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잘못으로 남편이 화가 났는데
어디까지 잘못했다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요즘 상황을 먼저 적어보자면,,
저희는 맞벌이이고 아이 둘 있습니다.
아이들은 시댁에서 봐주시고요 보통 남편이 8시쯤 퇴근해서 아이들 데려오면
씻기고 숙제시키고 조금 놀아주다가 재웁니다.
남편은 빨래 널기, 개기, 큰아이 숙제시키기, 큰아이 목욕시키기 담당이고
저는 설거지하기, 둘째 목욕시키기, 다림질(일주일 한 번)하기 고요
9시 되면 남편은 운동가고 제가 두 아이들 책 읽어주고 재워요.
평일에는 늘 이렇게 생활합니다.
근데 제가 요즘엔 퇴근이 늦어져서
남편 운동갈 시간에 맞춰 가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늦는 날엔 남편이 운동을 못가요.
남편은 허리 디스크때문에 운동을 안하면 허리가 아파서 운동을 꼭 해야하는데
저때문에 못가게되면 넘 미안하죠.
6시 45분에 출근하기때문에 아침에 운동하기도 힘들고요.
암튼 그런 상태라
남편은 제가 늦는것에 불만스럽지만 직접적으로 짜증을 낸다거나 하진 않고요
저도 늦게 퇴근하느라 힘들고 해도 남편한테 미안하니 힘들다 짜증난다 얘기는 안하고요.
또 한가지 상황은
저희 팀에서 여름쯤에 5명 팀에서 3명이 줄줄이 그만뒀어요.
일이 많기도 하고 클라이언트가 너무 힘들게 해서 그런거라는 짐작이지만
윗선에선 일이 힘들어도 팀원들 잘 챙겨주고 술도 사주고 해야하는데 넘 그런게 없었다라는 생각도 있더라고요.
가뜩이나 일도 많은데 줄줄이 그만둬 멘붕이었는데 위에서 그런 생각까지 한다니 더 멘붕이었죠 ㅠㅠ
전 그게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론 좀 챙겨야겠다 하고 있었고요.
그러다 지난주 수요일에 팀회식이 정해졌어요.
맨날 야근이라 야근하다 늦게가나 회식하다 늦게가나 차이는 없다 생각했고
남편한테 회식한다 얘기하면 일도 아니고 회식때문에 늦게 오면 더 싫어할거 같았고
제가 기혼여성이다보니 팀 사람들이랑 술먹을 기회도 거의 없는데 회식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서 야근한다 거짓말했어요 남편한테.
근데 그날 제 핸드폰이 밧데리가 없어서 남편이랑 통화하다 끊어져 회사 전화로 통화했었는데
그래서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며 회사로 전화했어요.
회사에서는 저 퇴근했다고 하고요.
전 회식자리에서 남편한테 전화받고 회사라고 얘기하고요;;;;;;
이미 회사라고 얘기한것에서 거짓말이 들통났는데
야근하다가 잠깐 저녁먹으러 나왔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라 요즘 왜 그러냐 등등
아내 의심하는 남편 만들었어요 제가..
그날 미쳤었나봐요.
네 다 제 잘못이에요.
남편한테 거짓말한거.
그래서 집에 가서 내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백배사죄하고요.
미안하다 잘못했다 메일도 보냈어요.
거짓말한거 남편 이상한사람 만든거
남편이 화가 많이 났더라고요.
그래서 차마 말도 못붙히고 있다가
토요일에 남편이 출근했는데 문자 주고받다가 애교 좀 떨고
퇴근해서 왔는데 좀 멀뚱하다 제가 들이댔더니 웃더라고요.
근데 남편이 그 다음에도 태도가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또 들이댔는데
남편이 제가 잘 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얘기하며 그렇게 하라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지 않겠나며
남편이 원하는데 저는 싫어해서 절대 들어주지 않는게 있거든요.
앞으로도 절대 할 생각 없고요.
근데 그 얘길 하며 그거 하라고 하지 않는걸 다행으로 생각하라고..
저 그 얘기 듣는데 왜 그렇게 굴욕적이고 자존심 상하던지..
아무리 제가 잘못해서 남편이 화가 났더라도
저런말까지 들으며 남편 원하는대로 해줘야하는건가요?
제가 잘못한거랑 저거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더구나 저 얘기는 남편이 웃으며 한 얘기도 아니고 정색하고 한 얘기에요.
내가 화 났으니 넌 내 화를 풀어주기 위해 저정도 일은 해야한다는.
토요일에 웃었으면 화 다 풀린거 아니었는지
왜 그 후에도 뚱해있다가 저러는지.
막말로 내가 바람핀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나오는 남편한테 이제는 화가 나네요.
자게에서 남편이 잘못해서 아내가 화났을때의 댓글들 떠올려봐도
무수히 많은 글들 읽었었는데도 불구하고 떠오르지를 않네요.
제 일이라 객관성을 잃었나봐요 ㅠㅠ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