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주중 한 번 오시는 자원봉사 선생님 핸드폰을 들여다봤다고
전화가 왔어요.
혼내고 사과시켰다고...
그래서 그랬느냐, 아이 데리고 다시 얘기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거기까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에 그 봉사자 분 신발에 아이가 물을 넣었다는 얘기를 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이미 아이 혼내고 한참 지난 일이거든요.
그러면서 거듭거듭
그 선생님의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장난을 쳐서
자기가 미안해서 몸둘 바를 몰랐다고
그 분께 미안하다고 사과를 엄청나게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그럼 아이에게 다시 사과를 드리도록 해야 하나요?
아니면 저까지 같이 사과를 드릴까요?
계속 그 분께 미안해서 자기가 사과를 많이 했다고 강조하기에
그럼 그 분이 그렇게 화가 났다면
저도 사과하겠다고 말한 거지요.
그랬더니 그건 또 아니랍니다.
그러면서 저희 애가 그 전에도 다른 선생님들 핸드폰을 계속 만졌다고 했습니다.
그건 잘못된 일이니
그 자리에서 혼내주시지 그랬느냐
저에게 말해주셨으면 집에서도 야단쳤을 거다,
집에서도 가족이라도 가방이나 옷, 주머니, 핸드폰 같은 사적인 것은
만지면 안 된다고 가르쳐왔다,
아마 아이라 요즘 핸드폰에 관심이 많아 그랬나 보다
미안하다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집에 와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자원봉사 선생님 폰은 다른 애들이 암호 푼다고 계속 만지기에
저도 한 번 해보다가 혼난 것이고
그 전에 다른 선생님 핸드폰을 만진 것은
몇달 전 처음으로 핸드폰이 생겨서
담당 선생님께 자기 번호를 입력해 드리면서 만진 거라고 하였습니다.
그 선생님이 웃으면서 하지마 하셔서
장난으로 그러시는 줄 알고 눈 앞에서 입력해 드렸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미 큰아이와 많은 터울로 작은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초3짜리 남자 아이들의 경우
그런 장난은 다반사 아닌가요?
솔직히 그 자리에서 혼내고 말면 될 일을
엄마에게 전화해서
너무 심각한 어조로
이 애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으니 잘 알고 있어라 하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며
반복해대는 선생님의 태도에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아이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그 정도는 혼내고 타이르는 정도면 될 텐데
또 제게 전화해서 타일러달라고 했으면 충분할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일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저희 아이는 자원봉사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하고
잘 따릅니다.
그 분이 아이가 폰을 만져서 화가 많이 났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사실 저는 좀 안 믿겨서요.
저는 아이 엄마라 그런지
모르는 아이라도 제 폰을 만지면
못 만지게는 하겠지만
화가 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