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잘못으로 남편이 화났는데.. (길어요)

아내 조회수 : 4,292
작성일 : 2012-10-15 11:20:59

제 잘못으로 남편이 화가 났는데

어디까지 잘못했다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요즘 상황을 먼저 적어보자면,,

저희는 맞벌이이고 아이 둘 있습니다.

아이들은 시댁에서 봐주시고요 보통 남편이 8시쯤 퇴근해서 아이들 데려오면
씻기고 숙제시키고 조금 놀아주다가 재웁니다.
남편은 빨래 널기, 개기, 큰아이 숙제시키기, 큰아이 목욕시키기 담당이고
저는 설거지하기, 둘째 목욕시키기, 다림질(일주일 한 번)하기 고요
9시 되면 남편은 운동가고 제가 두 아이들 책 읽어주고 재워요.
평일에는 늘 이렇게 생활합니다.

근데 제가 요즘엔 퇴근이 늦어져서
남편 운동갈 시간에 맞춰 가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늦는 날엔 남편이 운동을 못가요.
남편은 허리 디스크때문에 운동을 안하면 허리가 아파서 운동을 꼭 해야하는데
저때문에 못가게되면 넘 미안하죠.
6시 45분에 출근하기때문에 아침에 운동하기도 힘들고요.

암튼 그런 상태라
남편은 제가 늦는것에 불만스럽지만 직접적으로 짜증을 낸다거나 하진 않고요
저도 늦게 퇴근하느라 힘들고 해도 남편한테 미안하니 힘들다 짜증난다 얘기는 안하고요.

또 한가지 상황은
저희 팀에서 여름쯤에 5명 팀에서 3명이 줄줄이 그만뒀어요.
일이 많기도 하고 클라이언트가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거라는 짐작이지만
윗선에선 일이 힘들어도 팀원들 잘 챙겨주고 술도 사주고 해야하는데 넘 그런게 없었다라는 생각도 있더라고요.
가뜩이나 일도 많은데 줄줄이 그만둬 멘붕이었는데 위에서 그런 생각까지 한다니 더 멘붕이었죠 ㅠㅠ
전 그게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론 좀 챙겨야겠다 하고 있었고요.

그러다 지난주 수요일에 팀회식이 정해졌어요.
맨날 야근이라 야근하다 늦게가나 회식하다 늦게가나 차이는 없다 생각했고
남편한테 회식한다 얘기하면 일도 아니고 회식때문에 늦게 오면 더 싫어할거 같았고
제가 기혼여성이다보니 팀 사람들이랑 술먹을 기회도 거의 없는데 회식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서 야근한다 거짓말했어요 남편한테.

근데 그날 제 핸드폰이 밧데리가 없어서 남편이랑 통화하다 끊어져 회사 전화로 통화했었는데
그래서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며 회사로 전화했어요.
회사에서는 저 퇴근했다고 하고요.
전 회식자리에서 남편한테 전화받고 회사라고 얘기하고요;;;;;;
이미 회사라고 얘기한것에서 거짓말이 들통났는데
야근하다가 잠깐 저녁먹으러 나왔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라 요즘 왜 그러냐 등등
아내 의심하는 남편 만들었어요 제가..

그날 미쳤었나봐요.

네 다 제 잘못이에요.
남편한테 거짓말한거.
그래서 집에 가서 내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백배사죄하고요.
미안하다 잘못했다 메일도 보냈어요.

거짓말한거 남편 이상한사람 만든거
남편이 화가 많이 났더라고요.
그래서 차마 말도 못붙히고 있다가
토요일에 남편이 출근했는데 문자 주고받다가 애교 좀 떨고
퇴근해서 왔는데 좀 멀뚱하다 제가 들이댔더니 웃더라고요.

근데 남편이 그 다음에도 태도가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또 들이댔는데
남편이 제가 잘 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얘기하며 그렇게 하라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지 않겠나며
남편이 원하는데 저는 싫어해서 절대 들어주지 않는게 있거든요.
앞으로도 절대 할 생각 없고요.
근데 그 얘길 하며 그거 하라고 하지 않는걸 다행으로 생각하라고..

