 아들이 좋은 남편도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 4. 좋게좋게
    '12.10.20 7:12 AM (74.14.xxx.22)

    전 제목 만 보고서, 남편분께 여친이 생겨서 여친에게 선물을 했을거라 상상하고 들어왔는데...

    원글님이 볼 땐 속상하실지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아름다운 지출이네요 ㅈㅅ

  • 5. .....
    '12.10.20 7:38 AM (110.70.xxx.160)

    형편안되는데ㅜ아버님선물 사드리려니.미안해서ㅠ말 못헸나봐요.당당하게 말하지.못하는.남편분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 6. hoony
    '12.10.20 8:20 AM (49.50.xxx.237)

    저도 친정에 쓰는돈 잘 얘기안합니다.
    미안하기도하고..물론 시댁에 더많이 들어갑니다.

    원글님
    아무리 돈이없어도 친정엄마 여행가시는데 조금 주시지 그랬어요.
    엄마가 서운하셨을듯..
    다음번엔 꼭 드리세요.
    남편한테 안드렸다고 말하면 화내실거예요.

    60만원은 모른척 하시는게 좋을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221 원룸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요 ... 19:09:15 15
1741220 냉동꼬리 조리 팁 부탁드려요 질문 19:07:52 25
1741219 노란봉투법으로 뭐라 하는 사람들 2 19:03:06 86
1741218 7시 정준희의 역사다방 ㅡ 이준석에 대한 압수수색, 준적준 / .. 1 같이봅시다 .. 19:02:42 98
1741217 에어컨 안 틀고 선풍기로 지내려 했는데ㅠ 5 ㅠㅠ 19:01:50 329
1741216 이젠 계엄선포한걸 고맙다고 해야할까봐요 1 .. 19:01:39 242
1741215 만다리나 덕 캐리어 쓰시는 분 계세요? 1 ..... 18:57:57 150
1741214 조국 대표의 샤우팅이 절실합니다 2 3년길다 18:57:04 178
1741213 조국의원 좀 빨리 풀어줬음 좋겠어요 6 18:52:09 219
1741212 음악 취향이 바뀌었어요 1 18:51:04 166
1741211 아이랑 가기 좋은 해수욕장 추천해주세요 2 속초 18:46:30 172
1741210 막바지 다다른 대미 관세협상…대통령실 "결과로 보여드려.. 3 ... 18:46:24 446
1741209 기도로 하느님께 딜을 했거든요.. 감히 제가. 3 기도로 재물.. 18:44:49 398
1741208 민생지원금으로 춘천소방서·119안전센터에 '커피 100잔' 돌린.. 3 낭만 18:44:45 844
1741207 17억 자산글 사라졌네요 8 18:37:46 1,193
1741206 책상용 의자는 어떻게 청소하시나요? ..... 18:37:38 88
1741205 딸이 남친이랑 여행다녀온 것 같은데요 28 uf.. 18:26:21 2,497
1741204 윤썩열이 사우나 좋아하던데... 1 .. 18:23:37 473
1741203 윤석열, 술 먹고 군의관 불러서 링거 맞았다. 15 어메이징 18:18:32 2,180
1741202 당뇨전단계인데 짜파게티 먹을까말까 고민중.. 15 점셋 18:14:18 1,072
1741201 이 의학용어 뜻 좀 알려주세요. 5 며느리 18:11:09 429
1741200 미니믹서기 써보신분들 어떤 믹서기 쓰세요? 2 . 18:08:26 446
1741199 교통사고시 합의금 얼마가 적당 한가요? 7 .... 18:03:43 567
1741198 자궁적출 후 삶의 질 문제 .. 10 . . 18:02:29 1,726
1741197 하와이가 그렇게 좋나요? 9 ㅇㅇ 18:00:26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