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파트 놀이터에 애 데리고 나갔어요.
저희 애는 4살이고 놀이터에 저희 아이보다 한 두살 어리거나
많은 고만 고만한 아이들이 엄마들과 나와서 놀고 있더군요.
대단지 놀이터도 아니고 규모가 작은 아파트라 놀이터도 오밀 조밀 작아요.
그런데 서른은 됐음직한 남자 두명이 한쪽에서 글러브 끼고 야구공 던지고 있는 거예요.
먼거리도 아닌데 제대로 받지도 못하면서 강속구니 너무 세게 던지는 거 아니냐 하며 자기들 끼리 낄낄거리며
던지길래 좀 지켜보다가 살짝 가서 웃으면서 말을 건냈어요.
"저기, 여기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인데 야구하기에는 아이들 다칠 수 도 있으니
저 앞길 건너 학교 운동장에서 하시면 어떠세요?" (정말 5분 거리도 안되요.)
그랬더니 남자 왈
" 네. 그래서 조심히 하고 있어요. 아이들 안다치게 저희가 피해서 하고 있어요.
저희는 거기 갈 시간이 없어요. 여기서 잠깐 공 던지다 갈거예요.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 방금 전에도 공 놓치시던데 애들 안다치게 조심한다는게 어떻게 장담이 되겠어요."
" 네. 장담할 수 있게 조심히 던지고 있어요. 저희는 시간이 없어서 여기서 하다 갈거예요."
저 더 이상 말 안했어요.
속에서는 '그래 말이 먹힐 인간이면 아이들 놀이터 뺏어서 지들 놀자고 서른은 넘어 보이는 것들이
좋다고 공 던지겠냐' 싶더군요.
그래서 제 아이가 미끄럼 타기 위해 그 옆으로 갈때마다 저는 좀 더 야구하는 그들과 가까이 가서 서 있었어요.
(어른 걸음 두보 정도 거리)
차라리 제가 맞고 고소하는게 덜 억울하지 어린 아이가 맞아 다쳐서
고소하면 뭐하냐 싶더라구요.
중간에 다른 아이들도 그쪽으로 가면 엄마들이 따라가서 데리고 오고
그 남자들도 멈추고... 다시 좋다고 둘이 의논해 가면서 던지고 반복 하더니
지들도 나중에는 흥이 깨지는지 가더군요.
(나중에 집에 가는데 아파트 차 진입로에서 열심히 하고 있더라구요.
저라면 그정도 시간 야구할거면 5분 거리도 안되는 길 건너 학교 운동장 갔어요.)
나만 즐거우면 아이들이 위험해도 상관없다라는 그 남자들의 이기심이 너무 얄미웠고
제가 말할때 같이 한마디라도 거들지 않는 엄마들도 이해가 좀 안됐어요.
괜히 지금까지 기분이 너무 나쁘네요.
이럴때 전 제 아이가 없었다 해도 말하는게 옳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통하지 않는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답답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답답하네요.