저 그 얘기 듣는데 왜 그렇게 굴욕적이고 자존심 상하던지..
아무리 제가 잘못해서 남편이 화가 났더라도
저런말까지 들으며 남편 원하는대로 해줘야하는건가요?
제가 잘못한거랑 저거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더구나 저 얘기는 남편이 웃으며 한 얘기도 아니고 정색하고 한 얘기에요.
내가 화 났으니 넌 내 화를 풀어주기 위해 저정도 일은 해야한다는.

토요일에 웃었으면 화 다 풀린거 아니었는지
왜 그 후에도 뚱해있다가 저러는지.

막말로 내가 바람핀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나오는 남편한테 이제는 화가 나네요.

자게에서 남편이 잘못해서 아내가 화났을때의 댓글들 떠올려봐도
무수히 많은 글들 읽었었는데도 불구하고 떠오르지를 않네요.
제 일이라 객관성을 잃었나봐요 ㅠㅠ

조언 부탁드려요.

IP : 61.251.xxx.3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15 11:26 AM (220.149.xxx.65)

    음.. 일단, 맞벌이신데 육아 부분에서 남편분이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계시네요
    아마 자상하신 성격인듯 하고요
    아이도 시집에서 봐주시고...

    님은 일이 계속 늦고, 운동 못하고... 그런 와중에 거짓말이 걸렸으면
    화가 심하게 나는 게 정상이고요

    화를 확 내는 스타일이 오히려 나은데
    님 남편분 같은 경우는 화를 삭였다 두고두고 곱씹는 편인가봐요
    그러니 며칠 지나서까지도 얘기하시는 거 같고요

    대충, 일반적인 남-여 관계 뒤바뀌신 거 같은데
    저희 집도 약간 그런 스타일이라서
    그냥 확 한번 화내세요

    내가 잘못한 일 있으면 그것만 갖고 얘기하라고..
    자꾸 두고두고 얘기하면 잘못한 마음도 없어진다고요

    그리고, 님 남편분같은 성격한테는 애초에 거짓말할 생각 하지 마세요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시는 게 앞으로도 나을 거 같습니다

  • 2. 흠...
    '12.10.15 11:26 AM (112.223.xxx.172)

    딴거 없고..
    남편이 님을 좀 달리보기 시작한 거네요. 사람을요.
    단순히 화가 났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자기 스스로 풀어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 3. 아내
    '12.10.15 11:29 AM (61.251.xxx.32)

    저도 거짓말한건 후회 많이 하고 있어요 ㅠㅠ
    남편 자상한거 맞고 육아도 많이 도와주고 집안일도 많이 도와줘요.

    남편 화 난건 이해하고 저도 계속 잘못했다 미안하다 하는 상태였는데
    저렇게 얘기하니 저도 화나고
    이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

  • 4. ..
    '12.10.15 11:31 AM (121.160.xxx.196)

    어떤 행동을 원하는지 그게 더 궁금하네요.
    집안일과 연관되어 있는건지

  • 5. ...
    '12.10.15 11:36 AM (122.42.xxx.109)

    거짓말뿐만 아니라 멀쩡한 사람을 의부증환자로 만들어 놓고 들이대서 웃었더니 화풀린건데 왜 이러냐???
    사과는 미안하다고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화가 난 사람이 앙금이 풀어져야 그 의미가 있는거죠.

  • 6. ..
    '12.10.15 11:39 AM (115.178.xxx.253)

    일단 원글님이 잘못한거구요.. 웃었지만 앙금이 덜 풀린 상태인거지요.
    잘못의 내용이 저는 나쁘다고 생각해요..
    일->회식, 거기에 의부증으로 몰아간거..
    반대로 남편분이 원글님께 했으면 한번에 풀릴까요??
    웃은것도 풀렸다기 보다는 어이없기도 하고 웃기기도하고 그랬을 수 있구요.



    좀 딴소리인데요 생각을 유연하게 해보세요...

    남편이 원하는데 원글님 싫어하는거 - 무언지 모르지만요
    부부사이에서 두사람이 원하고 합의해서 하는건 그게 무어라도 괜찮다고 합니다.
    (물론 범죄가 아닌 경우지요^^)

    그러니 생각을 유연하게 해보세요.

