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11일 새벽 밤 기차타고 정동진 가겠다고 어린애둘 데리고 남편이랑
기차표를 입석으로 끊은적이 있어요.
새천년을 맞이하겠다고 그때 기차표 끊는게 하늘에 별따기였죠. 1,2분안에 동났던것 같아요.
입석표도 겨우 끊었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완전 미친짓이였죠. 애들이 세살 다섯살..이였거든요.
지나고서 내가 미친년이였구나하고 생각하니 돌던지지 말아주셔요.)
입석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본적이 없어서 별거 있어 몇시간만 참지 했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30분정도 힘들어서 어쩔줄 몰라 하고 있는차에 어떤 아저씨 한분이 자기 자리인데 앉아서 가라 하더라구요.
사실 그 전에 어떤 분이 앉으셨었는데 내릴때가 되서 내리신걸 봤는데 서있는 분 자리인줄은 몰랐어요.
미안하지만 애둘 데리고 넘 힘들어서 감사합니다.라고 앉았는데..
왠걸 이 아저씨 먹을 것 사줍니다. 우리가 사주는것도 아니고..
자리 양보하고 먹을 걸 사주는 사람..보신적 있나요?
저희만 사준게 아니라 주위 사람 몇분에게 사주더라구요.
제가 사주겠다는 것 극구 사양하시고 정말 별난분이셨어요.
그 아저씨 양보하고 끝까지 서서 가셨어요. 앉으라 해도 안앉으시더라구요.
어렵게 구한 좌석표를..덕분에 편하게 가기했는데..
그 아저씨 이야기 들어보니 엄청 퍼주는 것 좋아하시는 분이더라구요.
아는 사람들 불러다가 고기 먹인이야기..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그때 제 뇌리속에 박힌 생각은
와이프 엄청 고생하겠다 싶은거예요.
정말 남들에게만 좋은 사람을 전 그렇게 만났네요.
제게 너무나 고마운 분이셨는데.. 그분 와이프는 정말 맘고생 심하겠다 싶었어요.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헉..소리가 날 정도로 주위사람에게 다 퍼주더라구요.
자랑삼아 이야기 한참 하셨는데..
아저씨..그 때 너무 고마웠어요.라고 말하고 싶고..
이젠 그만 하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도 말하고 싶네요.
좌석표 끊고 내내 서서 가던 그 아저씨..십년이 넘었지만 기억납니다.
내겐 참 고마운 아저씨.. 지금도 감사해요.
김장훈씨 일보면서 생각이 나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