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MSG 논란을 더하려고 쓰는 내용은 아니구요.
다만 실제 식품 마케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좀 자세히 알면
기업들의 꼼수와 현혹에 휘둘리지 않는 현명한 주부가 되지 않을까 해서 간단히 써봅니다.
외국에서는 수십년전에 이미 검증(차이니즈 신드롬조차)이 끝나고 일반적인 가능 섭취량으로는
무해하여 FDA에서 섭취 제한량을 굳이 설정조차 하지 않는걸로 결론난 MSG 논란이 난데없이
우리나라에서 왜 생겼는지 부터 좀 따지고 들어가보는게 좋을듯합니다.
몇년전 한 라면회사의 'MSG 무첨가' 마케팅으로 논란이 점화됩니다.
기존 시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차별화 마케팅 포인트가 필요했던거죠.
아주 성공적인 마케팅이었습니다. 일단 MSG라는 말 자체가 화학물질 이름의 약자라서 거부감이 있고
사람들이 화학물질, 조미료, 라면 = 불량음식 이런 연상작용에 핵심을 MSG로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니까요
(사실은 아무상관도 없습니다) 미국에서 수십년전에 논란이 된적이 있던점을 이용해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는식으로 끌고가는 방법은, 일단 방어하는 측에서 이를 불식시키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 논란이 시작되자 타 식품업체들도 처음에는 MSG 방어론을 펼치다가
설득이 안되고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본인들도 MSG 무첨가로 선회했습니다.
진실은 중요한게 아닙니다. 소비자가 '믿는'게 중요한거니까요.
원래 사람들은 본인들이 잘 모르는 '미지의 물질'을 먹는것에 대해 심리학적인 거부감이 있습니다.
이점을 노린거죠.
MSG 무첨가 마케팅의 대성공은 라면업계를 뛰어넘어서 다른 식품업계 전반으로 퍼졌습니다.
기존 시장 판을 흔들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죠. 너도나도 MSG 무첨가.
MSG가 유해하냐는 그들에게 하나도 안중요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우리 식품은 좋다'라는 착각만 일으켜서
매출만 일으키면 되는거거든요.
이런 MSG마케팅의 대성공은 식품회사들에게 식품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영감을 주었습니다.
아 기존에 무해하다고 인정된 멀쩡한, 그리고 화학물질 같은 이름을 가진 물질을
'유해하게 만들어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이 시장에 먹히는구나 하는걸 말이죠.
맘만 유해성 논란을 일으키는게 가능합니다. 세상의 모든 식품 영양소는 모두 과다하면 인체 유해하거든요.
물, 지방,탄수화물, 단백질 뿐아니라 나트륨, 비타민,철분 등 필수 영향소조차 과다하면 모두 사망까지 일으킬수 있습니다.
그러니 과다한 양을 (일상생활에서 별로 가능하지 않은 양을)쥐에 주입시키면
모든 물질을 '유해할수도 있다'따위의 연구결과를 양산할수 있습니다.
(한예로, 과다한 MSG를 먹으면 사고력 저하등을 일으킬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사실은, 그 실험에서 MSG와 같은 양의 '소금'을 먹이면 '즉사'합니다. 이런 연구결과의 일부를 왜곡해서
퍼뜨려 일반인을 현혹하는건 굉장히 쉬운일이죠)
최근의 같은 전략 마케팅의 예로는 한 식품회사의 커피(프렌치XX) 에 '카제인 나트륨 제거' 마케팅입니다.
'프림속 화학적 합성품 카제인 나트륨?' 이라는 광고 카피로, 역시 사람들이 거부감일으키는 단어인
화학, 합성 , 그리고 처음들어본 어려운 이름 (카제인 나트륨) 이런거 나열해서
'우리는 뺐다 ' 마케팅입니다. 경쟁사들은 당황하면서도, 결국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공하여,
이것도 생각보다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마케팅팀은 하나를 간과했습니다. 같은 회사의 영유아용 분유등의 제품에는
카제인 나트륨이 안전한 식품이라 고 써놓았다는 사실이죠. (좀 마케팅 기획팀의 일처리가... )
사실은 그냥 천연 우유 단백질이 카제인으로 이루어져있고, 이를 물에 녹이기 위해 수산화 나트륨을 첨가
한게 카제인 나트륨입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다 무해하다고 인정된 물질로 , 잘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량을 복용하면 카제인 나트륨도 유해합니다. 물도 많이 먹으면 죽습니다.
그래서 식품안정청에게 어떤 물질의 유해성 검증은 모두 '용량'으로 판단합니다.
'실생활에서 섭취 가능한 양정도로 유해가 가능한지 철저히 검증합니다.'
그래서 결론난건, 상식적인 양의 MSG와 카제인 나트륨은 무해하고, 소금과 설탕은 지금 전세계 국민들이
먹고있는 양만으로 충분히 '유해'합니다. 각 나라 식품안정청은 그래서 모두 소금, 설탕의 섭취권장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런 중요한 경고에 무심하게 반응합니다.
(이곳 글에도 있다시피, 김치찌개 한끼의 나트륨 함량은 FDA일일권장량을 이미 넘어섭니다)
앞으로도 이런 전략은 계속 될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기존 식품 시장의 서열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효율이 검증된 마케팅이니까요.
아직 후보는 널리고 널렸습니다. 소비자들이 식품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에 대해
제대로 알수가 없으니까요.
소비자들이 웰빙이니 유기농, 천연, 화학, 합성, 이런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식품업계는 이를 이용해서 여러가지 마케팅과 신 사업 영역을 구축합니다.
천연 이런거 붙이고 가격좀 올리고, 화학, 합성물 뺐습니다. 이러면서 가격좀 올리고 기존 경쟁사 타격입히고..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학계와 연구소와 각국 식약청이 관심가질일이지
기업이 말장난으로 일반인을 현혹하는데는 방법은 많으니까요.
결론 :
진짜 알바라면 오히려 MSG가 유해하다고 주장하고 다닙니다.
화학물질 공포마케팅, 천연마케팅이 기업의 신수익 창출에 매우 유익하거든요.
그런 기업의 트릭에 당하지 않는 현명한 주부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