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통기한은 음식에만 있는게 아닌듯

가을다람쥐 조회수 : 1,745
작성일 : 2012-10-04 19:48:59

매번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면서 통조림을 따는 모습을 불현듯 우리 형제자매들에게서 발견하던 어느날,

 점점 조용해져만 가는 제 핸드폰이 생각나더라구요.

 

핸드폰속에 수없이 저장되어있는 전화번호들.

그러다가, 하루에도 몇번씩 주고받는 안부가 눈녹듯 조금씩 형체도없이 스러져가고, 나중엔 전화받는 상대방의 반응이 시큰둥해질때, 서로 할이야기가 없어질때, 내 답답함을 토로해도 공감해주지 않는 멘트로 답해줄때, 한동안 끊어진 전화기를 들고서도 오랫동안 그대로 앉아있을때는 이미 그 친구와의 정도 유통기한이 다된것을 알수 있는것 같아요.

 

한동안 친하게 지내던 아이엄마하고 잘 지냈었는데, 거리가 멀어서 잘 만나지도 못하고, 어쩌다가 만나도, 지갑을 두고 오는 일이 허다해서 늘 식사값을 우리가 내거나 다른 사람들하고 모아서 내곤했는데, 그것마저도 우리가 자진해서 낸일이니 괜찮은거라고 넘어갔었는데도 어느날, 그 언니에게 전화하지도 않고 그 언니도 제게 전화하지 않게 되었네요.

 

사랑하는 우리가족들중 누군가가 먼저 한줌 먼지가 되어 떠나가는일이 예정되어있듯이 세상의 모든일들은 전부가 다 그렇게 유통기한이 있는가봅니다.

 

그래서 이번 우리 딸아이가 3년동안 다녔던 점핑클레이 선생님과도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실때에도 전 손수만든 유자차와 딸기잼을 드리고 돌아오던 그 마지막날, 눈물을 흘리면서도 절대 전화드리지 않았네요.

 

이제 과한 애정과 관심은 조금씩 줄여나가기.

조금씩 쿨해지는 연습해보기

이게 40이란 나이를 두해 남겨놓은 서른후반의 아줌마가, 된장독처럼 고인 인생의 한줌을 살짝 한수저 꺼내놓습니다.

IP : 110.35.xxx.23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당연하죠
    '12.10.4 7:53 PM (110.70.xxx.164)

    인간관계는 마무리가 중요한것같아요
    그리고 끝난것같은 인연은 아주 쿨하게 넘기는것이 제일좋은것같아요

    저도 요즘 인간에대해서 많은 생각하네요

  • 2. 너무
    '12.10.4 8:03 PM (121.132.xxx.139)

    너무 좋고 잔잔한 글이라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따뜻하고 정이 많으신 분인가 봅니다.
    분명 진심을 알아주는 지인들은 끝까지 곁에 남으실거예요.

  • 3. ㅁㅈㅇ
    '12.10.4 8:05 PM (180.182.xxx.127)

    스마트폰 갈아타면서 누가 내 전화번호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지 대충 파악이 되더라구요
    저는 깔끔하게 정리하는 편이고.
    이사람이 아직도 내 번호를 가지고 있구나..이사람은 내 번호를 버렸구나 뭐 이런.
    암튼 그러네요.
    살면서 정을 너무 많이 붙이면 정을 더 많이 준 쪽이 더 가슴아리고 그렇죠.
    그런 경험을 수없이 숱하게 많이 한사람들이 나중에는 좀 더 냉정하게 자신을 관리하려 들기도 해요
    덜 상처받기 위해서?

  • 4. 쓸개코
    '12.10.4 8:24 PM (122.36.xxx.111)

    원글님 글 보면서 전화번호부 목록에서 30개쯤 지웠네요.

  • 5. 원글
    '12.10.4 8:44 PM (110.35.xxx.234)

    가끔 연락두절된 전화번호도 정리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방청소도 필요하듯이 전화번호도 그렇게 정리해야 세상을 살아가는 거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328 봉주 22회 듣다가 정우택 음모에 너무 화가났네요 5 ... 2012/10/23 5,200
169327 돈잘주는 자식만 자식인가봐요.... 4 한숨만..... 2012/10/23 2,605
169326 밥 대신 맥주 한잔 하고서..음악을 들으니...^^;; 3 가을 2012/10/23 1,451
169325 드라마 속 남자들은 어찌 다들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지-_- 6 뜬금없지만ㅎ.. 2012/10/23 2,306
169324 길치..정말고치기 힘들까요? 16 eofldl.. 2012/10/23 1,883
169323 저 고무장갑 득템했어요!!!!! 5 제가 찾은... 2012/10/23 2,591
169322 짜장 집에서 만들어볼까하는데 춘장 or 짜장분말,,, 8 짜장 2012/10/23 3,757
169321 서울에 찜질방에서 야매로 점 빼주는곳 있나요? 7 84 2012/10/23 1,161
169320 안철수씨 2 ㄴㄴ 2012/10/23 934
169319 늘 근육통이 있는데는 뭘 먹어야하나요? 5 피로 2012/10/23 1,605
169318 장에 가스가 차서 배가 자주 아파요.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 2012/10/23 15,021
169317 흐물흐물한 갈비찜 만들려는데요(질문이요~) 8 질겨요 2012/10/23 1,454
169316 나꼼수 봉주 22회 버스 갑니다~~~ (펑) 2 바람이분다 2012/10/23 752
169315 pc에 있는 mp3를 스마트폰으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9 ??? 2012/10/23 5,421
169314 도와주세요 1 아이보리 2012/10/23 593
169313 눈화장 할 때요.... 3 ... 2012/10/23 1,361
169312 봉주22회 떴어요!! 거의 한달만이군요. 2 ... 2012/10/23 1,298
169311 옷 환불 이나 as 관련 아시는분( 온앤온 인조가죽자켓 수선불가.. 3 인조가죽 2012/10/23 4,777
169310 초등고학년 평상시에 국사과 과목 매일 공부시키나요? 1 2012/10/23 1,371
169309 이사하는데 형제간에 도와주는건가요? 7 가을 2012/10/23 1,912
169308 천하의 백지연조차 끈놓게 한 김성주 회장..! 진짜 어이가 없어.. 41 백지연피플인.. 2012/10/23 26,152
169307 세월이 가면 1 박인희 2012/10/23 1,767
169306 붙박이장에서 곰팡이 냄새가.. 1 ..... 2012/10/23 2,772
169305 여기엔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하네요 제가 아는데는 쓸만한물건이 많.. 속상해 2012/10/23 909
169304 아기가 잘 먹는데도 모유수유 중 살 안 빠지신 분 계세요? 4 왜? 2012/10/23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