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좋아하는 두 남자의 건축 이야기

.... 조회수 : 1,889
작성일 : 2012-10-14 21:51:53
조국교수님과 승효상 선생님의 대담입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55723.html
IP : 140.247.xxx.5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12.10.14 10:02 PM (14.40.xxx.61)

    “건축이라는 단어는 일본 사람들이 만든 말입니다. ‘세울 건’과 ‘쌓을 축’ 자를 조합했는데 노동을 뜻하는 말일 뿐, 건축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단어입니다. 영어에서 건축을 말하는 ‘아키텍처’는 으뜸이란 뜻의 ‘아키’와, 기술을 뜻하는 ‘텍처’가 합쳐진 말로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으뜸이 되는 큰 기술이란 뜻이죠. 건축가를 가리키는 말은 ‘아키텍트’입니다. 앞글자인 에이자를 대문자로 쓰면 조물주가 되지요. 중국 사람들은 건축을 원래 ‘영조’라고 썼습니다. ‘가꿀 영’, ‘만들 조’ 자를 합친 것이니, 그 뜻 역시 큽니다. 우리말에 가장 좋은 말이 있는데, ‘짓다’입니다. 건축은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입니다. ‘지음’이란 것은 질료에 자기 사상과 이념을 넣고 기술을 사용하여 전혀 다른 물건을 만드는 것이죠. 건축은 사유의 과정을 거친 창조입니다. 건축을 부동산으로 이해하는 것은 가장 저급한 이해지요.

    건축을 조금 낫게 봐주면 공학으로 보고, 더 잘 봐주면 예술로 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다 잘못된 시각입니다. 건축의 본질은 공간, 특히 내부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부공간은 우리가 사는 방법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 공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부공간이란 것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어떤 곳에 가서 감동하면 그 공간에 감동한 것입니다. 이 감동을 설명하려면 그 사람들이 사는 방식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설명을 잘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는 방법을 조직하는 것이 곧 건축인 것입니다. 그래서 설계를 잘하려면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알아야 하고, 남이 사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문학이나 영화, 역사를 알아야 하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왜 사는지 알아야 하니까 철학도 필요하죠. 곧 ‘문사철’이 건축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폭파시킬 만한 분기는 노상 갖고 있죠.(웃음)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건축가가 누구에게 봉사하느냐는 것이겠죠. 1차적으로는 건축주에게 봉사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시민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건축주에겐 건물의 ‘사용권’이 있을 뿐 ‘소유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건축의 진정한 소유권은 사회와 시민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집만이 아니라 옆집이나 거리의 건물한테서도 얼마든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축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공공성입니다. 건축주 이익만 따라 공공성을 낮춘다면 그 사람은 건축주의 시녀나 하수인일 뿐 건축가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행히도 이 성질 나쁜 건축가를 선택해주시는 귀한 건축주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기본은 ‘문사철’

    -‘우리나라 정부에는 건설 정책만 있고 건축 정책은 없다’고 일갈하신 적이 있지요.

    “우리나라 관공서 구성을 보면 토목 하는 사람들이 도시와 건축을 지배하고 있어요. 건설회사와 야합해서 말입니다. 건축가가 낄 틈이 없어요. 신도시 대부분은 정치권력과 건설권력이 야합해서 만든 거예요. 우리나라는 건설 정책도 물량 위주였지 삶의 질을 위한 정책은 펴지 않았습니다. 국토해양부에 건축이 속해 있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프랑스처럼 문화부 산하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설계와 건설을 분리하는 게 정상입니다.”

    -(손뼉 치며) 건축이 문화부 소관이 된다, 멋진데요. 대선 후보들이 이런 정부조직 개편 공약을 내걸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기득권을 가진 ‘토건족’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죠?

    “사람들이 저보고 한국 대표 건축가라고 하는데, 제가 우리나라 대표 건물을 설계해본 적이 없어요. 건축가와 건설사가 합쳐서 오라고 강요하는 ‘턴키방식’을 정부가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이건 마치 검사하고 변호사가 의견을 통일하여 법정에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건축가와 건설사는 자금력이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턴키로 하면 건축가가 건설사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이 방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 먹이사슬이 굉장히 완강한 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444 남자들 입짧은거 성별때문일까요? 10 초딩입맛 2012/10/14 2,048
164443 박근혜측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우리와 전혀 .. 1 .. 2012/10/14 792
164442 2580 괜히 봤네요 4 ..... 2012/10/14 2,873
164441 분당에서 나들이갈 곳 추천이요 4 나들이 2012/10/14 1,869
164440 액체? 가루? 어떤거 쓰세요? 3 세탁세제 2012/10/14 947
164439 냉장고 문짝에 목록 만들어 붙이고 싶은데, 썼다지웠다 하려면 어.. 2 냉장고나라 2012/10/14 1,274
164438 남을 위해 좋은 선물 고르기가 정말 힘든 거 같아요. 3 도대체 2012/10/14 1,334
164437 구미분들 불산사고요~ 4 에효 2012/10/14 1,346
164436 손영민이라는 선수 참 대책없는 아이네요. 13 /// 2012/10/14 5,471
164435 정치 관심있는 분들께 진중권씨 이미지는 어떤건가요? 19 fla 2012/10/14 1,355
164434 文 "또 BBK같은 공작정치, 박근혜 책임져야".. 4 .. 2012/10/14 1,281
164433 문재인, 블룸버그 통신 편집국장과 면담 4 준비된 대통.. 2012/10/14 1,185
164432 흔한 중소기업 여자 이사 미모 ㅎㄷㄷ 23 오에 2012/10/14 17,296
164431 항암치료중에 기억력감퇴... 4 슬프다 2012/10/14 2,096
164430 이소라 곡중에 가장 꾸준한 인기는 바람이 분다 같아요 7 바람 2012/10/14 1,821
164429 인삼 닦기 홍삼 2012/10/14 738
164428 스마트폰으로 네비 사용할때 거치대....여쭤요~ 2 샌달33 2012/10/14 1,000
164427 영작 부탁드려요 3 부탁드립니다.. 2012/10/14 479
164426 이 결혼식에 제가 꼭 한복을 입어야 할까요? 16 한복 2012/10/14 3,457
164425 광명성애병원과 안양샘병원 중 1 병원 2012/10/14 1,007
164424 내 딸 서영이 보면서, 결국 그래도 이해하는건 당해왔던 사람들이.. 4 씁쓸 2012/10/14 2,497
164423 룰라의 눈물 --브라질 대통령,, 5 꼭 읽어 주.. 2012/10/14 1,843
164422 쌍꺼풀 없는 경우 아이라인 등 눈화장이요~ 8 눈화장 2012/10/14 3,946
164421 남자친구 때문에 기분이 나쁜데..과민반응인지 81 .. 2012/10/14 18,108
164420 (애견인들) 혹시 자동으로 불켜지는 기능있는 스탠드?? 4 말캉 2012/10/14 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