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들 33개월 되었어요. 이 월령대는 평균 4살이지만, 저희 아들은 생일이 빨라 아직 세살이죠..
82쿡에 글도 많이 올렸어요, 애가 우울해한다, 말이 느리다, 느려도 너무 느리다 등등...
그런데 27개월? 정도에 말이 트이더니 지금은 어찌나 쉬지않고 조잘대는지
일일이 대꾸하기가 벅찰 정도에요.
말하기 시작하니까 너무 귀엽고,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애가 노래를 절대 안부르거든요, 한 번도 음 넣어서 부르는 걸 못봤는데,
로보카 폴리를 어디서 듣고는 따라하는 거에요.
샴푸의자에 뉘어서 머리 감기는데, 눈을 꼭 감고(머리 감는걸 무서워해요ㅎㅎ)
오보카 포이(ㄹ 발음이 안돼요 ㅋㅋ) ~ 구조대~ 하는데
이뻐서 눈물 날 뻔 하고...
추석 연휴에 가까운 곳으로 놀러갔었는데, 숙소 정원에 분수가 있는 걸 보고는
분수 주변을 뱅뱅 돌면서 "꼬부라지면서~ 꼬부라지면서~ " 하고 노래를 지어 부르더라고요.
그 모습도 눈에 막 선하고...
아까는 둘이서 퍼즐 시합을 했는데,
제가 늘 져주다가 이번에는 져주지 않자 "내가 일등할건데 왜..."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꺼이꺼이 우는 거에요. 서러움에 북받쳐서...
너무 웃겨서 안볼 때 배꼽을 잡고 웃었어요.
막대블록을 가지고, 상어인형에다 대고 총이라고 빵빵 쏘다가,
다시 과자라고 쩝쩝 먹였다가, 이제 과자 다먹었으니까 칫솔이라면서
상어야 치카하자 하고 치카치카 시켜주고
연근조림을 잘라 먹다가 잘린 모습이 만화에 나오는 배처럼 보였나봐요. 배가 되었다고 뚜뚜! 배 출발합니다! 하고,
달이 높이 떠있어서 거실 바닥에 드러누워야 보이길래, 아가야 너도 누워서 달봐라 했더니,
장난감 자동차들도 다 뒤집어놓고는, 어? 엄마? 얘네들도 달 보나봐? 하고,
제가 했던 언행들로 저를 똑같이 혼내기도 하죠.
엄마 계속 안나오면 나 혼자 갈꺼다~ 네! 해야지! 하면서 말이에요.
작은 사물 한 가지 가지고 백가지 상상을 하는, 인형같은 요 또래의 아기들이 너무너무 이쁘네요.
저희 아들은 특출나게 똑똑하지도, 애교가 많지도 않은데도,
그냥 이뻐죽겠네요. 물고 빨고 난리에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는 이 시간, 한 번 적어봅니다.
적고 나니, 엄마가 아니면 딱히 귀여울 것도 없는 행동들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