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결혼한지 8개월된 새댁이에요.
매일 햄볶아야하는 신혼밤이 층간소음때문에 날마다 괴롭네요...
저희 윗집에 부부랑 아이 넷이 삽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이 둘,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 그리고 다섯살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아이..
게다가 경비아저씨께 전해들은 얘기로는 큰아이는 하키를 하는 아이고 몇번 그 집 올라가봤는데 엄청 개구지다고 얘기하시더라구요..
윗 집 아주머니 무심하게 발 뒷꿈치로 쿵쿵거리고 걷는 소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들려도 이해합니다. 낮에 아이들이 하교하고 와서 잠깐 쿵쿵대는거...낮이니까 이해합니다.
그런데 밤 열시에서 열한시 사이 아이들 학원 끝나고 오는지 우르르 여러명이 문 쾅 닫고 들어와 삼십분정도 쿵쿵거리는 소리 매일 들는거..정말 괴롭습니다. 쿵쿵거리는 울림 시작되면, 제 심장도 쿵쿵 뛰네요.. 또 오늘은 얼마나 오랫동안 쿵쿵거릴까..조마조마해서 속이 쓰릴정도입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레지던트 삼년차인 제동생이 병원에서 가까운 저희집에서 밤 아홉시쯤 들어와 잠만자고 다음날여섯시 다시 출근하는데..며칠밤새고 들어와 잠 청하는데 그 소리 듣는거 정말 죽겠다합니다.
30년이상 아파트에 살아온 저인데..한번도 층간소음문제를 겪어본적 없는 저인데..이렇게 층간소음이 고통스러운 일이라는거 처음알았네요.
2월에 신혼집에 이사오기 전, 집 리모델링공사를 20일 정도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윗집 아주머니가 공사소음 때문에 시끄럽다고 몇차례 내려오셨다고 하더라구요..(공사는 아침 열시부터 저녁여섯시까지 진행됐고, 그 중 시끄러운 목공공사는 열흘가량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전해듣고 너무 죄송스런 마음에 떡 들고 윗집에 올라가 죄송하다고 인사도 드리고, 이사오고 육개월 가량은 우리가 한게 있으니까 꾹꾹 참으며, 동생이 몇번 올라가서 얘기한다는걸 말리고 살아왔어요.
그리고 지난달, 도저히 이런 소음에 매일밤 노출되는 일이 계속 반복되어서는 안되겠다 싶어 동생이 올라가서 아이들이 많아서 뛰는거 이해하지만 밤시간에는 좀 조용히 해달라고 얘기했습니다. 문열자마자 아주머니가 아이를 앞세우고는 나와서 죄송하다고 했더랍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음날 밤에도 쿵쿵거리는 소리 여전하더군요..
두어번 경비실을 통해서 조용히 해주십사 얘기했고..뭐 크게 달라지진 않았네요.
그리고 이주정도 지난 어느날 밤 열시 평소보다 유달리 아이들 쿵쿵거리고 소리지르는 소리가 크더라구요..
그래서 몇번을 올라갈까말까 신랑이랑 고민하고, 나가려고 현관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다 윗집에 올라갔습니다.
윗집 현관문앞에 섰는데 아이들 소리치는 소리가 다 들립니다. 그 집 앞에서도 초인종을 누를까말까 3분이상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현관문을 열고 남자아이둘이 우르르 나오네요.
열린 문에 대고 "죄송한데요 아랫집인데 쿵쿵거리는 소리가 너무 커서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 질겁을 하고 달려와서 버럭 화부터 내십니다. 여길 왜 올라왔냐고 지금 우리집 현관문을 맘대로 열고 들어온거냐고 소리치시네요.
당황해서 신랑이 말했습니다. 시끄러워서 올라왔는데 마침 아이들이 현관문을 열었다..아랫집에서 이 늦은 시간에 시끄럽다고 올라왔으면 죄송하다고 먼저 해야지 화부터 내시는 경우가 어딨냐고..
그러니 하시는 말씀이 앞으로 올라오지 말라네요. 이웃간에 얼굴 붉히지말고 경비실 통해서 인터폰하래요.
몇번을 인터폰해도 나아지지 않아 올라왔다하니, 그럼 경비실에서 잘못했는지 그런 인터폰 받은 적 한번도 없답니다.
