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글 올렸었습니다.
아빠가 폐암 진단 받으셨다구요.
(그때 많은 분들의 도움글 읽으며 희망을 가졌었네요.)
작년에 뇌졸중 진단 받으신이후 특별히 더 나빠지는 현상없이 지내셨는데
올해 8월17일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서 병원 입원후 폐렴 진단받고 추가 검사중
폐암중에서도 가장 못된 소세포폐암 진단받고 10월 6일 새벽에 돌아가셨어요..
암에 대해 자료 찾아보면서 제발 소세포폐암만은 아니었으면 했는데 어떻게 이 병을 진단받으셨네요..
결과 듣는 순간 너무 절망적인 마음만 들더군요...
9월 중순부터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더니 말부터는 하루하루 시시각각 나빠지시는 모습에
너무너무 가슴 아팠는데 결국은 돌아가시네요..
상태가 좋지않아 항암치료라고 해봤자 항암약중에서도 부작용은 제일 적으나 효과 또한 제일 미미한
가루약 하나와 진통제,신경안정제,식욕촉진제등 몇가지 약만 드셨는데
이마저 식도까지 퍼진 암으로 제대로 삼키지도 못하셨네요..
오랜 시간 식사도 거의 못하셨고 말씀도 못하셨어요..
평소 속마음을 이리저리 이야기하시는분도 아니라 별 말씀도 없으셨고
아버지 조만간 돌아가실꺼니 하고픈 이야기 미리 하시라 말할수도 없었습니다.
의사에게 진단받은날 폐암이라고 대신 얘기해달라고 부탁드리면서 약 잘 드시면 괜찮으시다고 긍정적으로
말해달라고 부탁드렸었구요..몇주,몇개월 남지 않았다 하면 모든거 포기하실것같아 차마 그럴수가 없었습니다.
병원 계신 동안에나 병원이 지겨워 집에 잠깐 와 계신 동안에도
아빠, 어디 아프시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항상 안아프다고 하시면서도 호흡은 매일 가쁘게 쉬셨구요...
항상 안아프다고 말씀하셨던게 너무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게 많은 암덩어리 가지고 계시면서 어찌 안아플수가 있었을까요?
마지막 가시는 다음날 언니 둘과 저 세명이서 밤샘 병상 지키기로 했는데
그마저 힘들꺼라고 생각하셨는지 새벽에 홀로 가버리셨네요..
엄마가 옆에 계셨지만 늦게까지 간호사,의사 왔다갔다하며 가래빼고 진료한뒤로 깜빡 잠드셨는데
그새 혼자 조용히 눈 감으셨어요..엄마가 깨서 숨을 안쉬는것같다 이상타싶어 간호사 불렀고
의사가 사망진단 내리신 시간이 새벽 5시20분입니다.
그러니까 언제 어떤 상태에서 돌아가셨는지 몰라 엄마께서 내가 잠이 들어 못들여다봐서 임종도
못봤다 마음 아파하세요..
돌아가시기 이틀전부터 심한 고통이 있을꺼라는 의사조언 듣고 마약성진통제 처방 할때도
이 약 맞으면 거의 수며상태일꺼라는 말에 가슴이 찢어지는것같았는데....
그전까지 몸은 아파도 의식은 또렷한 분이었는데 어찌 의식도 없이 만들어놓을수 있을까? 하는
죄송한 마음에도 고통이 덜 하리라는 생각만으로 그렇게 했는데
그날 이후 눈도 못뜨고 정신을 못차리면서도 제대로 눕지도 못하는 모습에 마음이 찢어지는줄 알았네요..
치료기간동안 식사와 약 챙겨드리면 안먹겠단 이야기 절대로 안하시고 하나 드셔보시곤 나머지 약 한참을
손에 들고 계시다 나중에 먹겠다하셨지요..
삼일장 치루고 집안일 좀 정리하고 났더니 제가 몸살이 심하게 나서 온몸이 아팠습니다.
특히 편도가 심하게 부어서 입맛,밥맛도 없고 음식물 넘기기가 힘들더군요.
그때 든 생각이 편도 좀 부었다고 이렇게 밥맛이 없고 음식 넘기기힘든데 아빠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어
또 마음이 무너지더군요..몸아파 짜증날법도 한데 짜증 한번 안내시고 안먹겠단 소리 한번 안하시고
언제나 나중에 먹어볼께..라고 하셨던 분...
암진단이후 몇군데 암까페에 가입을 했고
아버지를 어머니를 배우자를 보낸후 글 올리신것 봤습니다.
그런글 읽을때마다 제대로 읽을수가 없었어요...눈물부터 쏟아져서말이죠...
저도 까페에 올릴까하다가 진단후 너무 빨리 돌아가신지라 다른 환자분들한테 희망을 주기는 커녕
절망감만 안겨드릴것같아 차마 그곳에는 글을 못올릴것같아 제가 매일 수시로 들락거리는 여기에 글을
남기게됩니다.
어떤 이유로든 부모님 돌아가신 후의 아픔과 상처는 남겠지요..
지금도 아빠방 들어가면 상앞에 두고 식사하시던 모습,등보이며 재활용 신문지위에 붓글씨 연습하시던 모습,
옥상 화초에 재활용 소주대병으로 물주전자 만들어 물 주시던 모습...너무 생생해서 잠을 잘수가 없네요..
밉고 원망스러울때도 많았지만 가시고 나니 이런 아련한 모습만 기억에 남게되네요..
맛난음식,좋은음식,좋은옷,신발 아무 욕심 없어 제대로 좋은거 하나 변변찮게 못해드리고
언제나 자식들 본인이 돈 못벌어 하고픈 공부 제대로 못시켰다 좋은거 못해줬다 마음속 미안함을 안고 사셨을
아빠 생각에 제 가슴이 또 무너집니다.
가시기전 드신거라곤 토마토쥬스와 요구르트,죽 약간이 전부이신 불쌍한 우리 아버지...
남아있는 사람이 계속 울면 편안히 쉬지 못한다하시기에 이제 울음 그만 흘리려고 하는데 너무 어렵습니다.
차근차근 마음의 정리 할수 있도록 저에게 위로의 말씀 좀 해주십사 청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