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낮에 회사 선배 결혼식이 있었어요.
여기는 서울이고, 결혼식은 지방이었어요.
남편이 꼭 가야하냐고, 일요일에 거기까지 다녀오면 피곤해서 어쩌냐고 만류하긴 했지만...
선배가 조금 무서운 분이기도 하고 결혼식 꼭 와라 이러셔서 안갈 수가 없었어요. (선배는 남자에요)
기차도 없는 지역이고 고속버스도 1시간 30분에 한 대씩 다니는 곳이었는데
버스 대절은 안해서 동료들끼리 모여서 10시 버스 탔고요...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라 12시 조금 넘어서 식장에 도착했어요.
결혼식은 1시 반이었던지라 미리 식사를 하고 싶었는데 식사는 1시부터 가능하다고...
그래서 선배한테 인사하고 결혼 축하한다고 하고, 신부되실 분한테도 인사하고 기다렸지요.
결혼식 다 보고 사진 찍고 밥 먹으러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어요.
시골(?) 결혼식도 여러번 가봤는데 이 정도인 적은 없었는데... 여기가 무슨 읍, 면도 아니고...
시에 있는 결혼식장인데...
테이블에 반찬 7~8가지 있고 자리에 앉으니 냉면그릇 같은 곳에 국수만 갖다주는거에요.
서빙하는 아주머니한테 밥은 안주냐고 물으니 밥 없다고, 결혼식에 무슨 밥이냐고 국수 먹는거지...
그러면서 그냥 가시더라구요.
반찬은 떡, 과일 한 접시하고 LA갈비 몇 점, 오징어 초무침, 샐러드, 김치 이렇게였구요..
냉면그릇에 담긴 국수 국물은 미지근하고 국수도 띵띵 불어서 풀어지지도 않는 덩어리..
동료들이 다 못먹겠다고 해서 먹는 시늉만 하고 나와서 터미널 앞 분식집에서 라면, 김밥 먹었어요...
다들 그 선배 욕했어요....
결혼식 꼭 오라고 후배들한테 거의 협박식으로 말해서.... 윗분들은 거의 오지도 않았지만
후배들은 8명이 일요일 오후 부담스러워도 다들 차려입고 갔는데 그런 식사라니...
신혼여행은 몰디브 간다고 하고, 결혼식 하는데 돈 많이 든다고 계속 불평하더니
이런 식사 하는 예식장에서 결혼하다니... -.-
근데 같이 간 동료 중 한 명이 자기가 예전에도 딱 그 시는 아니어도 같은 도의 다른 시에서 하는 결혼식
갔는데 거기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국수만 나오고 밥은 안줬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 지역 특색인가보다고.. 앞으로 지방 결혼식 한다고 했을 때 그 지역이면 안가야겠다 막 이랬어요..
정말 밥 안주고 국수만 주는게 일반적인 곳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