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등6학년 우리 아들 수학여행갔습니다.
준비하는 내내 좋아라해서 아무 문제도 없는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에 무심한듯 이야기 하네요.
"저는 버스에서 혼자 앉아가요.
선생님이 같이 앉을 애들 짝지으라고 했는데
아무도 같이 앉자고 안해서 혼자 앉아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마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렇지 않은듯 너네반 애들 숫자가 홀수냐? 했더니
남자도 홀수고 여자도 홀수라고...
글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는 것도 그렇고
수학여행 당일 아침에 이야기 하는 것도 그렇고
우리 아들이 평소에도 친한 친구가 없어요.
그게 저의 최고의 근심입니다.
유치원때부터 아니 더 어려서부터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잘 못하더라구요.
크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렇지 않네요.
초등3학년땐 우울한 성향때문에 놀이치료를 1년동안 받았어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성적은 좋았기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어서 안심을 했었는데
학교에선 다른 친구들이 '저애는 이상하다' 할 정도로 정서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너무너무 충격이었습니다.
3학년때 문제점을 깨닫고 그 이후로 좀 더 사랑해 주려고 무지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껴안고 매일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매일 얼굴 쓰다듬어요.
확 변하지는 않았지만 3년동안 조금씩 변화된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집에서는 식구들이 아들의 정서를 최대한 존중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별로 문제가 없는데
학교에서는 그게 아니니 문제가 조금씩 생기더군요.
아침에 아이의 말이 자꾸 귀에 맴돌아서
마음이 아파서
직장에 와서도 일이 손에 안잡힙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면담을 해 봤는데
선생님도 우리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못 어울리는게 걱정이라고 하시네요
우리 아이 이미지가 공부만 잘하는 재미없고 이상한 아이로 굳어진것 같아요.
초등6학년 아이의 친구를 엄마가 만들어 줄 수도 없고
아이 스스로가 변해야 하는데
아이는 다른 친구들한테 다가가는 방법을 모르는것 같아요.
집에서도 식구들과 이야기할때도 보면 본인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하거든요.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교정시켜줘서
지금은 그러면 안된다는 것 정도만 인식되어 있는 것 같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관심있어 하는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좋을지.. 이런건 전혀 안중에 없는 듯합니다.
게임이라도 친구들한테 인기있는 게임을 하면 좀 공통관심사가 생길건데
그것도 안그렇네요.
참...
저는 우울하기만 하고
해결책을 모르겠어요.
엄마로서 생활속에서 어떻게 아이를 변화시킬수 있을까요?
참고로 저는 맞벌이고 어려서부터 주변 엄마들과 교류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는 제 시어머니께서 보살펴 주시는데
우리 아이들이 유일한 손자,손녀라 지나치게 간섭하고 제재하는 면이 있습니다.
아이는 어릴적부터 그렇게 자라서 아주 순종적이고 할머니 말에 꼼짝을 못합니다.
둘째인 여자아이는 그래도 할머니 이기네요. 자기 하고 싶은대로 다 합니다.
저랑 애 아빠도 그리 사교적인 편이 아니라 다른 식구들과 어디 놀러간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고
우리 친정 가족과 함께 어울리는 일뿐입니다.
비사교적인 엄마아빠가 문제이겠지요?
우리 아이반에 친한아이가 딱 한명만 있었으면 정말 소원이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