  • 7. 아내
    '12.10.15 11:41 AM (61.251.xxx.32)

    어떤 행동인지는 말씀드릴수 없고 ㅠㅠ

    저도 화 난 사람 앙금이 풀어져야 한다는걸 알고 있기에
    미안하다는 말 수도없이 했고 애교도 떨고 했어요.
    근데 제가 싫어하고 남편도 제가 싫어하는걸 아는데도
    남편을 풀어주기 위해 해야하는걸까요?
    너무 굴욕감이 들거 같아요 ㅠㅠㅠㅠ

    백퍼센트 제 잘못이기에 남편이 원하는대로 해야하는지
    난 하기 싫은데
    그래도 내 잘못이 크니까 해야하지 않을까..
    제 맘속의 계속되는 갈등입니다...

  • 8. 음..
    '12.10.15 11:45 AM (115.126.xxx.16)

    부부관계에 관한 건가봐요?

    절충점을 찾으세요.
    난 정말 그건 싫다..난 굴욕적이고
    만약 당신 화풀려고 그걸 받아들인다면 내가 화가 날거 같다.
    그러니 중간을 찾자고요.

    그럼 또 싸우게 될까요?;;;;

    평소에 자상하다시니 대화가 될거 같은데요.

  • 9. ..
    '12.10.15 11:45 AM (220.149.xxx.65)

    첫댓글 단 사람인데요

    남편이 뭔가 하자고 한 거..(님이 언급하신 그 싫어한다는 거)
    그거 할 필요 없어요
    남편은 그냥 그 부분이 님의 가장 취약점이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 화가 났다는 걸 표현하려는 거에요

    남편하고 한번 제대로 얘기해보세요
    당신이 그걸 언급한 만큼 화가 난 걸 내가 이해 못해줘서 미안하다
    앞으로는 절대 거짓말 안할 테니 믿어달라 하세요
    그렇지만, 당신이 자꾸 그걸 언급하는 건 내가 너무 굴욕감이 든다
    내가 행동 조심할테니 당신도 그부분은 더는 언급 안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솔직히, 님 행동을 남편이 했다고 생각해보면 배신감 심하게 들지 않겠어요?
    남편이 아직 마음이 다 안풀린 거에요, 님한테
    근데 그걸 남자라고 겉으로 표현 안할려니 자꾸 어긋나서 저런 거고요

  • 10. 아내
    '12.10.15 11:54 AM (61.251.xxx.32)

    회식한다하면 혹시나 싫은 내색 할까봐 쉽게 거짓말했는데
    정말 많이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남편이 저한테 그랬다면 정말 저도 많이 화냈을거에요.
    부부간의 신뢰가 중요한데 그걸 제가 깬거니까요.

    일요일 아침에 저런 일이 있었고
    그 후에 저는 필요한 말 외엔 거의 하지 않았어요.
    남편은 원래 저한테 말하지 않고 있었고..
    남편이 요구했는데 제가 아무말 안했고 그 후 말도 안해서
    아마 남편은 더 화가 나 있을거에요.

    제가 잘못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글 올리고 댓글 읽으니 제 잘못을 더 많이 알겠네요. ㅠㅠ

    맘 속에 남아있는 앙금이 풀리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겠어요..

  • 11. 남편은
    '12.10.15 1:19 PM (203.226.xxx.151)

    와이프가 그 행위를 싫어해도
    본인이 좋아하면
    자기를 사랑한다면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남편도 그래요.
    가끔 말도 되지 않는 요구를 할 때가 있는데
    어차피 그의 뜻대로 해주지도 못하지만
    말이라도 어찌 저렇게 할 수 있나 싶고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부부로사는게 참 쉽지가 않아요

  • 12. 아내님
    '12.10.15 1:21 PM (211.204.xxx.193)

    거짓말과 적반하장 많이 뉘우치고 반성하신다니 참 다행이구요, 몰상식한 분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무너진 신뢰는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노력해서 회복하는 게 정답입니다.
    원글님이 원인제공자시니까 힘들어도 그리 노력하셔요. 남편분은 그 이상의 고통을 받으셨을 겁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시면 나도 피해의식 생기고 다시 적반하장의 반복이 됩니다.
    겸허하게 반성하시는 만큼 겸허하게 지속적으로 노력하셔요.