화는 나지만, 저는 최대한 감정을 누르고 지난 육개월간 저희가 공사기간 중 시끄럽게 해드린거 죄송스러워 참고 살았다.
오늘도 참다참다 삼십분이상 뛰는 소리에 몇번을 고민하다 올라왔다 침착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아줌마왈, 지난번에도 다짜고짜와서 아이들 많다고 뭐라하지 않았냐..그리고 엘레베이터에서 만난 큰 아이에게 너희집 시끄럽다고 혼내지 않았냐...피차 시끄러운거 이해하고 살자 쏘아붙이십니다.
(위에도 얘기했듯이 제 동생이 참다참다 올라가 아이들 많은거 이해하지만 밤에는 조용히 해달라 했던거고,
엘레베이터사건은 남자아이가 20층 누르길래 우리 윗층사는 아인가 싶어 20층사니? 몇호살아? 이렇게 물어본게 다입니다. 엘레베이터 내리면서 잘가라라고 얘기까지 했구요..-물론 마음속으로는 니가 그 시끄러운 아이구나 라는 생각도 있었죠.
그리고 피차 시끄럽다니요........저희 아랫층 아주머니 저희집에 사람사는거냐고 너무 조용하다 말씀하십니다.)
아이가 앞에 있어 물었습니다. 내가 혼낸적 있냐고.. 그러니 아이는 할말이 없는지 아무말 못하고 나와서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가 버리더군요...황당ㅡㅡ
흥분한 저희 남편 화나서 몇번 욱하려는거 제가 막고 아주머니께 조근조근 말씀드렸습니다.
죄송하지만 낮에는 제가 다 참을테니 저녁시간이라도 좀 주의 해달라구요..아주머니께서 알겠다고 다음부터 올라오지 말고 경비실에 얘기해달라고 아이들 주의주신다고 하셔서..저도 밤늦은시간에 올라온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며 마무리 짓고 내려왔습니다.
이렇게 한바탕하고 내려와도 크게 달라진건 없었네요..그러다 동생이 혼자 집에 있던날 시끄러워 윗집에 인터폰 했답니다.
그집 아저씨가 전화받으시더니, 지금 겨우 아홉시 지났는데 이정도 소리도 못 내냐고 여기가 절간이냐고 하시더랍니다.
시끄러우면 인터폰 달란땐 언제고 적반하장 화내시니...헐 말 다했죠..
요즘 저희집 윗집 소리 듣기 싫어 안보는 텔레비전 엄청 크게 켜 놓고 생활합니다. 그래도 쿵쿵거리는 건 소리가 아니고 진동이라 다 들리긴 하네요. 그리고 가끔 경비실 통해 인터폰 하지만 윗집은 오히려 더 쿵쿵거리고 가끔은 인터폰받고 막 소리도 지르네요..
한번은 경비아저씨가 직접 올라오셨는데, 윗집에서 절대 쿵쿵거린적없다고 하더랍니다. 억울한 마음에 경비아저씨께 저희집 딱 삼십분만 계셔보시라 말씀드리니, 아저씨 대신 죄송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한쪽 편들어줄 수 없다고 저희는 한쪽 편들다가 일 그만두는 수가 있다고 연신 죄송하시다 하시는데, 제가 오히려 죄송해서 괜찮다하고 보내드린적도 있습니다.
추석연휴 며칠간 윗집이 고향에 내려갔는지..조용한 며칠밤이 그렇게 행복하고 편안할 수가 없었네요....
물론 삼일만에 그 행복은 끝이났지만요...
행복해야 하는 신혼밤이 왜 이래야 하나요..정말 스트레스에 신경쇠약 오겠습니다ㅠㅠ
당장 저 12월에 임신계획도 있는데..안그래도 지난 8월 계류유산으로 아이를 떠나 보냈는데.. 층간소음 스트레스 때문에 태교는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또 아이가 잘 못되진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하는 지 경험있으신 82분들 얘기듣고 싶어 매일 눈팅만하다 처음 글 써보네요..
저 그냥 참고 살아야하나요? 윗집이 이사가는거 외엔 방법이 없나요?ㅠㅠ
주저리주저리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쓰고나니 답다했던 마음이 조금 풀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