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이른 오후에, 3세 6세 애들 데리고 어디서 만날까
장소 추천 바란다고 글 올렸던 사람이에요.
한 친구는 6세, 3세 엄마, 저는 3세 아들 엄마,
나머지 친구는 결혼 3년차인데, 아직 아기가 없어요.
아기없는 친구가 다섯시 퇴근이어서 고민하다가
그 근처 키즈까페에서 보기로 했어요.
우리는 네시 반쯤 만나 애들을 놀리고 있었고요.
어딜 가도 애들의 방해 땜에 우리 셋이 수다 떨고 회포를 풀 수 있지가 않기에...
키즈까페 가면 그나마 애들 풀어놓고 우리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 나눌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물론 늘 조심스러워요.
딱히 불임 판정 받은 것도 아닌데, 임신이 잘 안되고,
친구는 그것때문에 무척 예민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애들이 하도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는 바람에 걔네들을 쫓아다니다가,
친구가 키즈까페 입구에서 전화를 각각 두 통씩 했는데, 저와 그 친구가 둘 다 못받았어요.
좀 규모가 있는 곳이었고, 입장료 내고 신발벗어서 사물함에 넣고 팔찌차고 입장해야했던 곳이라,
친구는 입구에서 우리를 못찾겠는데다가 들어오는 일이 복잡하고 소란스러웠겠죠...
그런데 계속해서 전화들은 안받고...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입구에서 직원이 "어머님, 아기 생일파티에 오신거에요?" 하고 물었대요.
제가 다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저라도 부아가 치밀고 속상했을 것 같아요...
친구는 결국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가버렸어요.
너네 거기서 놀거면 다 놀고 나중에 우리집으로 오라고..
저희는 결국 30분만에 밖으로 나와 친구집을 찾아가 사과하고...
이야기를 좀 나누다 왔는데,
친구에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조심스러워요...
아기를 떼놓고 만나고 싶어도 그럴 형편이 안되고...
만나면 아기들 뒤치닥거리하다가 이야기라 할만한 것도 못하고...
친구는 늘 괜찮다 괜찮다 했었는데, 아마 그동안 맘이 많이 따갑고 속상했을 것 같아요.
이런 경우, 앞으로도 먼저 만나자고 연락하는 것은 아무래도 민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