    드라마 내딸 서영이에서 (혹시 보신다면)
    서영이와 그 아버지의 갈등이 증폭되는 이유가
    그 아버지의 막장생활과 판단미스, 어처구니 없이 사기당하는 무능함, 경마장, 도박 등등
    자신의 과오를 이젠 정신 차렸다는 미명하에 입 싹 씻고 한 방에 없던 일로 돌리려는 성급함이 원인이에요.

  • 13. 거짓말
    '12.10.15 4:20 PM (14.52.xxx.59)

    별거 아닌거라 생각하시고 남편은 그냥 웃으면 화 다 풀리는 존재라고 생각하시나 본데요
    안그런 사람 많아요
    거짓말 별거 아닌것 같아도 거기서 무너진 신뢰는 좀체 회복 안 되요 ㅠㅠ
    좀 극강 케이스이긴 한데 저희 시누이 그래서 이혼했어요,남편이 칼같은 성질인데 아주 사소한 거짓말이 낳은 불씨가 점점 커지더라구요
    정말 그러지 마세요,남편의 이해를 바라고 좀 더 애쓰시는게 낫지,,그런거 거짓말하다 들키면 여자라고 남편 이해하겠어요
    여기 올리면 100이면 98이 바람났다 그럴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306 이 아이 왜이리 노래를 잘하나요? 4 어머 2012/11/19 2,280
179305 자아가 강하다는게 좋은 뜻이 아니었네요. 1 하늘 2012/11/19 2,040
179304 저희남편은 무조건 문재인 뽑는다고,어제부터 싸웠네요.. 9 양서씨부인 2012/11/19 1,988
179303 일반기업보다 공무원이 많이 편한가요? 6 공무원 2012/11/19 2,276
179302 이대앞 미용실 디자이너 추천좀 해주세요! 6 범생이 2012/11/19 2,904
179301 전세가 안나가네요 3 .. 2012/11/19 1,850
179300 더러운(죄송)피부 고친 분 계신가요? 13 심각 2012/11/19 5,870
179299 남편의 바람을 덮고 산지 한달째 됩니다. 7 주주 2012/11/19 14,249
179298 남자라서 행복해요. 1 .,., 2012/11/19 1,023
179297 라메르랑 아모레퍼시픽 어떤 화장품이 더 좋은가요? 17 .. 2012/11/19 9,229
179296 지금 신한은행........ ** 2012/11/19 1,493
179295 구 한나라당 왈, 야권 단일 후보는 결국 .. 1 ... 2012/11/19 1,063
179294 리버사이드호텔 부페 '더가든치킨' vs. 드마리스 추천좀 부탁드.. 13 cake 2012/11/19 5,023
179293 드라이-헤어 스타일링 진심 배우고 싶어요 ㅠㅠ 사자머리라도.. 2012/11/19 880
179292 된장찌게용이나 계란찜용으로 르쿠르제 몇센티가 적당할까요? 4 새댁 2012/11/19 2,090
179291 바르자마자 얼굴이 쫙 펴지는 화장품 1 고민 2012/11/19 2,479
179290 김민기- 상록수 2 다시들어보는.. 2012/11/19 1,125
179289 여의도 재건축에대한 서울시안이 대충 ... 2012/11/19 1,185
179288 근데??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미국산 쇠고기는 어떻게 할건가??.. 1 ... 2012/11/19 1,275
179287 내일배움카드로 직업상담사 공부 2 웃자 2012/11/19 3,423
179286 영어 문법 질문요~ 1 영어 2012/11/19 1,100
179285 엑스박스 아시나요 3 게임기 2012/11/19 962
179284 모유 말리고 한달 지났는데 오늘 짜니 뭔가 나와요. 1 2012/11/19 1,406
179283 창신담요 1 저도 2012/11/19 1,841
179282 제발 도와주세요. 스마트폰 첫 사용이예요. ㅠ.ㅠ 5 왕초보 2012/11/19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