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 커피 잘 못마셔요. 술은 잘 마셔요.
30개월, 그리고 4개월 된 아이 둘 제가 봐야해요.
큰애는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 어린이집에 못 다니고 있어요.
큰애는 지금 남편과 같이 문화센터에 갔고, 작은애는 방에서 자고 있네요.
아이 돌보기 정말 힘들어요. 몸이 피곤한건 그렇다쳐도 저는 마음이 힘드네요.
내가 과연 이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걸까, 저 아이들은 (특히 큰애는) 나와 함께 있어서 행복할까.. 그런 고민.
30개월 된 큰아이를 종종 크게 혼을 내고는 해요. 저도 일관성이 부족한 엄마라 제 성격에 욱해서 버럭버럭하죠.
그러고나면 아이는 저를 무섭게 보고 말을 잘 듣고 저는 또 그런 엄마밖에 될 수 없단 자괴감에 괴롭고 힘빠져요.
둘째 모유 먹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분유 수유로 돌리면서 제일 먼저 찾은게 커피와 술이었어요.
커피는 아침에 한잔, 술은 아이들 다 잠든 후 저녁에 와인 한잔.
커피를 잘 못마시는 사람이다 보니 커피 한잔씩 마시면 괜히 기분이 업되어서 아이들 볼 때 좀 더 나았고,
밤에 피곤에 지쳐 잠도 잘 이루지 못할 때 가볍게 알콜 기운에 의지해 자니 푹 자게됐구요.
그런데 요 며칠은 우울한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이제 갓 백일 지난 둘째 돌보다 보니
이 끝없는 육아에 지친건지 애들 낮잠 잘 때 와인 반잔씩 더 따라마셔요.
커피나 술을 마시면 살짝 기분이 좋아져서 의지하게 되지만
이게 내성이 있는거라 점점 더 많이 점점 더 자주 찾게될거라는거.. 그게 걱정이죠.
오후엔 큰애와 또 어찌 시간을 보내줄지, 코감기 기운이 있어서 미열이 좀 나는데 아플까봐 또 걱정..
행복한 엄마 아래 행복한 아이가 자란다는데 그 점에선 우리집 큰애에게 너무 미안하고.. 노력해야겠고.
그런데 날이 갈수록 육아가 몸에 배는게 아니라 왜 이렇게 벅차지요.
아이들이 저를 보고 곱게 웃어줘도 저는 순간순간 외롭고 또 외로워요.
이 시간도 흘러갈테고 그리워질테고 후회할텐데요.
외로운 마음에 술을 마실 수는 없고.. 커피 한잔을 더 마실까요.
사실 커피나 술 말고 다른 약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운내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그런거.
다 제 할 탓인데.. 저 참 부족한 엄마고 부족한 사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